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물밑싸움 치열

최시중 '다민영' 시사…방송·신문 득실계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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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독자 미디어렙 설립 추진…지역MBC 반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미디어렙 개편구도로 ‘1공영 다민영’을 시사하고 MBC가 독자미디어렙 설립 방침을 밝히면서 미디어렙 논의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방통위와 정치권은 국감이 끝난 뒤 미디어렙 법안 제정에 착수할 방침이지만 당사자인 방송은 물론이고 종편 채널 진출을 노리는 신문의 이해관계가 각각 다른 데다 방송의 경우 중앙과 지역으로 나뉘는 등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에 대한 국감에서 “‘1공영 1민영’은 (자율경쟁 도입을 결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답해 완전경쟁체제를 뜻하는 1공영 다민영 도입을 시사했다.

최 위원장은 또 “의원들이 제안한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 방통위 입장을 낼 것”이라며 의원 입법안을 중심으로 새 미디어렙 법안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미디어렙 관련 법안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안과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안. 민주당은 11월쯤 관련 법안을 낸다는 방침이다.

한선교 의원의 법안은 KBS와 EBS의 방송광고판매대행을 위해 한국방송광고대행공사를 설립토록 하고 있다. 또 지상파 방송이 판매 대행사의 지분을 최대 51%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 사실상 방송사의 직접 영업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방통위는 한선교 의원 법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문방위 소속 의원 상당수가 한 의원 법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원안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한선교 의원 안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고, 나경원 의원은 “‘1사 1렙’이 되면 방송국 하나가 한 개의 방송광고판매사를 두는 것으로 사실상 ‘영업국’을 두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MBC가 독자 미디어렙 설립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MBC가 지난 7일 방문진 이사회에 밝힌 MBC 미디어렙안은 MBC 지분이 51% 이상인 ‘MBC 미디어렙’을 만들겠다는 구상. MBC 광고국 관계자는 “방송 광고매출이 연 1천억원씩 빠져나간다. 빠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며 “공영미디어렙을 선택할 경우 경쟁사인 SBS에 밀릴 수밖에 없어 독자 렙 설립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본사 방침에 지역MBC는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19개 지역MBC 지부는 지난 8일 성명에서 “미디어렙과 관련해 본사 경영진이 보여준 행태는 ‘지역MBC를 희생양으로 삼아 서울MBC를 유지한다’는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시나리오를 현실화하겠다는 충성보고서”라며 “새로운 미디어렙 체제에서도 현재 광고배분 비율(광고총액기준 ‘서울:지역+취약매체=60:40’)은 담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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