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SNS 때리기' 나서

'괴담' 진앙지로 몰아…"보수도 SNS 배워야"

  • 페이스북
  • 트위치

   
 
  ▲ 지난 10월24일부터 11월20일까지 FTA가 언급된 전체 트윗 가운데 부정적인 의견이 68.2%로 긍정적인 의견 21.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사진=소셜메트릭스)  
 
보수언론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괴담’ 진앙지로 몰고 나섰다. 최근 조선, 중앙, 동아는 ‘SNS 괴담’의 사례를 소개하며 SNS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7일자 사설에서 “인터넷·트위터 여론이 자기편이 아닌 상대방에겐 서로 인격훼손의 저질 공격을 퍼붓는 식이라면 인터넷·트위터는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저주의 무기가 될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11일자 사설에서도 “좌파 시민단체와 일부 정당 내 반FTA 근본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세력 근거지로 믿는 20~40대 세대가 FTA에 대한 괴담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며 그에 영합하는 후속 괴담을 계속 생산해내고 있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14일자 사설에서 FTA 반대여론이 트위터에서 높은 점을 들어 “SNS를 이용한 사이버 협박이 늘고 있다”며 “특히 절충안에 서명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협박과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12일자 사설에서 “SNS를 이용한 협박이 인민재판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SNS 테러나 공권력 무력화 기도는 내 편 네 편을 떠나 우리 사회가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SNS에서는 FTA 반대여론이 높다. 소셜미디어분석업체인 ‘소셜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0일까지 한·미 FTA와 관련한 전체 트위터의 69만5090건 가운데 부정적인 의견은 68.2%(47만4114건), 긍정적인 의견은 21.6%(15만265건), 중립적인 의견은 0.09%(6만4582건)로 집계됐다. 보수보다는 진보 세력이 트위터에 3배 이상 많은 셈이다.

장기적출, 유명 연예인들의 사망설 등 허위사실이 퍼지는 SNS의 단점 역시 보수언론의 주된 공격대상이다.

조선은 21일자 신문에서 ‘장기적출 괴담’의 유포자를 잡기 위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을 보도했다. 지난 19일 전남 순천경찰서는 “SNS에 ‘인신 매매단이 여고생 세 명을 잡아가 한 명이 죽고 두 명이 실종됐다’는 괴담을 퍼뜨린 누리꾼을 찾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16일 트위터를 통해 확산된 “강호동, 자택에서 숨 쉰 채 발견”에 대해서도 SNS의 짓궂은 장난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앙일간지 한 편집국장은 “SNS는 애들 낙서판과 같다. 거짓도 있고 진실도 있다. 이용자들은 이를 독해해서 버리거나 수용하면 된다. 하지만 SNS는 사실이 더 많다”며 “세상의 여러 가지 이야기가 SNS에도 마찬가지로 뒤섞여 있는 것을 두고 ‘인간이 왜 이러냐’고 처벌 운운하며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수언론을 비판했다.

이처럼 SNS비판에 열을 올리면서도 보수세력이 SNS를 배워야 한다는 데는 언론들의 이견이 없다. 조선일보 이지훈 경제부장은 21일 칼럼에서 “트위터니, 페이스북이니 하는 SNS세상에서 우파는 이미 패자가 됐다”며 “더 잃을 게 없다면 세게 나가야 한다. 보수가 마케팅을 배우면 내년 선거가 훨씬 재미있어질 것”이라며 SNS 대응전략을 주문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이중근 논설위원도 22일 칼럼에서 “한나라당이 미래세대를 두려워하는 정당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SNS에 대한 족쇄를 풀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며 “머지않은 미래의 어느 날 아침 박근혜 전 대표의 트위터에서 이 소식을 접하는 순간 SNS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