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올해만 3번째 사과문 원인은?

에디터제 전환·인력부족으로 '크로스 체크' 여유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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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올해 ‘폭설사진 오보’와 ‘만우절 오보’에 이어 지난 5일자 ‘미국산 쇠고기 1인분 1700원’제하의 사진기사에 대해 독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올 들어서만 지면을 통한 사과는 세번째다.

특히 이전 오보와 달리, 이번 연출사진 사고의 경우 진상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결과를 발 빠르게 발표했다. 그만큼 내부에서도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중앙이 연이어 오보를 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진상위원회는 10일자 지면을 통해 “현장 취재기자들과 내근 데스크 및 선임기자들의 ‘취재윤리 불감증’과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앙은 이번 연출사진 원인에 대해 “사진기자가 시험판 신문의 마감시간 전에 사진을 전송하기 위해 연출사진을 보냈고 그 뒤에 손님사진으로 교체키로 했으나 추가 보고 없이 퇴근한 바람에 이 같은 사고가 터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앙 구성원들은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디터 중심으로 각 분야를 담당하다보니 주요 이슈가 터졌을 때 이를 조정하고 조율할 수 있는 조정기능이 없다는 것.

물론 편집국장이 이런 역할을 해야 하지만 대내외 업무가 많기 때문에 국장 혼자서 모든 역할을 도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수길 편집국장 시절(2002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편집국장 대리’라는 제도가 있어 편집제작의 국장 역할을 일부 담당했다.

또한 편집국 내 인력부족도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앙SUNDAY 창간 이후 추가적인 인력 충원이 미미한 채 기존 인력을 재배치해 지면 제작 때 ‘크로스 체크’할 수 있는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

한 기자는 “예전엔 하나하나 의심을 갖고 기사를 봤지만 자기 일도 바쁘다 보니 남의 기사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선택과 집중의 문제인데 현재 선택도 못하고, 집중도 못하면서 하부구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 역시 시스템보다는 인력의 문제에서 연유됐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중앙 관계자는 “무엇보다 의욕이 앞선 바람에 생긴 문제”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뉴얼을 마련하고 검증절차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은 9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고의 지휘 책임을 진 편집국장과 관련 데스크, 해당 기자 등 총 5명에 대해 각각 그 책임에 따라 감봉·경고 등의 징계를 결정했다.

또한 중앙은 향후 이 같은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사진과 기사 내용을 검증하는 ‘팩트 체킹 시스템(Fact-checking system)’을 강화키로 했다. 김창남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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