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률 세계3위' 보도는 오보

통계청 "정정 요구했으나 대부분 무관심"

최근 각 언론에 보도된 ‘결혼 대비 이혼율 47%’ 관련 기사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으로 산출된 통계를 인용한 사실상의 오보로 드러났다.

지난달 28, 29일 대부분의 언론들은 복지부가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하여 우리나라의 결혼 대비 이혼율이 47.4%로 세계 3위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경향신문과 문화일보 등은“이대로라면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을 웃돌고 50% 이상의 높은 이혼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복지부 보고서를 그대로 인용보도 했다. 또 조선일보도 29일자 뉴스브리핑에 비슷한 내용의 관련기사를 실은 이후 1월 6일자 ‘이규태 코너’에 다시 한번 잘못된 자료를 인용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경제는 29일자 39면에 ‘한국 100쌍 중 47쌍 갈라선다/ 이혼율 세계최고 임박’이란 기사를 실었으나, 같은 날 8면 박성희 논설위원의 ‘천자칼럼’에서는 “‘조이혼율’ 대신 ‘결혼대비’ 이혼율을 사용하는 것이 마치 이 땅 부부 둘 중 하나가 돌아선다는 식의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통계의 파장은 간단치 않다”며 질타하는 등 동일한 날에 서로 다른 내용의 기사를 다루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기사는 해당연도에 결혼한 부부의 수와 연도와 상관없이 결혼했던 부부들이 2002년도에 이혼한 수만을 단순 비교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이혼율이 100%를 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어 잘못된 해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통계청 인구분석과 황희봉 사무관은 “이러한 문제 때문에 OECD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이런 방식의 통계를 쓰지 않으며 현재는 당해연도 총 이혼건수를 같은 기간 총인구로 나누어 계산한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을 작성해서 발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조이혼율은 3.0 이며 미국 4.0, 일본 2.3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또 “몇몇 언론사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확한 정보와 함께 정정을 요구했으나 한국경제의 독자란을 제외하고는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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