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정확도 높여야 생명력 길어

JAK 1030 콜로키엄 (5)인터넷 저널리즘, 그 현안과 미래

  • 페이스북
  • 트위치



   
 
   
 
참석자 (가나다순)

-박태견 프레시안 논설주간

-유용원 조선일보 국방전문기자

-최일구 MBC 인터넷뉴스부장

-최진순 한경미디어연구소 기자



-사회=박성호 기자협회 언론연구소장(YTN 국제부 부장)



박성호=사전에 공지했듯이 오늘은 인터넷 저널리즘에 대해 논의를 해 보겠습니다. 우선 텍스트에 있어서 인터넷 언론의 신뢰성이 얼마나 있는지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순수한 온라인 언론과 오프라인과 온라인 연계 언론이 있지만, 지금은 순수한 인터넷 언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언론 네티즌 제보 의존도 높아

박태견=인터넷 언론 기사의 신뢰도가 얼마나 되느냐가 문제인데, 객관적으로 인터넷 언론사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취재력이 다른 매체보다 적어요. 영세규모죠. 그리고 신생 매체의 경우 더욱더 취재력이 적다보니 모든 현장을 커버하기가 사실상 상대적으로 힘들고요, 그러다보니 네티즌들의 제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현장 확인이 안 된 상황에서 말씀하신 객관성의 부족과 오류가 나올 수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객관적으로 짚어야 하는데 우리사회의 언론전체가 정파성이 굉장히 강화가 됐어요. 인터넷 매체뿐만 아니라 주류 언론도 마찬가지죠. 어떤 대격변기를 맞이하면서 각 매체들의 정파성이 강화됐고 특히 인터넷 매체가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시기가 2002년 대선 과정에 강화되면서 정파성 문제가 어떻게 스스로 극복해 나가야 하는데 일부 매체는 노골적인 정파성을 추구하는 인터넷 매체들이 있어요. 그래서 인터넷 매체라고 하면 상당히 정파성이 강한 언론이 되고 그러다 보니 객관적 진실을 전달할 때에도 정파성의 잣대에 따라서 어떤 부분을 축소하거나 혹은 과장하는 그런 패턴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그런 비판이 제기가 됐던 것이 객관적 현실인 것 같습니다.



박성호=취재 인력이 적어서 사실 확인할 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예를 들어 취재 인력이 많다고 해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오마이뉴스의 경우는 시민기자가 3만 명이 넘는데요.



박태견=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가 몇 만이라고 해도 사실 기사의 90% 이상은 내부 인력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뉴스는 제보 차원에서 읽어야지 실제로 생산되는 뉴스는 거의 대부분이 내부 인력이 중심이 돼 제보에 기초해서 현장을 확인하는 그런 부분입니다. 또 하나는 인력의 전문성 문제입니다. 신생 매체다 보니까 나름대로 객관적 기준에 따라 사람을 선별하고 훈련시키고 하지만 아직도 인터넷 매체의 역사가 짧다 보니 자체적으로 인력의 전문성이라든지 전문성을 제고 시키는 그런 과정이 부족합니다. 어떻게 보면 주류 매체의 기자들도 10년 정도는 돼야 어떤 분야에서 자기 나름의 전문성을 갖듯이 인터넷 매체도 그런 기간이 필요한 거죠. 인터넷 매체의 역사가 길어봤자 5년 정도로 봐야 되기 때문에 맨파워의 축적된 양을 보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신뢰성 문제 등이 자연스레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전통매체 ‘수용자 뉴 트렌드’ 놓쳐

최진순=박 주간님께서 인터넷 언론 내부의 문제, 전문성이 부족한 기자풀이랄지 조직상의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과거에는 종이신문과 브라운관을 통해서 정보를 수용하던 수용자들이 이른바 지식대중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 시기에 전통적인 매체가 설 자리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식대중이 자기들을 표현하고 또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표하는 공간이 어떻게 설계되고 있는 가가 중요합니다. 지금 보면 전통적인 매체가 수용자들을 대하는 태도와 방향이 여전히 주류 패러다임에 매몰돼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엠뉴스도 있고, 조선닷컴도 있지만, 이용자들이 접근하는 툴이라는 것이 로그인을 해서 댓글을 단다거나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게 대부분인데, 오마이뉴스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새로운 트랜드를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서 지식대중이 언론이라고 하는 플랫폼 내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고 자기들의 의견을 공표할 수 있는 이러한 흐름들을 오마이뉴스와 같은 대안들이 잘 잡은 거죠. 이에 반해서 전통적인 매체는 그러한 흐름을 잘 타지 못했습니다.



지금 세계적인 유수의 언론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이 유저 크리에이티드 콘텐츠(User Created Contents)라고 해서 이용자가 창조하는 콘텐츠입니다. 그것이 브랜드의 파워를 높이고 그 브랜드가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런 점에서 시민 참여 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와 같은 대안 언론의 탄생은 한국적인 역동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지식대중들이 출연하고 적극적으로 발산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기성매체도 하루빨리 만들어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기성매체의 혁신이 요구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박 주간님께서 말씀하신 정파적인 문제인데, 한국 언론지형이 흔히 정치적으로 협약해 왔다고 말들 하죠. 80년대 90년대 초반까지도 언론자유의 측면에서도 대단히 국소적이었고 제한적이었어요. 그런 측면에서 인터넷 언론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21세기 전환기 시점에서 오마이뉴스와 같은 대안 언론의 탄생이 굉장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정치적 부족 요소를 메우는 데는 충분히 역할을 했지만, 저널리즘을 충분히 소화해내고, 전문성 확보와 객관성, 신뢰도를 키우는 데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어요.



그 다음 세 번째 측면은 시장적 접근인데요. 종이 신문도 독과점이 이미 일어났고 여론 시장도 마찬가지지만, 인터넷 언론과 같은 뉴미디어 시장에서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포털의 시장 독점적 지배 속에서 그런 포털에 기생하는 기생언론도 탄생했습니다. 결국 이것은 시장구조의 왜곡, 또 시장질서가 안정적으로 전환되지 못한 가운데 일어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런 저변에 신뢰도 문제가 나오는 것이고요.



