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경험과 창의의 수용

UCC 차별화로 독자와의 새 관계 모델 접점 찾아야



   
 
  ▲ 최진순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기자·중앙대 신방과 겸임교수  
 
오늘날 독자와 시청자, 즉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은 저널리스트와 뉴스룸에 근접해 있다. 이용자들은 언론사 웹 사이트에 기사 댓글을 남기기도 하고 블로그를 개설하거나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이용자들이 언론사와 나눈 것은 ‘소통’이라기보다는 일방적 ‘배설’에 불과했다.

최근 언론사는 그와 같은 그늘을 걷어내고 웹 사이트를 이용자와 소통하는 창으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뉴스룸 스태프는 인터넷 전용 칼럼을 블로그로 보내고 이용자들의 반응에 화답하기도 한다. 또 이용자가 보내온 콘텐츠를 검토하고 지면 또는 웹에 노출될 수 있도록 움직인다.

이용자 제작 콘텐츠는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부 언론은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갖고 있다. 자사의 저널리즘 원칙에 준하는 조건에 충족하지 않는다면 결코 웹 서비스에도 반영하지 않는다. 제보 내용을 파악하고, 지면이나 TV프로그램에 반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영국 BBC가 지난해 이용자들이 보내온 콘텐츠에 대해 일종의 편집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저작권 및 고료 부분을 명시한 것은 좋은 사례이다. 이같은 변화는 UCC가 언론사의 중요한 업무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숙련도를 가진 저널리스트가 담당하는 이같은 업무부서는 종전의 뉴스룸 스태프와 같은 비중으로 위상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상을 기대하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양산, 신뢰도 검증 등 부가 업무가 폭주할 수 있다. 또 일북 국내 신문사닷컴처럼 UCC가 선정적인 콘텐츠로 흐를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언론사 내 유관부서의 협력체계와 효율적 통합뉴스룸 이슈를 제기하면서 이용자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최근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시장이 확대되면서 언론사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 ‘Youtube’나 ‘판도라TV’ 같은 동영상 콘텐츠가 모이는 UCC 사이트의 영향력이 커지고, 인터넷 미디어 시장의 절대 강자 포털사이트 플랫폼도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UCC 사업자들은 이용자들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이용자 제작 콘텐츠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이같은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는 한편, 스스로 지식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어 젖히고 있다.

언론사의 행보가 바빠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우선 언론사는 이용자 참여의 보상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구독, 포인트, 채용시 가점 등 이용자들의 기호에 맞게 혜택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또 특별히 저널리즘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들을 부각시켜 양질의 콘텐츠가 소통되는 룰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는 언론사의 UCC가 다른 사업자들의 UCC와 차별성을 갖는 일이기도 하다. 그간 언론사들은 구독(유료회원)으로 맺어진 관계 이외에는 이용자들과의 접점이 부재했다. 그러나 UCC는 종전의 구독모델을 벗어난 새로운 관계 모델을 요청한다. 즉, 뉴스조직을 비롯한 언론사의 전 부문이 입체적 UCC전략을 가질 필요가 있다.



   
 
  ▲ ↔ 저널리스트의 적극적 개입이 진행됨. 언론사 UCC는 내부의 전 부문이 참여한다. 특히 저널리스트는 이용자의 경험, 창조를 살리되 저널리즘을 훼손하지 않도록 다양한 UCC 채널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는 작업을 도맡는다.  
 
우선 기자들은 블로그를 적극 활용해야 하며 기사댓글이나 토론(게시판) 활동에 나서는 등 참여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스태프도 무게감 있고 특색 있는 전문 칼럼을 등록하는 등 프리미엄 정보 제공의 주축이 돼야 한다. 뉴스조직 전반의 온라인저널리즘 강화는 결국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접점을 확장한다.

특히 마케팅 부서는 UCC 관련 우대 정책과 이벤트를 상시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여기에 오너를 비롯한 경영진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들은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한편 저널리즘의 방향과 내용의 이해를 돕는 정보들을 제공하면서 이용자가 끊임없이 재유입될 수 있는 선순환 모델의 헤드가 돼야 한다.

결국 UCC의 성패는 이용자 참여를 제도적·문화적으로 정착시키는 언론사 혁신의 수준에 따라 판가름날 수밖에 없다. 언론사 UCC는 저널리즘이라는 근본 가치에 뿌리를 박고, 이용자의 경험과 창조가 녹아 있는 일상의 콘텐츠를 획기적으로 수용하는 숨가쁜 도전이기 때문이다.


최진순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기자·중앙대 신방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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