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파업에 KBS 사측 망연자실

업무복귀 명령속 사흘째 파업 대오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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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 KBS 신관 계단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KBS 노래패 ‘박대기와 발바닥들’이 선보인 율동을 따라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KBS 사측이 파업 5일째인 7일, 조합원들에게 업무복귀 명령을 내린 가운데 새 노조는 집회를 갖고 총파업 열기를 이어나갔다.

이날 여의도 KBS 신관 계단은 400여명의 조합원들로 가득했다. 노조 관계자는 “400여명 이상 꾸준히 모이는 집회는 그동안 보지 못했다”며 “조합원들이 파업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팔을 쭉쭉 뻗으며 구호를 외쳤고,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따라하며 집회 내내 즐거워했다. 방송작가들은 떡, 격려 편지와 함께 ‘KBS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영진의 귀를 파달라는 뜻’으로 귀 후비개를 보내와 눈길을 끌었다.

엄경철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의 강고한 대오에 놀란 경영진이 주말 파업 대책회의를 갖고 업무복귀명령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며 “집단 지성과 집단 행동의 힘으로 단단한 벽을 뚫자”고 말했다.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나영석 PD는 “여기까지 왔으니 끝이 어딘지 가고 싶다”고 했고, 산악인 오은선 씨의 안나푸르나 정상 등정에 동행했던 정하영 촬영감독은 “히말라야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눈사태다. 회사에서 내리는 눈사태, 융단 폭격에 맞서 끝까지 투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파업 골든벨’에서 1등을 차지한 박성재 PD가 부상으로 아이패드를 받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PD저널 제공>  
 
‘김인규가 남느냐, 내가 남느냐’를 가리는 ‘파업 골든벨’은 이날 집회의 하이라이트였다. 골든벨 담당 PD들이 진행한 ‘파업 골든벨’은 더위에 지친 조합원들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골든벨 문제는 ‘눈사람’ 기자로 유명한 박대기 기자의 입사 당시의 나이에서부터 PD협회장을 지낸 양승동 PD가 대학 때 축구 선수로 활동했는지 여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스코어를 묻는 문제까지 다양했다. 결국 맨 마지막까지 남은 박성재 PD가 1등 상품인 ‘아이패드’를 차지했다.

새 노조는 지난달 28일 시작된 파업 기금 모금이 5일 만에 5천만원을 넘어서는 등 모금 열기가 뜨겁다고 밝혔다. 또 파업 후원 계좌로 비조합원과 익명의 모금액이 답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사측은 이날 업무 복귀 명령과 함께 ‘누가 진정 KBS를 죽이려 하는가?’ 사보 특보를 내고 새 노조 파업을 비난했다.

사측은 “30년 숙원인 수신료 현실화 작업이 구체화되는 시기에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조합원들이 일터를 팽개치고 떠났다”며 “방송을 볼모로 파업을 이어가는 것은 회사에 대한 자해 행위이고 그 결과는 사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법에 따라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하고 △관련 규정에 따른 징계조치하며 △참가현황을 인사자료로 기록해 향후 인사관리 참고자료를 활용하고 △불법파업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등을 묻겠다고 밝혔다.


   
 
  ▲ 5일 KBS 사측은 파업 중인 새 노조 조합원들에게 “더 이상의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즉시 업무에 복귀할 것을 지시한다”며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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