궁극적으로 이 문제도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신문사 내부 즉 신문사 닷컴 언론과 독립적 인터넷 언론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신문사 닷컴에 있는 뉴스 취재부서의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전통매체 종사자들, 그러니까 신문기자, 방송국기자들에 비해 처우나 커뮤니케이션 상의 불이익, 외면, 질시, 소외 등을 받고 있거든요.



그리고 아직 우리사회도 주요 매체의 기자만 인정하는 세태입니다. 물론 인터넷 언론이라는 법률이 만들어지고 관련 종사자에 대한 처우가 개선된다고 하지만, 공간 및 경계에 대해 계속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흐름에 있는 뉴미디어 판도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판점을 찾지 말고요. 격려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박성호=폭 넓게 트랜드를 말씀해 주셨는데, 기사의 신뢰도 문제는 사실 검증의 문제입니다. 이것은 온이든 오프이든 언제나 저널리즘의 가장 기본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주요 언론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 언론이라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초창기 멤버들은 주류에서 기자생활을 하시던 분이 가셨는데, 지금 순수하게 그런 훈련 없이 바로 인터넷 저널리즘으로 간 기자들은 아무래도 그런 위험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려가 많이 제기되는데.



박태견=동일한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전문 인력으로 훈련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이 인터넷이라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에요. 인터넷이라는 매체 특성은 있죠. 예를 들면 신문에서 기자를 훈련시킬 때 몇 단짜리 혹은 원고지 몇 매 정도의 콘셉을 하는데 인터넷 언론이라는 것도 앞의 ‘야마’를 무엇으로 잡고 어떻게 압축을 시키고 풀 텍스트를 깔아주는 것인데, 인터넷 언론은 상대적으로 그런 지면의 제약이 없어서 가능하면 풀 텍스트를 실어 주는 것이 좋아요. 사람들이 관심 있는 부분들은요. 한 예로 보면 오늘 아침 중앙일보에 ‘유라시아그룹’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는데, 풀 텍스트는 상당히 길어요. A4 네장 이상 되는데, 신문을 압축시키면 몇 개의 문장으로 압축되지만 풀 텍스트를 읽어볼 필요가 있거든요. 따라서 똑같은 소재를 접근할 때도 인터넷 언론에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된다는 것쯤은 플러스알파로 가르쳐야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기본적으로 어떤 가치관이라든지 객관성 그리고 객관성이라는 이름 하에 포장돼서는 안 되는 부분들은 어떤 주관적 아니면 관점 보도를 하도록 하는 것은 역시 선배들의 역량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선배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안 되죠. 정보만 물어오고 소화를 못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어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할지를 몰라요. 사진 한 장으로도 이야기할 것이 굉장히 많거든요. ‘난쏘공’(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을 쓰신 조세희 씨 같은 경우 80년대 판금 작가가 돼 소설을 못 쓰게 되니까, 이 분이 사진기를 들고 사북으로 찾아갔어요. 그런데 사북은 80년대 다뤄서는 안 되는 소재였는데, 사북에서 쓰레기통 사진 한 장을 찍어 저에게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더라고요. 무언가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뭐가 다르냐”고 물었죠. 그런데 그 분은 “사북의 쓰레기통에는 신문지가 없다, 서울의 쓰레기통은 신문지가 많은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것 하나로도 설명을 쭉 하는 것을 보고나서 이게 바로 기자 정신이나 관찰자적 정신인데 이런 능력들을 인터넷 언론 쪽에서 강화시켜 줘야 합니다. 왜냐면 단지 글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고 없을 때는 한 장의 사진으로 큰 파문을 일으킬 수가 있기 때문에요. 예를 들어 작년에 ‘부실 도시락’ 사건도 사진 한 장이 일으킨 폭발력이거든요. 그것이 전국적으로 파문이 일고 실제로 비슷한 사진이 쏟아져 나와 공론화 된 것처럼 그런 한 장면, 한 현상을 가지고 흘려보내지 말고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 선배로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진순=신뢰도 문제와 관련해서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언론연구원이나 언론 유관단체들이 뉴미디어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기자들이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도 부설 뉴미디어센터 등을 통해서 교육합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인터넷 언론에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문화나 조건이 아니라 어떤 정규적인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선발되고 인터넷 언론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과정을 정규적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또 하나는 기존 매체에 있는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의 문제인데, 이런 뉴미디어 시장이 이렇게 크게 펼쳐지는 상황에서 과연 기존 매체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은 해 왔었던가를 생각해 볼 때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인터넷으로 뉴스 서비스를 할 때도, 포털에 뉴스 서비스를 해도 되는지에 대한 논의조차 없었던 점을 비춰볼 때 기자 재교육에 대한 정교한 프로그램이 주류 매체 내부에서도 설계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가 주류 매체 종사자들이 인터넷 언론에 대한 혹은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실제적 관찰과 집중이 이뤄져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모두 매체에 종사하는 기자들이지만 자신들이 종사하고 있는 매체에 인터넷 사이트나 미디어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동종 업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언론의 보도 경향이랄지 종사자들의 함량이랄지 이런 문제들에 대한 공론화를 얼마나 일으켜 왔는가를 생각할 때 그간 문제점들에 대해 피상적으로 만 거론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성호=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유용원 기자가 개인 사이트를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돼야

