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시청률 1%' 돌파 승패 분기점

2012 미디어계 초점 (1)종편 전망

  • 페이스북
  • 트위치


   
 
   
 
대작 드라마·총선보도 ‘대박’ 기대
콘텐츠 경쟁력 ‘한계’ 비관적 전망도


2012년은 미디어환경 급변이 현재진행형이 될 전망이다. 총·대선 등 미디어계가 총력을 기울일 이슈도 집중돼 있다. 이에 본보는 올해 미디어계의 초점이 될 4가지 분야를 선정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봄 개편 후 평균시청률 1% 돌파에 종편의 사활이 걸렸다.” 한 종합편성채널 관계자는 2012년 계획을 묻자 이 말부터 꺼냈다. 일단 1%를 넘어야 3%, 5%도 노릴 수 있고, 광고도 보이고, 투자도 가능하니 종편으로선 당장의 목표로 이보다 더 절실한 게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성적표를 살펴보면 1%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 가구시청률을 보면 지난해 12월 개국 후 이달 15일까지 한 달 반 동안의 종편 평균시청률이 JTBC 0.459%, 채널A 0.351%, MBN 0.347%, TV조선 0.309%에 불과했다. 1%가 아니라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4사를 통틀어 1일 평균시청률이 1%를 돌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더 나쁜 건 시청률 추이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보다 올 1월의 평균시청률이 4사 모두 떨어졌다. 4사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JTBC는 개국 이후 주간 평균시청률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떨어져 이달에는 채널A, MBN과 별 차이가 없어졌다.

평균시청률이 낮아도 대박 터진 프로그램이 있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SBS에서 드라마 ‘모래시계’가 했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사가 그동안 내보낸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 1회 최고시청률은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가 12월 27일 기록한 2.186%였다. ‘빠담빠담’의 평균시청률은 높게 잡아도 1%를 넘지 못하고 다른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다.

종편이 아직 채널인지도가 낮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황금채널 배정과 의무재전송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케이블채널의 대박 드라마 평균시청률은 보통 3.0%가 넘는다.

한 케이블채널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그래도 시청률이 1% 정도는 나올 것으로 봤는데 3분의 1밖에 안 나와 오히려 놀랐다”며 “4사의 채널 경쟁력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치고 종편이 기대하는 대로 봄 개편에서는 시청률을 개선할 수 있을까. 종편 내부에서는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 인지도 상승, 편성 실험, 마케팅 강화 등으로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시청률과 직결되는 콘텐츠 측면에서 지상파나 케이블채널에 역부족이라는 점 때문이다.

종편이 따라잡아야 할 대상인 CJ E&M은 올해 콘텐츠 제작과 시설에 8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지상파들도 공세적인 제작투자로 초장에 종편을 잡는다는 기조다. 재정적으로나 제작경험 측면에서 취약한 종편이 이들보다 뛰어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한반도’나 ‘인간 박정희’ 같은 드라마와 신문의 논조를 답습하는 보도로는 주 수용자인 젊은층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과감하게 이 틀을 깨지 못하면 종편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시청률이 받쳐주지 않는 가운데 종편에 광고시장도 만만치 않다. 개국과 함께 입도선매한 광고물량이 떨어진 후에는 기업들은 철저히 시청률에 기반한 광고단가를 책정할 태세다. 삼성에서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은 1월 말까지 종편의 광고단가를 산정해 광고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한 언론에 보도된 지상파 대비 25%도 높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광고단가를 산정하는 데 종편도 예외 없이 시청률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3월 선보이는 대작 드라마가 시청률을 견인하고 4월 총선과 관련 보도·시사 프로그램에서 강점을 발휘하면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지상파 출신의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JTBC의 경우 프라임 시간대 시청률이 유료방송 가운데 가장 높은데 이것은 종편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킬러 콘텐츠가 빨리 나와 채널 인지도만 높인다면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고 순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