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언론 국내에서도 성공할까

일간지 경력 15년 이상 현직기자 참여 '팩트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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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영리언론 ‘팩트올’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미국의 비영리언론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지난해 온라인매체로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뉴올리언스의 한 병원에서 소생 가망성이 낮은 환자들을 안락사 시킨 사실을 2년간의 취재로 밝혀냈다. 물론 비영리이기 때문에 광고는 없고, 기부로 운영된다.

이데올로기적인 편향성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언론 ‘팩트체크’(www.factcheck.org)의 명성 역시 대단하다. 2004년 미 대선 당시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 진영이 모두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기 위해 팩트체크를 인용했을 정도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비영리언론이 창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팩트올’(Factoll)이 그 주인공이다. 주요 일간지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현직 기자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는 팩트올은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소식, 올바른 분석을 위해서는 ‘사실인 것’과 ‘사실이 아닌 것’을 엄격하게 구별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차장급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 첫 선을 보인 팩트올은 일간지의 주요기사를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중동이 외면한 이국철 진술’에서부터 ‘조선일보가 왜 MB증여세 축소의혹을 크게 썼을까?’ ‘외신이 혹평한 삼성·LG 드럼세탁기… 동아일보는 왜 보도를 안했을까?’ ‘경제지는 고개 돌린 SK 최태원 회장 횡령 의혹’ 등 일간지의 정치·경제면 분석을 주로 분석했다.

이 밖에도 ‘지루하지만 볼만한 기사’에는 FTA의 쟁점으로 떠오른 ISD(투자자 국가 소송제도)를 풀이해놓거나 ‘가볍지만 재밌는 기사’에서는 최근 MBC ‘일밤-나는 가수다’에서 가창력 논란에 휘말린 가수 적우의 7년 전 스포츠조선 연재기사를 되짚어 보는 등 다양한 형태의 기사를 내놓고 있다.

팩트올에 참가하고 있는 한 기자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우리 언론계에서는 동일한 팩트를 놓고도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팩트 자체를 서로 다르게 기술하는 경우까지 있다”며 “객관적이고 정확한 팩트를 전달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팩트올에 대한 기자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중앙일간지의 한 간부는 “새로운 시도라서 좋은 것 같다. 익명으로 보호해줘야 할 것 같다”고 평가한 반면, 다른 일간지 간부는 “일간지 뉴스 클리핑을 해놓은 수준 밖에 되지 않아 내용이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팩트올’과 같은 비영리 언론의 국내 성장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10월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비영리 언론모델의 한국적 적용가능성에 대한 탐색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김영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국과 달리 자발적 후원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영리 언론사의 재정적 토대는 무척이나 취약한 상황”이라면서 “프레스펀드와 같은 공적자금을 조성해 비영리 언론사의 종자돈으로 투입하거나 현재 실직 상태에 있는 전문직 언론인을 대상으로 비영리 언론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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