유용원=아까 처음에 말씀하신 신뢰성의 문제에 있어서 저는 포털 사이트에 주요 매체들의 기사를 퍼 가서 올리는 문제를 지적하고 싶은데요. 최근 일부 언론에서 군복무 가산점 부활을 국방부가 추진한다는 것이 보도됐었는데, 이게 핫이슈가 됐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다음 등에 퍼가지고 올렸더니 댓 글이 수천 개가 붙었어요. 상당히 인터넷 상 파문을 일으켰죠. 실제로는 그 내용을 보면 GP 사건 이후에 국방부의 한 위원회에서 병영개선위원회를 만들었는데 내부적으로 검토하다가, 이미 위헌판결도 났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이 내려진 안인데, 국방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가 돼서 파장을 일으켰어요. 그런 면에서 포털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자체적으로 확인하는 노력이나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보도하는 매체나 기자는 나름대로 확인하고 정확하다고 판단해 보도하는 것이지만, 결과를 보면 사실과 다른 오보로 판명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잖습니까? 그런 점에서 포털 사이트에서도 그런 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관련해서는 저는 사이트 관리하면서 방문자가 하루 5만 명 정도 되고요, 페이지 뷰가 한 1백만 페이지 뷰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조그만 포털 사이트 같은 경우가 됐고요 신문기자이면서도 인터넷 매체에 저 자신도 모르게 신경을 쓰게 되요. 관심을 갖게 돼 군사를 다루는 전문 사이트들이 있는데, 거기에 사진이나 군사관련 뉴스가 먼저 올라가면 일종에 ‘물먹는’ 다는 생각을 해서 신문의 마감 시간을 맞춰서 넉넉하게 몇 시간을 기준으로 움직이지만 인터넷은 몇 분, 몇 십분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항상 아침부터 저도 모르게 신경을 쓰죠. 그래서 가능하면 먼저 올리고 뭐 이런 노력들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앞으로 기자들도 어떤 신문기자로 근무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다룰 줄 아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가 되지 않으면 견뎌내기 힘든 세계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박성호=요즘에 자꾸 대안언론을 찾고 그러는 것이 신뢰도가 자꾸 높아질 거예요. 그렇다고 볼 때 언론계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점점 더 업무가 힘들어 지는 것 아닙니까?





인터넷 정보의 책임성·윤리성 고민해야

최일구=기존의 오프라인 기자들도 자기가 했던 일을 이제는 온라인에도 자기 원고를 써야 되는 등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죠? 자기가 쓴 글에 대해서 반응 들이 어떤지 간간히 살펴봐야 하고요. 그래서 신뢰도에 대해서 저도 한 말씀드리자면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라는 게 전통적인 매스 커뮤니케이션이 인터넷,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등의 인터커뮤니케이션 시대가 됐습니다. 우리사회가 민주화, 정보화 등의 혁명기를 거치면서 인터넷 언론이 시민 참여 저널리즘이 활짝 꽃을 피웠는데,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인터넷 매체를 만들어서 유통망은 포털에 한다는 예도 있어요. 따라서 유용원 기자가 말했다시피, 인터넷 매체들 간의 경쟁이 기존 전통 오프라인 언론은 시간 단위로 ‘물 먹었다’, ‘안 먹었다’를 따지는데, 이제는 빛의 속도로 날아다니다보니 초 단위 시대를 맞이하지 않았느냐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보다 제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제 블로그가 있어요. 제가 제 블로그에, 제 개인 출판이니까 제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프란체스카‘에 처음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MBC 사과문이 나오고 그래서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제가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써 놓기는 했지만, 그게 1시간 만에 인터넷 매체에 소개되더니 점심 때 되니까 포털에서 돌아다니기 시작하더군요. 이것은 어떤 윤리적인 문제인데, 아무리 블로그에 공개돼 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본인의 동의에 의해 기사가 작성돼야한다는 윤리성의 문제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더 웃긴 이야기는 출연 안 하기로 했다고 포털에 돌아다니는데도 다른 인터넷 매체에서는 또 출연 한다고 나옵니다. 그 기사 역시 저한테 동의를 얻거나 또 연락을 취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저도 언론계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책임성, 윤리성 문제들이 인터넷 매체의 초 단위 경쟁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콜로키엄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개화기에서 조금 더 진보한 과도기 상태라고 보는데, 이런 문제들이 기자협회 등의 언론유관단체가 문제제기를 통해 인터넷 매체의 신뢰도를 해결하는 장치로 작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성호=언론법상 블로그도 공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 본인 동의 없어도 기사를 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왼쪽부터 박성호 소장, 박태견 논설주간, 최일구 부장, 유용원 기자, 최진순 기자  
 
  ▲ 사진 왼쪽부터 박성호 소장, 박태견 논설주간, 최일구 부장, 유용원 기자, 최진순 기자  
 

 

“포털, 권한 커졌으나 책임은 안져”

박태견=우리나라에서 포털이 굉장히 커졌잖아요. 실제로 제가 봤을 때 어느 언론보다도 영향력이 커졌어요. 예전 같으면 TV같은 경우가 제일 크다고 보고 9시 뉴스가 제일 영향력이 있다고 하는데, 요즘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보면 포털이 가장 커요. 하다못해 TV도 자기들이 생산해 놓은 뉴스를 포털에서 다뤄주기를 원하는 시대가 됐어요. 문제가 포털이 아까 지적하신대로 권한은 커졌는데 책임을 안지는 시스템이라는 거죠. 미국 포털과 한국 포털의 시스템이 다른데, 미국 포털의 경우 잘못해서 소송 걸리면 수백 억, 수천 억원대의 벌금을 무는 그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털이 위험한 것에 대해 최대한 통제를 하거든요. 선정성이 있는 내용은 물론, 네티즌이 원하는 뉴스라 하더라도 법률 문제를 언제나 의식해 포털을 구성하고 뉴스를 공급받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법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일반적인 인식이 안돼 있어요. 명예훼손이라든지 집단 소송 이런 부분들이 아직 정착이 안 된 것 같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포털 부분도 사실상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었거든요. 그동안 연예인 X파일 사건도 그렇고 많은 부분들에서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대충 절충을 하면서 덮어두면서 지금까지는 잘 넘어왔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점점 법문화가 발전할 텐데, 변호사 시대가 되면 포털이나 인터넷을 할 때 어떻게 그것을 넘어가느냐 하는 그 단계에 곧 직면한다고 봅니다. 지금 소송들도 정치인이 어떤 매체를 소송하는 그런 단계지만, 이제는 그보다 포털 자체가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기 때문에 포털에 대한 소송이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봅니다.



