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소비자와의 소통이 UCC 출발점"

이용자 참여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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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순 기자  
 
UCC가 새해 화두다. 하지만 UCC가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본보는 기자협회 온라인 칼럼니스트인 최진순 기자의 기고를 통해 UCC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한다.

UCC(User Created Contents)가 신문, 방송 등 올드미디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UCC 견인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미 블로그 서비스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고, ‘웹 2.0’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UCC를 도입한 국내 언론사는 여전히 이용자 콘텐츠 확보에만 집중하고 있다. 웹 사이트에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오픈으로 그치고 있는 것이다.

UCC는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던 독자, 시청자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역으로 전환된 미디어 환경에서 나온 용어다. 이에 따라 언론사의 UCC 서비스는 콘텐츠의 결과물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이용자 참여를 유도하는 내부 시스템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CC는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는 서비스라기보다는 이용자와 매체간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언론사의 UCC는 이용자 콘텐츠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소통 과정을 통해 미디어와 독자, 시청자 관계를 복원하는 파트너십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언론사의 UCC 전략은 고객관계(CRM)를 한 차원 높은 지평으로 올려놓는 일에 해당한다. 그러자면 먼저 우리가 제공하는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은 도대체 누구이며, 이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 지점에서 UCC의 주인공인 ‘여러분(You)’과 제대로 대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려면 온·오프라인 내부에는 독자, 시청자를 응대하는 부서가 강화돼야 한다. 왜냐하면 언론사는 이들의 충성도에 의해 미디어 브랜드 파워를 유지,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웹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독자(유료회원)에 대한 특별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서 CRM 관련 부서 뿐만 아니라 뉴스룸 및 저널리스트가 콘텐츠 소비자들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이 강구돼야 한다. 저널리스트는 쌍방향 플랫폼인 웹을 통해 화자(話者)로서 유감 없는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 시청자와 우호적인 관계의 형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과거 뉴스룸은 이용자들과 가까운 관계모델을 갖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독점적인 권위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 뉴스룸은 지식대중으로 성장한 이용자들의 1인 미디어와 다양한 플랫폼의 출현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용자와 농밀한 관계를 갖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개방적인 뉴스룸과 저널리스트가 소통에 나설수록 양질의 이용자들이 모일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국내 신문업계의 경우 구독자들에 대한 이같은 특별히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갖춘 곳은 거의 없다. 예컨대 논설위원 등 간부 저널리스트가 직접 독자, 시청자와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언론사 뉴스룸이 독자, 시청자에 보다 유연하게 다가서야 하는 것은 언론사가 독점하던 뉴스 생산과 유통 구조가 깨졌기 때문이다. 진화하는 커뮤니케이션 단말기와 다양한 플랫폼은 프로슈머(Prosumer)를 등장시켰다. 이들은 언론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민기자, 블로거로 활약하면서 적대적·갈등적 경쟁관계가 되고 있다.

런던 지하철 테러 당시 영국 BBC는 시청자가 제보한 현장 사진과 영상들을 인터넷으로 제공했다. 태풍과 해일 등 자연재해가 있었을 때에도 수많은 독자와 시청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 유통시켰다. 올드미디어는 이들을 껴안음으로써 공존의 길을 열어야 한다.

올드미디어가 급성장한 지식대중과 상생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보다 많은 대화와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은 지면과 웹 사이트, TV 등 보유한 모든 채널에서 주인공으로 대우하는 동시에 미디어 브랜드를 교감하는 친구-동료-가족으로서 정의되는 ‘프렌드십(friendship) 프로그램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언론사의 UCC가 콘텐츠라는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뉴미디어로 거듭나려는 브랜드 전략임을 상징한다. 이를 위해 언론은 콘텐츠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서 더욱 더 개방, 공유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또 독자, 시청자들이 제작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신속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산업적 가능성에 대한 논란 속에서 언론사의 UCC 활성화 노력들은 여전히 입체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주지하다시피 언론과 UCC의 관계는 저널리즘과 같은 수준 높은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또 올드미디어의 컨버전스 과정에서 충족돼야 할 콘텐츠의 새로운 성격들도 녹아 들어 있다.

저널리스트와 뉴스룸이 더 이상 멀리 서 있어서는 안된다. 블로그를 비롯 다양한 소통 장치들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독자, 시청자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UCC에 나서야 봉변을 겪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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