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무혐의, 부실수사·맹탕특검·무혐의 등 제각각

이명박 특검 결과 발표, 언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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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특검 결과 발표에 대한 신문 기사들  
 

지난 21일 BBK 특검 수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명박 대통령(당시 당선자)은 △BBK 주가조작 △도곡동 땅, (주)다스 실소유주 △상암동 DMC 특혜 분양 등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로써 정국을 들썩이게 했던 소위 ‘이명박 특검’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22일 이를 앞다퉈 보도한 중앙일간지들은 저마다 온도차를 보이며 스탠스를 달리했다. 조선 중앙 동아도 차이를 드러냈다. 동일사안을 놓고 벌어진 보도 태도인만큼 향후 이명박 정부와 각 언론사의 관계를 전망해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선, 검찰 발표만 ‘건조하게’

조선은 이날 스트레이트로 특검보의 입을 따랐다. 최근 사설 등을 통해 ‘꼬리곰탕 특검’을 비판했던 조선은 이날 1면과 12면 등 2개면을 할애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내용만을 최대한 건조하게 다뤘다. 해설 기사는 없었다.

다만 사설 ‘특검의 정치적 악용 되풀이는 막아야 한다’에서는 “이번 특검은 거꾸로 사실상 여당이 야당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밀어붙였다. 국회 다수당이 숫자를 이용해 특검 제도를 선거에 이용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중앙, 대체로 ‘담담하게’

중앙은 6면에서만 특검을 다뤘다. 중앙은 이 면에서 ‘특검 수사 뒷얘기’를 통해 김경준을 공격하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대체적으로 담담했다. 여기에 하단 기사 ‘MB “그동안 너무 억울하고 힘들었다”’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의 소감을 싣기도 했다.

사설 ‘의심 털고 새출발에 협력해야’를 통해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8개월에 걸친 이중의 검증이 끝났다. 혹시 아직도 불신하는 측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중략) 이제는 과거의 의심을 모두 털고 새 출발 해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동아, ‘무혐의’5개면 할애

동아의 경우 이들 신문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1·3·4·5·12면 등 무려 5개면을 ‘이명박 무혐의’로 채운 것이다. 제목도 ‘김경준 ‘이면계약서’ 美서 위조… 이명박 낙선 계획 세워’ ‘‘BBK 저격수들’ 검찰 수사 부메랑’ ‘‘김경준 기획입국 의혹’ 한나라, 방미 조사 추진’ 등 김경준과 민주당을 겨냥한 공격적인 보도 행태를 띄었다. 또 ‘“李당선인 조사 안해도 결론날 사안”’ ‘한독 오피스텔 추진, 되레 당선인이 막아’ 등 당선인을 감싸는 모양새도 보였다.

사설 ‘BBK의혹 부풀린 정치세력 사죄해야’에서도 “대선 과정에서 BBK 의혹 부풀리기에 앞장섰던 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현 통합민주당, 뒤늦게 이 후보의 ‘BBK 낙마’ 가능성을 구실로 대선 가도에 뛰어들었던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사죄해야 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경향 맹탕 특검 ‘비판’

경향은 반대로 특검 결과에 의혹을 제기했다. ‘꼬리 하나 못 건진 맹탕 특검’이라는 것이다. 경향은 이상은씨가 도곡동땅 실소유주라는 결론과 관련 “특검팀은 상은씨가 당시 땅을 살 만한 충분한 재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지만 제출자료의 진위 확인은 거치지 않았다”면서 “특검팀 관계자는 “공문서 조작은 중한 처벌을 받는데 설마 조작했겠느냐”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사설 ‘이 당선인, 법적인 면죄부는 받았지만’에서 “이상은씨가 도곡동 땅 매각대금을 매월 수천만원씩 현금으로 인출한 ‘이상한 행태’에 대해 ‘개인의 현금 선호도’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도 쉬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조목 조목’ 꼬집어

한겨레도 특검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며 ‘남은 의혹’을 조명했다. “시작부터 미적… 꼬리곰탕으로 머쓱… 의혹 둔 채 종료”됐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그 이유로 김경준을 타깃으로한 수사방식, 이상은씨 수사 미흡, 김만제 전 포스코 회장 진술 번복, 포스코 직원 진술 묵살 등을 들었다.

사설 ‘예단과 부실투성이로 면죄부만 준 특검’에서도 “특검은 도곡동 땅의 이상은씨 지분에 대해, 이씨가 뒤늦게 내놓은 자료와 진술을 주요 근거로 삼아 ‘이씨 소유가 아니라고 볼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이 다른 여러 정황을 들어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고 밝혔던 것과 대비된다”고 꼬집었다.

이렇게 주요일간지들의 보도와 사설은 판이하게 달랐다. 동아 사설이 “특검 수사결과가 나온 지금은 이 모든 논란을 접는 게 순리”라고 한 반면, 한겨레 사설은 “새 정부가 출범하니 일단 덮어두자는 생각을 하는 이는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의심이 다 해소되지 않았으니 언제든 다시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썼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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