한편으로 저는 한국에서 법문화가 취약하다는 것이 여러 가지 역동성을 야기한다고 봐요.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것도 그렇고, 또 정반대의 예를 들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가능한 것도 그것과 관련된 법적인 장치나 윤리적인 논쟁이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어요. 미국이나 영국은 왜 안하겠습니까? 그 사회 안의 윤리적, 법적 논쟁에서 아직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과정에 틈새에서 한국이 출발한 경우가 꽤 있거든요.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지금 법이라는 부분이 어쨌든 우리가 압축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곁다리로 여겨온 문화가 몇 십 년 있었다면 이제는 고도성장으로 접어들면서 억눌린 관습들이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보고, 인터넷 매체도 이런 부분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성호=법도 사실 대충 있기는 한데, 온이나 오프를 떠나서 기자생활을 하면서 단 한번도 회사를 통해 명예훼손에 대해서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우리가 전사적으로 모든 언론사들이 언론재단의 위탁을 교육을 가든지, 기자협회에서 이런 내용에 대해서 포럼을 한다든지 등 어떤 방법을 통해서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그렇게 지내왔어요. 거기에 대해서는 정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유용원=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기자들만큼 재교육이 안 되는 직종도 없어요.





기자 업무 패러다임의 혁신 필요

최진순=노동 강도의 문제인데요, 인터넷 언론·뉴미디어 환경이 되면 될 수록 전통적인 매체에 종사하는 종사자들의 업무 강도는 배가 됩니다. 하나는 기술적인 습득을 해야 하는데, 사실상 마땅찮습니다. 사실 주류 매체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 부서장급 이상의 연배에서는 새로운 매체를 다룰 줄 아는 컨트롤 능력이 떨어지고요, 공포감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내부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기자사회 자체의 경직성이 심대합니다. 또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이런 상황 속에서 두려움때문에 기술습득에 대한 부하가 생깁니다.



그 다음에는 시간적인 문제인데, 기존 업무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새로운 업무를 해야 하는 환경 내지는 강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건 올바르지 않죠. 저는 그래서 전통적인 기자가 가지고 있는 업무패러다임이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각 신문사마다 인터넷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인터넷 자회사 뉴스서비스나 커뮤니티, 기자 블로그 같은 것에 기자 개개인에게 부가적으로 일을 하라고 하는데, 또 그저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맡기고 있는데, 이래서는 제대로 된 온라인 저널리즘의 발현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야에 소질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마인드를 가진 기자들에게 그와 같은 업무를 대폭적으로 주는, 그래서 새로운 콘텐츠나 문화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유용원 기자 홈페이지를 오늘 들여다봤는데, 대단한 방문자 수와 전체 방문자 수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이러한 스타 기자의 양산이 뉴미디어, 온라인 저널리즘에서 굉장히 중요한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매체 종사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기자 블로그에 글을 쓴다고 하면 “야! 기사나 잘 써!” 이런다고요. 이런 내부적인 인식 가지고는 새로운 저널리즘에 뛰어 들기 힘들고, 그와 같은 업무패러다임을 계속 유지하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인터넷 언론과의 경쟁도 힘들 것이라고 봅니다.



그 다음에 포털에 대해 이야기하면 포털에 기사가 유통되는 과정상의 문제인데, 최근에 KBS나 MBC도 뉴스를 네이버나 다음 같은 데서 요구를 하니까 내부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보낼지 말지에 대해서요. 결론적으로 포털에 보내서는 안돼는 게 정상인데,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포털 시장에 대한 구조설계를 기성 매체, 즉 콘텐츠 파는 입장에서 요구를 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를 못했어요. 시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관심이 주류 매체의 기자들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미국 구글(Google) 같은 경우만 해도 기사 제목만 나오고 클릭하면 자기 사이트로 넘어오게 돼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생각 없이 모든 콘텐츠를 넘겼단 말이에요. DB까지. 그런데도 아무런 내부적인 자성이 없었거든요. 지금 포털의 영향력이 커지고 나서야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속성상 그 시스템과 경향이 굳어지면 그것을 되돌리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거기에 매몰될 수밖에 없거든요.



흐름을 돌릴 수가 없다면 이제야말로 주류매체가 시장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합니다. 좀더 동등한 입장에서 거대 유통 업체인 포털과 협상에서 이니셔티브를 잡는 공동의 라인업이 필요합니다.



박성호=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대안 언론이 주류 언론에 대해 비판한 결과 기여한 바도 굉장히 크고, 더 커질 것이고, 언론의 지평도 넓힌다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터넷 언론도 제대로 육성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인터넷 언론이 먹고 살만 하느냐? 비즈니스 모델이 되느냐? 이런 실정은 어떻습니까?





