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은 스펙용? 김재철의 이상한 행보
2007년 말 사천에 전입신고…"선거 때마다 조직 가동"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2010.04.14 14: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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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철 MBC 사장의 고향인 경남 사천에 내걸린 김 사장 취임 축하 현수막. 지난 2월26일 MBC 사장에 선임된 직후, 사천시내 곳곳에 일제히 내걸린 이 현수막은 김 사장의 국회의원 출마설과 맞물려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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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6일 당시 김재철 청주MBC 사장이 MBC 사장에 선임된 직후 김 사장의 고향인 경남 사천시내 곳곳에 김 사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시민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김재철 MBC 문화방송 사장 취임’이라고 적힌 현수막의 출처는 산악회, 초등학교 동창회 등이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축하 현수막이 사장에 선임된 당일, 시내 여러 곳에 한꺼번에 게시된 것에 적잖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며 “자연스럽게 현수막이 게시된 것보다는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 현수막은 그가 MBC 사장으로 선임되기 며칠 전에 제작이 끝난 상태였다. 사천에서 현수막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현수막을 의뢰받아 제작을 끝내 놓고 사장에 선임되기를 기다렸다”며 “삼천포 농협 앞 등 시내 17곳에 부착하기 위해 읍·면사무소로부터 허가도 받았다”고 말했다.
MBC에서는 최근 ‘5도(都)2촌(村)’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5일은 서울에서 보내고 2일은 고향에서 보낸다’는 의미로 김 사장의 남다른 사천 행을 비꼬는 말이다.
그는 울산MBC 사장 시절 거의 매달 사천을 방문할 정도로 고향을 각별히 챙겼다. 경남지역 일간지 사천주재 한 기자는 “울산에서 사천까지 오는데 2시간30분이 넘게 걸린다. 웬만한 정성이 아니면 매달 고향에 내려오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MBC 사장 시절 자신의 관용차를 몰던 직원을 수행비서로 채용했다. 일각에서는 청주MBC 사장 때부터 해왔던 모종의 대외활동을 서울에서도 지속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인감증명을 떼기 위해 사천을 방문했다. 인감증명서를 사천에 가서 발급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소지가 사천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취재원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07년 10월 경상남도 사천시 용현면 한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는 9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인근에 사천·삼천포 통합 신청사가 위치하는 등 사천의 중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사장의 정치적 행보는 ‘MBC 파업’이라는 돌발 변수로 한동안 중단된 듯하다. MBC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10일 사천에 내려가 최근 문을 연 초등학교 동창회 사무실에 갈 예정이었으나 파업을 의식해서인지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 현지에서는 김 사장이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꾸준히 얼굴을 내밀고,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나 조기축구회 등에 참석하면서 지역구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현직인 사천은 이방호 전 의원이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나라당 경남지사 후보를 놓고 경합을 벌이면서 여당 후보가 무주공산인 상태다.
6·2지방선거에 출마한 전직 지역신문 기자는 “김 사장이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와서 조직을 가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조건을 감안할 때 김 사장이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BC 한 중견기자는 “김 사장은 정치부기자 시절부터 정계진출에 뜻을 뒀다”며 “김 사장에게 MBC 사장은 정치권으로 가기 위한 이력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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