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미스터리

동아 진상조사위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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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아가 3월호를 서둘러 판갈이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진 왼쪽은 통상 신동아 본문 첫 장의 모습. 제호와 통권 호수, 사진이 보인다. 반면 오른쪽 3월호 첫 장에는 통상 실리던 고정물 대신 사과문이 게재됐다.  
 
동아일보가 ‘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진상조사위는 신동아 편집진에 대한 청문,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오보 경위를 다각도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진상조사위가 조사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이른바 ‘미네르바 오보 미스터리’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①가짜로 드러난 K씨의 정체는?
자칭 미네르바 K씨가 등장한 것은 신동아 2월호. 2월호에 따르면 신동아는 1월14일 K씨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만나 인근 카페, 신동아 편집실 등으로 옮겨 다음날 새벽 3시30분까지 7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이 과정에서 K씨는 신동아에 실명을 밝혔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기자들과 40분간 일문일답까지 벌였다. K씨가 이날 밝힌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이라는 인터뷰 기사는 검찰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것으로 파장을 낳았다. 그런데 K씨는 한달 후 돌연 자신이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했다. K씨는 누구인가?

②12월호 기고 어떻게 이뤄졌나?
오보 사건의 단초가 된 미네르바의 2008년 12월호 신동아 기고문 게재 과정은 신동아가 접촉경로를 함구하면서 베일에 싸여 있다. 이런 가운데 월간조선 3월호는 대북사업가 권 모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잡지는 “권씨가 신동아 측에 그 늙은이(구속된 박 모씨가 아고라에 글을 올릴 때 자신을 지칭하면 자주 썼던 표현)를 소개해줬고, 원고료도 신동아로부터 받아 그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씨는 즉각 보도를 부인했다. 중간에 개입된 사람이 권씨든, 아니든 기고문이 신동아에 실린 과정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나와야 한다.

③‘가짜’ 인지 시점, 2월13일 맞나?
신동아에 따르면 K씨가 가짜라고 고백한 시점은 2월13일. 신동아는 이후 검증과정을 거쳐 그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판단, 16일 최종 사과 결정을 내렸다. K가 가짜임을 확인한 것은 2월13일 이후가 되는 셈이다. 과연 그럴까. 신동아는 2월호 발간 이후 후속 취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K씨의 주장이 무리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데다 신동아 스스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실제 신동아 편집장은 지난 1월21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통화에서 “ID와 관련한 부분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주어진 시간에 (의혹을)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아의 취재력이라면 K씨가 고백하기 전에 그의 거짓을 확인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K씨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뒤통수를 맞았던 것인가.

④K씨에 대한 검증 소홀?
신동아는 2월호에 K씨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면서 별도 상자기사로 ‘여전히 남는 의문점’ 7가지를 실었다. 그러나 신동아가 의문점으로 남긴 IP와 ID 부분은 K씨가 가짜라는 중요한 단서가 됐다. 여러 언론매체는 이 부분에 주목, K씨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신동아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K씨의 진위를 확인했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또 편집실에서 40분간 K씨와 일문일답을 했다는 기자들은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을까.

⑤왜 3월호 서둘러 판갈이했나?
지난 17일 발매된 신동아 3월호는 서둘러 판갈이한 흔적이 있다. 3월호는 텍스트 본문 첫 장에 오보 사과문을 실었다. 그런데 통상 신동아 본문 첫 장은 제호와 통권 호수, 가로세로 5㎝×10㎝ 크기의 사진이 실린다. 항상 실리던 고정물이 빠지고 사과문이 게재된 것이다. 신동아가 서둘러 판갈이했다는 증거다. 왜 그랬을까?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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