광고의존형 수익구조 탈피 과제

박태견=제가 봤을 때 아직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콘텐츠도 영세성이 상당히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지만 지금 보통 뉴스 전문 매체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상적인 다른 매체의 임금 수준을 주면서 아직도 소위 광고수입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털에 콘텐츠 판매수익 그 정도죠. 어떤 이벤트 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비중이 적어요. 그런 선에서 본다면 정상적인 구성원이 30명 정도가 손익분기점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물론 시장이 더 커지면 광고 단가가 올라가거나 해서 50명 정도까지는 되겠지만, 다른 매체에 비해 너무 수익구조가 영세성을 벗어나기 힘든 구조로 돼 있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지금 중요한데, 특이한 것 우리가 기존의 언론을 비판할 때 광고 의존도가 높아서 콘텐츠 자체도 광고주의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지만, 이런 것이 더 지나면 아마 인터넷 언론도 종류가 다르게 적용이 될 거에요. 광고 의존형 수익구조를 어떻게 탈피하느냐가 제일 큰 고민이고 소위 모바일 등의 여러 가지 콘텐츠를 개발해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그런 노력이 해야 될 것이고 그것은 어떻게 보면 다른 매체도 동일한 성숙 시장에 부딪히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아까 구글 이야기를 하셨지만 지금 뉴스 전문 매체의 최대의 맹점은 클릭이 포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냐면 뉴스 전문 매체가 성장할 수 있는 한계에 스스로 봉착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하루 50만 명이 방문하던 데가 요즘 25만 명으로 줄었는데, 이것을 보면 뉴스에 어떤 신선도가 떨어진 측면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똑같은 뉴스를 포털에서 보기 때문이죠. 옛날에는 해당 언론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보던 사람이 10명 중에 5명이었다면 요즘에는 2명만이 찾아오고 8명은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겁니다. 뉴스 소비 구조가 포털 중심으로 가면서 방문자 숫자가 줄어들어 광고 단가를 올릴 수가 없어요. 그런 자기모순에 빠졌고 이것이 아까 지적하신대로 소위 포털하고 관계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저는 몇 년 전부터 문제제기를 해왔는데, 포털에 공급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왜냐면 포털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뉴스가 확장되기 때문에 과도의 현상으로 포털과 거래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죠. 결국 자기의 무덤을 파는 메커니즘이 됐고,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제가 한 이야기가 ‘구글’식으로 바꾸는 노력을 언론계에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죠.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포털에서 뉴스를 클릭을 했을 때 자사 사이트로 넘어가야 수익구조가 발생하고 그 매체의 영향력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 가가 계산될 수 있어요. 그런데 포털들은 클릭수가 얼마인지 정보를 안줘요. 철저하게 보안하고 있죠. 이런 구조가 바뀌어야 포털 중심으로 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가 근원적으로 풀릴 수 있는 제도적 접근이 될 것 같아요.



최일구=바뀌어야 되는 것이 당연한 명제라고 봐요. 그러나 이제는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요?



박태견=한국형 ‘구글’ 같은 것을 만들자는 시도가 있잖아요.



최일구=소비자 패턴이 포털에서 모든 언론사의 기사를 보는 패턴으로 가고 있거든요.



박태견=저는 그것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 포털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포털에서만 보이고, 원래의 언론사 쪽으로는 안 넘어가는 거죠. 그렇게 되면 상존기관이 점점 스스로 붕괴돼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는 이 구조로 가면 인터넷 전문 매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겼어도 오래 못 갈 것 같아요.



박성호=언론사가 살아야 포털도 살 수가 있지, 이 쪽이 죽으면 포털도 뭐…



박태견=그렇죠. 언론이 죽으면 포털도 자기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거죠. 저급한 뉴스 등으로요.



유용원=샘물 마르듯이 뉴스가 고갈되는 거죠.



박태견=예. 맞습니다. 그래서 이 공생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포털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고 포털은 편리한 공간이잖아요. 그 공간에 콘텐츠 공급하는 쪽과 플랫폼을 가진 쪽이 어떻게 큰 구조적 공존 틀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논의가 시작돼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합니다.



최진순=비즈니스 모델 이야기가 중요한 이슈가 될 텐데요, 인터넷 언론도 비즈니스 모델이 부재한 편이고요. 포털을 떠나서는 힘든 상황이고, 또 광고 중심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이엠뉴스나 조선닷컴이나, 또는 기성 매체가 인터넷 사이트도 사실 수익모델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문제가 굉장히 큰 화두입니다. 신문이나 방송 모두 콘텐츠 만드는 기업인데, 방송 같은 경우만 해도 콘텐츠의 형식이나 내용이 굉장히 다양하고 엔터테인먼트의 성격도 있어 시장에 진입하는 모양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데, 신문은 뉴스 콘텐츠뿐이죠. 그런데 뉴스 콘텐츠를 팔 수 있는 구조 및 소비되는 환경이 현재 포털밖에 없습니다.

포털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포털에서 뉴스가 소비되는 양이 한국사회라고 하는 사회적 총량 구조로 볼 때는 굉장히 큽니다. 뉴스 소비가 아주 많이 일어나는 사회가 우리나라 사회입니다. 그런 뉴스 소비가 일어나는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는 갈수록 죽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콘텐츠 단가를 제대로 못 받았거나 아까 말씀드렸던 협상력이 떨어졌거나, 대포털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세 가지 문제입니다.

우선 포털에 뉴스를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 다시 말해 자사 사이트에 사람들이 방문하도록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포털에 왜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포털은 회원 기반이 많고, 커뮤니티가 잘 설계돼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고 포털에 가면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언제나 볼 수 있도록 돼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를 구독하는 독자가 조선일보 사이트에 가서 자기가 원하는 정보를 언제나 확인할 수 있냐면 아니라는 거죠. 즉, BBC가 자체 만든 콘텐츠를 2007년부터 다운로드 사업으로 진출한다고 합니다. 음악, 동영상 등을 올리는 거죠. 우리나라의 경우 자사가 보유한 콘텐츠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해 왔는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절히 배치해서 유통시킬 수 있도록 준비해 왔는가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만큼 준비와 대응력이 떨어졌다고 봅니다. 그래서 포털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어요. 다시 말해서 뉴스가 소비되는 구조가 포털로 한정돼 있는 이 상황에서 지금 포털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자사가 보유한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데이터베이스(DB)화입니다. DB를 잘 만들어야 합니다. 동영상 라이브러리라고 하는데, 동영상 콘텐츠는 부피가 크고 검색하기도 어려워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이 많은 비용이 듭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 그런데 그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동영상 자료를 볼 수 있도록 말이죠. 내부 투자를 리스크로 생각하지 않는, 이것이 성장 엔진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내부에서 와야 합니다.



그 다음이 자기 브랜드를 키우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프레시안 뉴스를 왜 보러 와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 프레시안 사이트에 있어야 합니다. MBC 아이엠뉴스가 최근에 복고풍 콘텐츠를 만들었잖아요. 80년대 후반 콘텐츠를 더 많이 모아야 합니다. 이것은 독보적인 콘텐츠에요. 아무데서나 확인할 수 없는 콘텐츠죠. 이런 전문성과 독보성,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내부적으로 리스크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는 과정, 설득의 과정이 앞으로는 내부적인 갈등과 충돌의 요소를 내재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넷 언론도 나름대로 브랜드를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기성 매체의 경우에는 포털에 소비구조와 수익구조가 다 가있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부의 리스크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설득시키면서 어떻게 자기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내부조직 혁신을 가져 갈 것인가에 대한 충돌의 기제를 안고 가는 이런 위험성도 같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인터넷 언론의 문제를 이야기 할 때는 결국 자기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함께 병행돼야 합니다.



