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둥 목격·기뢰 미회수 등 보도
전문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 있다”천안함의 확실한 침몰 원인은 인양 후 정밀 조사가 끝나야 밝혀질 전망이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는 어뢰와 기뢰 폭발에 의한 외부충격설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그동안 제기됐던 암초 좌초설, 피로파괴설, 내부폭발설 등은 반론을 뒤집을 만한 추가 사실이 밝혀지지 않아 설득력이 줄어들고 있다.
어뢰·기뢰 폭발설은 한겨레가 9일자에 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천안함이 역 브이(V) 자로 꺾여 솟구친 장면을 목격한 해병대 초병이 있다”고 단독 보도하면서 가속도를 내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사고 당시 물기둥을 목격한 초병이 있다고 언급해 신빙성을 높였다. 물기둥이나 역 브이 자 현상은 ‘버블제트’가 일어났다는 증거라고 알려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의 음파 탐지 결과도 외부 충격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컷뉴스가 10일 첫 보도한 한국지질자원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발생한 음파가 2백20Km 떨어진 철원관측소에서도 관측됐다. 이 음파는 1.1초 간격으로 두 차례 발생해 “두 번의 폭음이 있었다”는 천안함 생존자들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연구원은 “기뢰 또는 어뢰가 수면 아래 10m 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가정하고 공중 음파 신호로부터 계산한 폭발력은 약 2백60㎏의 TNT 폭발에 상응한다”고 분석했다.
기뢰 폭발 가능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겨레21이 12일자 806호에 우리 해군이 1970년대 중반 백령도 근해에 설치한 기뢰를 10%도 회수하지 못했으며 이것이 침몰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12일 예인 도중 함미 부분이 수면 위로 잠시 드러나면서 내부 폭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몇 가지 단서도 포착됐다. 조선일보는 76㎜ 함포가 온전한 것을 볼 때 선내 탄약고나 자체 어뢰·폭뢰 폭발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연돌이 사라진 것이 내부폭발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연돌 바로 밑에 위치한 가스터빈은 사고 당시 정지 상태였다. 천안함은 디젤엔진으로 6.3노트 속도로 항해하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갑판 쪽의 파손 흔적은 오히려 강력한 외부 충격이 있었다는 증거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추측이 ‘딱’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버블제트가 일어났다면 어뢰나 기뢰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어뢰라면 북한의 잠수함의 공격일 확률이 높은데 기동성이 좋은 반잠수정은 물살이 센 사고 해역에서는 활동이 불가능하다. 남는 것은 3백 톤인 상어급 잠수함이나 역시 수심이 얕고 통발이 많은 백령도 근해에서 움직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역 브이 자 굴절과 물기둥 현상 목격 주장도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확실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있다.
기뢰의 경우도 반론이 나온다. 해군이 설치한 기뢰는 이미 노후돼 강한 전기 충격을 가하기 전에는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군이 일부 제거했던 기뢰도 지상으로 옮겨 전기 충격을 가해 처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어뢰나 기뢰가 폭발했다면 물기둥이 1백m가량 솟구치고 폭발음이 엄청났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라면 백령도 근무 초병은 물론 주민들도 모두 인지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천안함 사고를 취재하고 있는 한 기자는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지워보면 어뢰·기뢰 쪽으로 좀더 무게가 실리나 모두 완벽하지 않다”며 “선체 인양 후 정밀 조사 및 파편과 잔해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뭐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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