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악성 루머 '골머리'

월급 못준다… 1차 부도 났다… 폐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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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간지 A신문의 한 기자는 최근 대기업에 다니는 한 지인을 만나 점심을 먹다 회사와 관련한 말을 듣고 입맛이 뚝 떨어졌다. 그 지인은 ‘급여를 못 받고 있다고 들었다. 힘들겠다’고 위로했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말을 하니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쳤다. 그는 “2~3개월 전부터 월급날이 다가오면 그런 말이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쥐꼬리만한 월급이지만 그래도 받고 있는데 왜 그런 소문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신문 편집국장은 자매지인 무료신문이 곧 폐간할 것이라는 소문이 언론계에 돌고 있다는 자사 기자의 정보보고에 버럭 화를 냈다. 그 또한 만나는 지인들마다 걱정스럽게 이런 얘기를 했던 까닭에 자신도 모르게 감정 조절이 안됐던 것. 그는 최근 경기 상황을 반영해 지면과 발행부수는 줄였지만 폐간은 고려치 않고 있는데 왜 그런 근거 없는 악성 루머가 나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언론계 일각에서 각종 근거 없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직원들 급여를 못 주고 있다’ ‘은행 대출이 막혔다’ ‘용지 공급이 곧 끊긴다’ ‘1차 부도가 났다’ ‘곧 폐간한다’ 등 다양하다. 사실과 다른 하나같이 ‘카더라’ 수준이다. 몇 달 전 신문업계를 들썩거리게 했던 ‘3백억 부도설’에서 보듯 소문의 타깃은 메이저와 마이너를 구분하지 않는다. 특히 일부 신문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

이런 루머는 최근 신문업계에 불어닥친 불황과 맞물려 부풀려지고 있다. 광고 급감 등으로 수익 구조가 불안정해지면서 모든 언론사들이 비상 경영에 돌입한 것은 다 알려진 사실. 특히 내년 경기전망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돼 신문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과장돼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악성루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신문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수익구조에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신문의 수익구조와 경영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그런 루머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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