박성호=기존 매체를 보면 예전에는 신문 기사의 밑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어느 날 인터넷에 들어가 봤더니 이메일과 블로그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를 운영해 보니까 그 느낌들이 꽤 있을 것 같아요. 같은 내용을 신문에 쓸 때하고 인터넷에 글을 쓸 때하고 어떻게 다릅니까? 스타일도 달라질 것 같은데 느낌이 어떻습니까?





 

블로그 운영, 기자 자발 의지 중요

유용원=요즘 각 언론사마다 블로그를 권장을 많이 하고 일을 많이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소위 블로그는 기자들에게 강요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이 정말 재미와 흥미, 보람을 느껴서 스스로 해야지 강제로 시켜서 할 수 있는 사항은 절대 아니에요. 왜냐면 블로그 관리 및 사이트 관리하는 것은 간난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아요. 24시간 신경 써야 하고요. 신문 같이 마감시간 끝나고 편하게 그것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신경 써야 하니까 간난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아요. 자기 집 정원을 관리하는 것과 똑같다는 표현을 하는데,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잡초가 나서 엉망이 돼 피곤한 경우가 되죠. 그래서 정말 기자가 인식을 해야 되요. 내가 신문기자지만 이제 어떠한 신문에 보도되는 내 기사만으로 승부하고 그것으로 내가 기자로서 생명을 유지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거죠. 그 외에 내가 독자 내지 다른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또 있어야 되죠. 그것이 인터넷이든 블로그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면에서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자로서 생명을 더 오래 가져갈 수 있고, 영향을 행사하는데 있어서 신문기사보다 오히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가슴에서 우러나오고 느껴져야 블로그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박성호=회사에서는 권장하는 편입니까?



유용원=대부분 그렇죠. 그래서 인센티브도 주고 그럽니다.



박태견=제가 봤을 때 회사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대목도 있어요. 그런 사고가 얼마 전에도 있었잖아요. 블로그의 글이 과연 그 개인의 글이냐는 것이죠. 블로그의 글이 문제가 됐을 때 회사 책임은 없느냐? 한 예로 얼마 전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글을 썼다가 논란이 됐던 것처럼 회사 입장에서 블로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법적인 문제에 있어서요. 문제가 됐을 때 일반인들은 블로그에 글을 쓴 기자의 소속 회사의 입장으로 받아들이거든요. 지금 블로그 문화가 많이 확산돼 있고, 이미 언론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블로그를 갖고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언론사에 있어서 블로그 내의 콘텐츠를 어디까지 공동책임으로 갈 것인지가 굉장히 큰 과제가 될 겁니다.



유용원=그리고 또 그런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나 개인의 홈페이지가 굉장히 인기가 있어서 나중에 그 기자가 회사를 그만 뒀을 때 그 소유권 문제가 될 것입니다. 아직까지 이슈가 된 적은 없어 명쾌하게 정리가 안돼 있어요.



최일구=기자가 가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박태견=그 회사를 다니면서 받았던 임금과 블로그 서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로 삼을 수가 있는 거죠.



유용원=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를 회사에서 관리를 해 주거든요. 서버도 회사에서 제공하고, 일부는 관리자가 파트타임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최일구=블로그에 관해서 MBC와 같은 경우 크게 활성화가 돼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리포트 나갈 때 이메일 주소가 같이 나가고 있는데, 블로그는 MBC 기자들 중에서 MBC 홈페이지 안에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저를 포함해서 10명 정도고 저희 같은 경우 올 초에 터졌던 구찌백 사건이라는 것이 결국 한 기자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나온 것이었죠. 거기서 문제가 시작이 된 그런 상황이고 그래서 MBC 사내 문화는 블로그에 대해서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에요. 저 같은 경우 타 경쟁방송사나 신문사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 놓고 모니터링을 하는데, 기자 블로그가 있어서 부러워요. 아이엠뉴스를 운영하는 제 입장에서는 블로그도 콘텐츠란 말이에요. 그래서 육성해 보고 싶은데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안 하고, 유용원 기자의 말에 동감하는 게 아이엠뉴스를 매일 해 보니까 이것이 간난아이 기저귀 갈아주듯이 매일 아침 하루만 지나도 먼지가 푹푹 쌓이고, 대소변 싼 것 같아서 이것을 매일매일 갈아줘야 해요. 그러니까 기자들 스스로도 블로그를 만들어 놨지만 콘텐츠가 제대로 공급이 안 되는 문제와 블로그 관리하는 것도 일이다 보니 현재 우리 회사는 블로그가 활성화가 잘 안 되는 상태죠.



유용원=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라는 것이 책과는 다르게 중독성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기자 입장에서 자기 사이트나 블로그가 방문자들이 제법 된다면, 더구나 고정적인 방문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만큼 자기 취재원 확보라든지, 영역의 확장에 좋은 수단이 없어요.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요. 매일 자기 팬이 자기 사이트에 들어와서 만나는 거잖아요. 신문에 매일 기사가 나가는 것은 아니잖아요. 방송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기자입장에서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는 거죠.



