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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사랑한 기자, 희망을 쓰다”
박승일씨 루게릭 투병기 펴낸 중앙일보 이규연 기자
2010년 02월 03일 (수) 14:53:56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한국언론 탐사보도의 산파, 한국기자상 두 차례 수상. 이규연 중앙일보 기자(방송본부 보도부문 담당)에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러나 데스크의 위치에 오른 뒤 ‘이규연’이란 이름을 지면에서 만나기는 어려워졌다. 그 특유의 치밀하면서도 사람 냄새 나는 기사에 많은 이들이 갈증을 느낄 무렵 반가운 책이 한권 나왔다. ‘눈으로 희망을 쓰다’. ‘루게릭과 맞서 싸운 기적의 거인 박승일의 희망일기’라는 부제가 달렸다. 이 책은 이규연 기자가 2005년 ‘루게릭, 눈으로 쓰다’ 시리즈로 인연을 맺은 전 농구선수 박승일씨의 처절한 삶의 투쟁을 담은 보고서다. 정확히 말하자면 2백30쪽에 달하는 탐사보도의 노작(勞作)이다.

루게릭병으로 전신 근육이 마비된 박승일씨는 안구 마우스라는 특수장비를 통해 세상과 대화해왔다. 쉽게 말해 물리적인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조건에 처한 사람이다. 정상적인 소통을 해도 취재가 쉽지 않은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었을까.

“박승일씨에게 안구 마우스는 일종의 미디어였습니다. 그를 취재하면서 우리 언론은 이 안구마우스처럼 미디어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박씨가 안구 마우스와 수시간 동안 씨름하며 보낸 이메일이 유일한 가교였다. 띄어쓰기도 할 수 없고 맞춤법도 욕심낼 수 없는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텍스트뿐이었다. 그러나 행간에 배인 눈물은 수천 쪽의 기밀 문서보다도 더 진실했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그 소리없는 외침은 일반 취재 때보다도 수백 배의 노력을 기울이게 했다.

기자와 돈과 권력을 가진 취재원의 관계는 오래 간다. 소외된 사람들은 한번 취재를 하면 곧 잊어버리기 쉽다. 그러나 이규연 기자와 박승일씨는 달랐다. 그 누구도 끊을 수 없는 단단한 끈이 두 사람을 이어주고 있다.

“박승일씨 덕분에 삶의 행복을 배웠습니다. 가족의 의미를 새삼 느끼면서 저희 가족도 더욱 화목해졌고요. 기사로 누군가를 화끈하게 구속시키는 것보다 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게 더 큰 보람으로 남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애초 박승일씨 모친에게 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이 기자는 망설였다고 한다. 코를 베어가도 모르게 바쁜 현직 사회부장의 위치에서 책을 쓴다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 달 보름 동안 하루 두세 시간밖에 눈을 붙이지 못하며 그와의 우정을 지켰다.

‘눈으로 희망을 쓰다’가 출간된 이후 반가운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은 가수 션 씨가 현금 1억원을 ‘루게릭병 환자 요양소’ 건립에 써달라고 기탁했다. 래퍼 타이거JK는 션 씨와 함께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박승일 돕기 공동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가 머뭇거리는 사이 사람들이 십시일반 사랑을 모으고 있다. 혼탁한 이 세상에도 희망은 여전히 숨쉬고 있었던 것이다.

이규연 기자는 제2, 제3의 박승일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저도 그리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습니다.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은 제가 신문기자가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난곡 시리즈’로 수많은 후배 기자들을 감동시켰던 그의 오늘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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