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 방송부문]KBS 최문호 기자

시사기획 쌈 '김앤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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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최문호 기자  
 
지난해 3월 KBS 스페셜 ‘외환은행 매각의 비밀’을 취재 보도하면서 ‘김앤장’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조금 알게됐다. 특히 이헌재 씨로 대표되는 김앤장의 전직 공무원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김앤장에 관한 기사들은 하루가 멀게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김앤장의 진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김앤장에 대한 취재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외환은행 매각의 비밀’을 취재할 때는 자료는 방대했지만 자료라는 출발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수년 동안의 전체기사를 검색하고 법조계 인사들을 찾아 다녔지만 어디에서도 속시원한 말을 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다.

출발점은 김앤장의 소속 변호사들을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래야 그들의 보수와 수임했던 사건을 찾아내 승률 등을 분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터넷과 변호사명부 등 모든 곳을 뒤져 2백53명의 변호사 명단을 만들었다. 최소한의 출발점은 마련된 것이었다.

우리가 확인한 2백53명의 변호사 명단이 김앤장 전체 변호사 명단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확인을 받았을 때는 정말 기분 좋았다.

지난 4년 반 동안 2백53명의 변호사들이 수임한 사건을 찾아내고 이 사건들의 결과를 확인해 승률까지 분석한 것은 우리팀에 김바다라는 전문리서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특히 김앤장 변호사들과 법원 판사와의 사적관계가 승률과 관계가 있는지 여부 등을 분석하는 데는 수십 번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했다.

김앤장에 대한 취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처음부터 예상은 했지만 정말 마지막까지 많은 부분에서 힘이 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김앤장의 대응 방식이었다. 김앤장과의 마땅한 의사소통 통로가 없어 고민하던 중 김앤장으로부터 언론 관계를 전문으로 하는 외부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이제 대화가 조금 되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김앤장은 시종일관 자신들은 억울하다는 하소연을 했다. 언론이 지나치게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변호사들이 모인 단순한 법률회사일 뿐인데 이를 두고 권력기관이라는 등의 표현은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논쟁을 하지는 않았다. 기자는 기사로 말할 뿐 취재대상과 언쟁을 해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무엇보다 비록 취재대상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보다 훨씬 인생을 오래 사신 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속된 만남에서 탐색전과 때로는 솔직한 대화 등이 교차하면서 서로 조금씩 상대방의 속내를 알아갔고 방송은 그렇게 해서 무난히 전파를 탈 수 있었다. KBS 최문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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