최일구=포털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어요. 인터넷이라는 것이 시작이 된 것이 98년 99년 그 정도로 얼마 되지도 않아요. 제가 정보통신부를 출입하면서 제 입으로 인터넷이 뭐고, 사이버 공간이 무엇인지 리포트를 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그 때까지만 해도 인터넷이라는 것은 이른바 정보의 바다였죠.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웹 사이트에 있다는 거죠. 그랬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기존 언론을 먹어 삼키는 공룡으로 탈바꿈했어요. 이른바 언론고시를 거쳐서 기존 매체의 기자로 첫발을 내딛은 기자들이 생산해 낸 콘텐츠가 어느 날 갑자기 포털에 one of them 식의 콘텐츠로 전락하는 상황이 돼버렸죠. 이러다 보니까 온?오프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포털을 위한 프로그램 프로바이더로 전락해 버린 상황이 된 겁니다.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런 상황을 한국적 포털주의라고 하고 싶은데, 제 옆방에 후지TV 서울 지사가 있어요. 거기 특파원하고 저녁을 먹으며 얘기하다가 “너희 나라 포털하고 관계는 어떻게 하냐?”라고 물었어요. 자기네들은 일절 없대요. 심지어 일본은 광고주와의 문제가 있어서 자기네 뉴스데스크 다시보기도 자기 홈페이지에서 전량으로 올려놓지를 않는대요. 광고주가 반대를 한다고 합니다.



박태견=그리고 일본 포털에 들어가보면 뉴스도 전문을 안 실어요. 한 두 문장 정도만 실어요. 자사 홈페이지도 마찬가지에요. 잡지 같은 경우는 과월호만 싣지 이번 호는 제목만 실어요. 기존 언론들이 그런 식으로 콘텐츠를 방어 하면서 포털하고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합니다.





공영방송의 포털 뉴스제공 바람직한가

최일구=외국 갔다 오신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미국과 유럽도 그렇지 않는다고 해요. 오로지 우리가 유신시절에 한국적 민주주의를 부르짖은 것 마냥 한국적 포털주의가 아닌가 합니다. 상당히 개탄스러운 상황입니다. 더구나 9월 21일부터 KBS가 네이버와 월 얼마의 전재료를 받으면서 9시뉴스, 2TV 8시 뉴스, 아침뉴스 이 세 가지를 전재하는데, 시청료를 받는 회사에서 국민의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에서 네이버에 전재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한국적 포털주의의 장점도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공영방송이 포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학계에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BBC, NHK가 포털에 기사를 다 주는 예가 있냐는 거죠.





인터넷상의 ‘정보조작’ 가능성 상존

박태견=포털에 보면 맛 집 정보가 있잖아요. 그 정보를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어요. 포털에서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 네티즌의 추천을 받는 시스템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요즘 대부분의 음식점 주인들이 그런 메커니즘을 알아서 자기 음식점을 올리면서 별 5개를 주는 식으로 만들고 있어요. 그러면 지금 거기에 음식점 정보가 수백만 개가 떠 있는데, 그 크레디트가 있을까요? 그 크레디트 같은 것을 과연 누가 만들어 주느냐도 문제가 되죠. 그 문제에 봉착을 하는데, 예를 들어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공간이어서 가능하죠. 그런 면에서 보면 외국의 경우는 음식점 랭킹을 매기는 매체들이 있어요. 그것도 상대방이 모르게 변장을 하고 들어가서 객관적으로 체크포인트를 매겨 점수를 주고 있죠. 그래서 레벨을 결정합니다. 레벨이 오르락내리락 하죠. 그런 전문적이면서 권위 있는 집단이 존재해야만 그런 문제가 풀리는 것 같아요. 그 무성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콘텐츠를 공급하는 공급자들이 자기만의 노하우와 권위를 확보해야만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살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이미 형성된 정보의 바다를 막을 수 없어요. 한국은, 아까 한국적 포털주의라고 말씀 잘 하셨는데, 초기에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을 잘못 심어 버린 거예요. 그렇게 되면서 사실상 역전시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죠. 그런 식으로 점점 가고 또 이것이 뉴스는 공짜라는 것이 기존 매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문들이 죽어가게 만드는 것 중에 인터넷의 실시간성 등과 충돌을 하지만 또 하나는 뉴스는 공짜라는 개념이 점점 모든 것을 돈으로 받는 즉 시청료를 받건, 구독료를 받건 그 쪽에 치명적인 것으로 작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매체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문제에요. 저는 보통 인터넷 전문매체도 똑같은 구조에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를 봤을 때, 그 매체만이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 언론사만 갖고 있는 특장을 만들어 브랜드화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거대한 시대에 생존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성호=제가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는데, 방송이든 신문이든 인터넷을 통해서 타 언론사의 정보를 금방 흡수할 수가 있어요. 발로 뛰는 기자가 줄어드는 것 같고, 취재지시를 하면 무조건 포털부터 찾아봐요. 그러다 보니까 어느 매체에서 오보가 나오면 그 오보가 계속 확장이 됩니다. 이것 상당히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박태견=재미있는 것은 며칠 전에 삼성에서 제2 반도체 단지를 만든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초기에 3백30억 달러를 3백3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보도가 됐어요. 이게 그날 저녁 제가 퇴근하면서 들었는데 뉴스, 라디오 방송까지 3백30만 달러로 나왔어요. 고쳐지는 데 한참 걸리더라고요. 몇 시간 지나고 9시 뉴스에 3백30억 달러로 나오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최일구=저는 포털의 권력화가 문제라고 봐요. 포털이 공룡이 되다 보니까 서서히 권력화되고 자기들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어요.



박성호=제가 질문한 것은 기자들이 온이든 오프든 검증시스템에 있어서 철저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거죠. 대충 엮어서 와요.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어디가 이상한지 알려면 인터넷에 들어가서 봐야 돼요. 가끔 아찔아찔해요.



박태견=특히 기사를 보면 틀린 것이 많아요. 경제기사를 보면 하나 삐딱하게 해서 숫자를 잘못 읽으면 엉뚱한 기사가 나오거든요. 그런 오보가 증폭돼서 전달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아까 인터넷 매체의 연륜이 필요하다는 것이 뭐냐면 어떤 경제 뉴스를 보려면 최소한 10년 정도 그 분야를 집중적으로 관찰한 사람만이 보이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1년 해가지고 보는 부분하고 10년 해서 보는 부분이 큰 차이가 있거든요. 아직 그런 성숙도 단계에서 본다면 순수 인터넷 매체들이 그게 부족한 부분이 있죠.



