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트위터 세상으로 뛰어들다

소통·취재 이용…목적 노골화땐 네트워크 지속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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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Twitter)가 또 하나의 미디어로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 블로그(Micro blog)’라고 불리는 낯선 세상이 온라인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 기자들은 트위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취재원을 관리하고 정보를 취득함은 물론 독자(시청자)들과의 새로운 소통창구로 이용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확대되고 있는 기자들의 트위터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트위터 세상에서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기자는 단연 MBC 김주하 앵커(@kimjuha)다. 그는 지난 7월16일 트위터의 문을 열었다. 그의 트위터는 한 달 여 만에 6천5백여 명의 누리꾼이 팔로윙(Following-온라인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등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는 박중훈씨 등 유명 배우나 작가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치다.

파워 블로거로 알려져 있는 시사IN 고재열 기자의 트위터(@dogsul)도 인기 트위터 중 하나. 지난 4일 시작한 그의 트위터는 10일 만에 9백여 명의 누리꾼들이 팔로윙을 했다.

이외에도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기자(@ohyeonho), CBS 민경중 편집국장(@nocutceo), 한국경제 최진순 기자(@choijinsoon),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pariscom),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kimjoowan), 한겨레 허재현 기자(@welovehani) 등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자 트위터들이다.

SBS·YTN 노조도 트위터 개설
기자 개인이 아닌 언론사나 노조가 트위터를 개설한 경우도 있다. SBS는 SBS취재파일이라는 이름으로 트위터(@sbsnewsreporter)를 만들었다. YTN노동조합(@ytnmania)도 노조 활동을 알리는 차원에서 트위터를 개설했다.

이들의 트위터 활용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김주하 앵커는 시청자와의 직접적 소통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서 MBC의 뉴스 포맷 변경이나 진행방식 변화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아이 찾기 운동’이나 ‘릴레이 칭찬’, ‘퀴즈’ 등으로 팔로워(정기구독자)들과의 소통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미디어법 반대 온라인 서명을 하는 등 개인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는 상태다.

시사IN 고재열 기자는 취재에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그는 트위터와 관련한 기획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자신의 트위터를 활용했다. ‘트위터와 다른 단문 블로그(SK텔레콤 토씨, NHN 미투데이 등)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은?’‘나만의 트위터 활용 노하우’ 등의 질문을 무작위로 던져 보내온 답변을 기사에 반영했다.

트위터를 이용해 단독보도를 한 예도 있다.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는 ‘DDoS 공격’을 트위터를 이용해 가장 먼저 보도했다. 트위터가 IT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가입한 점에 착안, 손쉽게 ‘팩트’ 확인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홍보·취재에 적극 활용

소통과 정보 수집 등의 이용 외에 홍보에 적극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CBS 민경중 국장은 CBS의 단독 보도를 트위터에 단문 형태로 먼저 올리거나 조회 수가 높은 기사를 함께 연동시켜 기사의 노출 빈도를 높이고 있다. 일반 독자들은 시간이 걸려 알 수 있는 정보를 먼저 올려줌으로써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나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 SBS취재파일도 일반 독자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블로그 기사나 홈페이지 기사를 연동시키고, 개인적인 의견을 첨가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트위터를 사용한다. YTN 노조가 만든 트위터는 최근 YTN 내부의 소식과 노조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CBS 민경중 국장은 “블로그는 장문으로 올려야 하고 관리도 어려운 데 반해 트위터의 단문(영:1백40자, 한:70자) 서비스는 짧고도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급한 사안이 발생했는데 취재원을 찾지 못한 때에도 트위터를 활용한다. 게이트키핑(Gate keeping) 탓으로 수정, 출고되지 못한 기사나 취재 뒷이야기를 유통시키는 창구로도 이용된다.

명함에 트위터 주소를 새기기도
이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명함에 트위터 주소를 새겨 넣는가 하면, 한국 트위터들의 직업을 분류한 사이트(selfintro.xguru.net) 등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일종의 온라인 명함인 셈이다. 시간이 넉넉지 않은 기자들의 경우 온라인이 되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트위터를 관리하기도 한다. 평소 접근이 어려운 기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기자 트위터들의 팔로윙 수치는 높은 편이다.

이처럼 다양한 이점이 있지만 기자 트위터들은 취재나 홍보의 목적을 너무 노골화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트위터의 기본 속성이 ‘네트워크’에 있는 만큼, 의견을 주고받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지속적으로 관계를 넓혀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시사IN 고재열 기자는 “취재원을 찾는 등 일부 긴급 구제의 기능 면에서 활용가치가 높지만 취재나 홍보를 노골화하면 네트워크가 단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기자는 “지인들과 단상을 주고받는다는 면, 외국 언론 트위터들과 실시간으로 연결돼 있어 국내외 흐름을 알 수 있다는 면에서는 편리하다”며 “그러나 다른 메신저 서비스에 비해 고급 정보를 유통시키기엔 한계가 있어 보조적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란>
트위터(twitter)는 사전적 의미로 ‘지저귀다’라는 뜻. 지난 20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벤처기업인 오비어스코프(Obvious Corp)에서 개발한 서비스로, 사회관계망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 SNS)의 일종이다. 국내 유사 사이트로는 NHN의 미투데이, SK텔레콤의 토씨 등이 있다. 랭키닷컴 조사에 따르면 최근 국내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올해 초 1만 여명 수준이던 것이,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60만명이 넘었다.
기존 블로그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친구 맺기 기능(구독하기)이 강화되었고 보다 신속하게 내용을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또한 1백40자(영문 기준, 한글 70자)라는 단문으로 짧고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트위터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www.twitter.com)에 접속해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아직 한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나 실명, 사용 이름(주소), 비밀번호 등으로 절차가 간단하다. 사용자의 트위터 주소는 @아이디로 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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