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백선엽 특집 후폭풍'

새노조 "경영진 사과해야"…사측 "미화 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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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영방송이, 유태인이면서 SS(나치 친위대)로 활약하다가 이스라엘 건국 후 중동전쟁에서 활약한 ‘전쟁영웅’을 다큐멘터리로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프로그램의 초점은 ‘중동전쟁 영웅’이니까 같은 민족(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내고 총칼로 쑤시고 죽이던 SS 출신이라도 그런 인물이 선정되는 것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정확한 과거 경력을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KBS 시청자 게시판에 한 시청자가 24~25일 방영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특집 다큐멘터리 ‘전쟁과 영웅’에 대해 올린 글이다.

논란을 무릅쓰고 ‘백선엽 특집’을 방송한 KBS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KBS 내부는 물론 관련 시민단체,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7일 성명을 내 친일 미화 논란을 부른 ‘백선엽 다큐’ 방송에 대한 사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KBS본부는 성명에서 “친일파 ‘백선엽 다큐’에 대한 후폭풍이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거세 ‘친일방송’, ‘부역방송’, ‘공영방송을 포기한 작태’라는 등의 시청자들의 분노는 지금도 시청자 게시판에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방송 내용은 1부와 2부에 걸쳐 ‘6·25 전쟁은 백선엽의 전쟁’으로 묘사됐고 국군은 ‘백선엽의 국군’, 1사단은 ‘백선엽의 1사단’으로 묘사됐다”며 “2부작 1백분에 걸쳐 이처럼 철저하게 백선엽 개인에 대한 미화가 계속됐지만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았던 친일 군인으로서의 백선엽, ‘상해임시정부가 선전포고한 적국의 장교’로서의 백선엽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온전히 사측에 있다”며 “김인규 사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이들 단체와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고 친일 미화 다큐에 이은 독재 찬양 다큐인 ‘이승만 5부작’의 편성과 제작을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4월혁명동지회 등으로 구성된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대위’도 이날 “방송통신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8월 15일 방송 예정인 이승만 5부작 다큐도 독재자에 대한 일방적 미화가 우려돼 방송을 중지해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S는 보도자료를 내 “6·25 전쟁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2부작 ‘전쟁과 군인’ 제작진은 자료 조사과정에서 한림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6·25전쟁 당시 미공개 영상자료 3천분가량을 발견했다”며 “이 가운데 백선엽 씨의 영상이 포함돼 있어 프로그램의 주요 테마로 나오게 됐을 뿐 처음부터 그를 미화할 의도로 만들어졌다는 일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장우성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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