인터넷 매체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큰 공간에서 보더라도 설익은 정보나 잘못된 시각들이 진실처럼 떠도는 경우가 많아요. 그것은 언론매체 종사자 전체 질의 문제와 연관됩니다. 옛날 같은 경우 그 신문 한 부서에서만으로 한정되는데, 이것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으로 퍼지면 오보가 어떤 때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어요. 얼마 전 주성영 의원 건도 주성영 의원이 처음에 한 발언과 검사가 한 발언이 있는데, 처음 뉴스에는 주성영 한 사람의 인용으로 보도됐어요. 주성영 의원이 음담패설 다하고, 욕한 것처럼 초기의 뉴스에 보도됐는데 나중에 조사해보니까 이것은 주성영 의원이 한 것이고, 성적 모욕감을 준 것은 검사가 한 것으로 나왔죠. 초기의 뉴스들이 돌아다닐 때는 한 사람이 한 것으로 됐고, 그게 뉴스가 되니까 그것을 중심으로 며칠 동안 엄청 보도되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가 에너지가 넘치는 사회라서 일어나는 현상인데,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법적인 제제를 통해서 혹은 시장이 그렇게 작동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많이 깨져보고, 그것 때문에 문도 닫고 그런 것들이 축적돼서 ‘하나 잘못하면 문을 닫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제가 삼성 법무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법무팀이 만들어진 이유가 이건희 회장이 외국의 어떤 CEO를 만났는데, “당신들 회사에 변호사가 몇 명이죠?”라고 묻더랍니다. “몇 십 명 있습니다” 그랬더니 “아 그 수로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느냐?”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자기 회사가 당한 경험을 이야기 해줬답니다. 해외 어디에 갔더니 그 나라 법을 몰라서 많은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였대요. 그래서 삼성 정도의 세계적인 그룹이라면 세계의 모든 법과 관습과 부딪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법무팀 강화하라는 조언을 했답니다. 이건희 회장이 돌아와서 전세계 대기업을 조사해보니 다 그렇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삼성 정도는 5백 명 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서 법무팀을 만들고 계속 늘이고 있어요. 물론 그 중에 보면 정치적으로 정치권과 결속해 문제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법이라는 것에 대해서 삼성이라는 기업도 몇 십 년 동안 거의 인식을 안 할 정도로 우리사회에서 법이라는 부분이 굉장히 약해요. 이제 그 부분이 계속 충돌을 하면서 법 때문에 망하는 회사도 나오고 언론도 나올 거예요. 이런 상황이 돼야지 시장의 힘에 의해서 조심을 하게 되는 겁니다.



박성호=연륜 있는 선배들이 그런 부분을 인식을 하고 후배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널리스트 경쟁력은 ‘콘텐츠의 질’

최진순=뉴미디어·인터넷 환경 자체가 속보나 특종의 경쟁 시대가 자꾸 원인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미국이나 영국 저널리스트들의 매체 사이트를 가보면 웹 사이트 특성을 고려한 탐사, 심층 보도 사이트가 굉장히 많습니다.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가 만든 실종과 관련된 사이트가 있어요. 미국인들이 한 해에 수만 명 실종이 되는데, 아주 넓은 땅을 찾아다니면서 실종과 관련된 뉴스를 다뤄요. 그래서 실종자 가족들 인터뷰하고, 또 현장 지도, 수사 증거 자료도 다 올립니다. 그러니까 독보적인 사이트가 됐습니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물론 시간, 분, 초를 다투는 환경임에는 틀림없지만 매체와 저널리스트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역시 콘텐츠의 질에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잘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또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포털 이야기도 많이 하고 기성 매체의 시각에서 문제점과 부작용을 말씀드렸는데, 블로그 같은 새로운 매체 환경의 증가랄지 영향력의 확대는 우리사회의 워치독이 증가했다는 반증입니다. 기성 매체가 제한적인 공간에서 늘 정보를 일방적으로 다루던 종전의 시대가 마감이 됐습니다. 그런 현재의 워치독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던 수용자 자신이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과거에는 그냥 받았는데 이제는 지식대중으로서 변환되고 있고 늘 소통하고자 합니다. 자기만 정보를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만든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려고 하는데 특히 기자들하고 소통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그 기자들이 보이질 않는다는 거죠. 자기가 워치독이 되고 지식대중이 되는데 언제든지 고급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죠. 아이러니컬한 이야기지만 기성 매체와 언제든 연대하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데 그런 기자들이 보이질 않는다는 겁니다. 유용원 기자의 홈페이지나 최일구 앵커가 하고 계신 홈페이지도 마찬가지인데 과연 이용자하고 어느 정도 소통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고민하는 시점이 됐습니다. 그런 워치독이 된 지식대중하고 소통하는 것에 대한 시사점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한 가지는 현장을 전하는 인터넷 언론의 부작용을 말씀을 하셨는데,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 하면 인터넷 언론이라고 하는 것은 현장 분위기를 보다 밀착해서 전달하는 겁니다. 인터넷이라고 하는 속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매체라고 보거든요. 그 점에서 종전의 매체들은 자기들의 공표되지 않은 룰에 의해서 정치와 유권자들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형성한 정보들만 전달을 했지만, 인터넷 언론은 현장에 아주 충실합니다. 그래서 정치인이랄지 우리가 아는 스타들을 대중의 일상으로 편입시켰어요. 그런 저널리즘이 왜 각광받는가? 우리 기성 매체와 종사자들의 틀에 박힌 저널리즘에 동조해 왔다고 봅니다. 새로운 환경이면 그에 맞는 저널리즘을 표현해 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하거든요. 이런 기성 매체나 저널리스트들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시기죠.



끝으로 포털이나 다른 언론, 그리고 뉴욕타임스나 BBC, 워싱턴 포스트 등등의 새로운 뉴미디어 패턴들에 대해서 벤치마킹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매체들은 포털이나 새로운 유통 시장에 콘텐츠를 안 팔아도 될만큼 유료화 모델을 적용하고 독자들에게 자기 브랜드를 알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끝말은 기성매체와 기성 저널리스트가 군림하는 시대가 종식된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제는 보다 실제적인 혁신의 프로그램이 내부적으로 마련돼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리=이대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