방송사 출구조사 왜 자꾸 틀리나

초접전 지역 보수표 결집…'박빙' 예측 빗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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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3사가 약 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19대 총선 출구조사가 또다시 빗나갔다.
KBS·MBC·SBS는 11일 오후 6시 투표 마감 직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제1당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KBS는 이날 새누리당이 131~147석, 민주당은 131~146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SBS는 새누리당 126~151석, 민주당 128~150석으로 예상했다. MBC도 예상 의석을 새누리당 130~153석, 민주당 128~148석으로 잡았다.

그러나 결과는 새누리당 152석, 민주당 127석으로 박빙으로 예측한 예상치와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방송사 3사는 총선 사상 처음으로 전국 246개 지역구를 모두 조사했음에도 예측이 빗나간 데 대해 적잖이 아쉬워하고 있다.

방송 3사는 약 70억원을 투입해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센터, TNS 등 3개 조사기관과 함께 11일 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2484개 투표소에서 약 70만명 투표자를 상대로 조사했다. 투입조사원은 1만3000여 명, 조사 감독관도 500여 명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전문가들은 총선 출구조사가 조사 표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에서 지역구별 당선자를 예측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대선 또는 광역지자체선거에 비해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다섯 번째를 맞이하는 방송사의 총선 당선 예측은 그동안에도 번번이 빗나갔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39곳이나 틀렸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원내 1당을 실제 1당이 된 당시 한나라당이 아니라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으로 잘못 예측했다. 17, 18대 총선 역시 빗나가자 2010년에는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만들어 출구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예측이 틀린 곳은 모두 17곳 지역구. 이 가운데서도 16곳이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통계학적으로 2000표 이내로 표차가 집계될 경우 이는 틀릴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뜻밖의 야권 견제 심리가 작용하면서 초접전 지역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으로 표가 쏠린 것도 예측을 벗어나게 한 주요한 원인이었다.

한국방송협회 손계성 정책실장은 “이번 선거에는 보수표가 결집했고, 초접전 지역이 많아지면서 숨어 있는 표심을 잡아내는 게 어려웠다”며 “부재자 투표, 20대 투표율, 조사시간에서 빠지는 오후 5~6시 표심향방 등의 데이터를 이용해 좀 더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현 정부 들어 야당 편향적 투표성향이 이번 총선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예측해 틀렸다”며 “앞으로는 (여야) 편향을 좀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접전지역의 표본을 늘려 오차 범위를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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