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테이지에 인수된 뒤 뉴스 플랫폼으로서 변화를 두고 언론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온 포털 다음(Daum)이 언론과 상생을 목표로 한 여러 정책 방향을 새로 공개하고 나섰다.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위한 ‘고정 전재료’ 도입,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뉴스 인용량에 따른 신규 비용 지급’, 언론과 ‘AI 데이터 API 사업 협업’을 통한 수익 창출 등이 대표적이다.
다음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내년 서비스 개편 방향과 주요 정책을 소개하는 ‘다음 미디어데이 2026’을 개최했다. 5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카카오로부터 다음 운영사를 인수한 뒤 다음은 포털 관련 여러 변화를 추진해 왔는데 이날 행사는 언론사와 맞물린 뉴스 서비스 주요 정책과 변화의 청사진이 설명된 자리였다.
특히 다음은 “AI 시대 함께 성장하는 ‘상생 2.0: 로드(R.O.A.D) 프로그램’을 제안한다”며 언론과의 상생을 강조했고, 이 같은 맥락에서 전재료 정책을 언급했다. 임광욱 다음 미디어부문장은 이날 발표에서 “기존 (뉴스) 서비스의 트래픽이 줄어들고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에도 이 부분을 더 안정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정비 형태의 전재료 모델이 유지되어야 된다고 저희는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년 갱신하던 제휴 계약을 2년으로 늘려 “파트너십의 지속성을 담보”하고, 올해 기준의 “제휴 예산을 확실하게 확보해 시장 환경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인 상생을 실천”한다는 방침이 공언됐다. 기존 다음과 제휴 계약에 따른 수익 지급은 ‘전재료’ 또는 ‘수익 배분(R/S)’ 방식이 섞여 있었는데 ‘고정 전재료 지급’을 일괄 기준으로 삼는다. “트래픽이 줄면 R/S 모델에 따른 수익도 자연스럽게 줄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수익 배분’ 형태로 비용을 받던 매체도 고정비를 받도록 전환된다.
이런 전환 시 기준, 비용감소 우려에 대해 임 부문장은 “개별 언론사의 사정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논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는 하다. 지난 1년 간 매출 등에 기반해 상의하게 될 것이고 그 부분에서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외부에서 진입하는 뉴스 크롤러, AI 에이전트에 대한 ‘전면 제한’ 방향도 공유됐다. 앞서 뉴스 카테고리 등에 다음이 ‘봇 정책’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아 빅테크 등의 봇이 다음을 통해 국내 뉴스에 무단으로 접근하고 다음이 언론사 트래픽을 빼앗아간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데이터 유출 지적까지 이어져온 터 이번에 검색 색인 크롤러, AI 검색 크롤러, AI 학습 크롤러, AI 답변 에이전트 등을 전면 차단하는 조치가 나왔다.
임 부문장은 “꽤 많은 언론사들을 통해 요청을 받은 내용인데 사실 저희가 조직의 큰 변화 때문에 많은 부분을 깊이 상의하기 힘든 구조였던 게 사실”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마도 구글을 통한 유입이 언론사들에게 더 가지 않을까, 이런 측면에서 일종의 유익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인용 비용 지급’ 신설… 언론에 ‘데이터 API 사업 제안’도
무엇보다 다음은 이날 AI에 따른 미디어 환경 변화 등과 관련해 언론에 새로 수익을 지급하는 뉴스정책을 밝혔다. ‘제로클릭’이 심화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 부재’의 상황에서 별도 예산을 책정해 언론사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론 향후 다음 검색에 더 적극 도입될 ‘AI 요약’에서 ‘AI의 인용 사용량’을 측정해 지급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연 20억원 예산을 책정하고 ‘서비스 참여 의사’나 ‘데이터 활용 동의’를 한 매체에 대해 분기 단위로 기여도에 따라 금액을 분배한다는 구상이다.
임 부문장은 “저희가 가장 큰 고민을 하고 심사숙고한 제도다. 사실 저희보다 훨씬 규모가 큰 플랫폼, 해외 빅테크도 하지 않는 부분들을 저희가 먼저 시행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 내부 고민이 상당히 많았다”며 “더 나은 파트너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저희가 고민하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선은 가장 심플한 방식을 채택했는데, AI가 인용을 하면 사용량을 측정하고 별도 책정한 예산을 사용량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AI 데이터 API’ 신규 비즈니스 사업도 언론에 제안했다. 봇으로 인한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매출로는 연결되지 않고 언론사 등에 서버 비용 부담 등만 안기고 데이터 유출 위험까지 나오는 현실에서 다음은 ‘해외 데이터 인프라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언론사들에 “이 시장을 함께 키워, 함께 나누는 비즈니스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는 다음으로 전송되는 뉴스 관련 데이터의 가치를 키워 수익을 나누는 방향을 전제한다. 해외 AI 스타트업 사례를 통해 단순 콘텐츠의 경우 1000콜당 가격이 1달러지만 가공 결과에 따라 2000달러까지 가치가 늘어나는 예를 들었다. 사업은 언론사들의 데이터 API 비즈니스 참여 동의를 출발점으로 한다. 이후 다음이 AI 정제 기술 및 고도화된 검색 기술로 고도화된 데이터로 가공해 '단순 검색 패키지', '본문 활용 패키지', '데이터 학습 패키지' 등 상품화를 한다. 이를 외부에 판매하되 가공 비용을 제외한 후 정산을 하는 식인데 예시로는 순수익에 대한 7대 3 셰어가 제시됐다.
다음은 축적된 미디어와 검색 기술로 이 같은 작업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 부문장은 “이런 부분이 국내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한 곳이 두 곳인데 그중 하나가 다음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다양한 기업, AI 스타트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상당한 요청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추가로 업스테이지의 ‘뉴스룸 특화 솔루션’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교열과 번역, 요약, AI 검색 등이 대표적인데 과거 업스테이지는 조선일보와 미디어 특화 생성형 AI 공동 개발 협약을 맺고 언론 관련 서비스 개발에 참여한 바 있다.
“미디어 파트너들 다음에 중요… 뉴스 소비 늘리려 노력 중”
이날 첫 세션에서 이건수 다음 대표는 포털 다음의 검색 서비스 변화와 맞물려 뉴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일반 검색’과 향후 적극 도입할 ‘AI 모드’, ‘콘텐츠와 서비스’ 등 세 축에서 AI를 적극 도입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다음이 10월 선보일 예정인 AI의 맞춤형 개인화 콘텐츠 추천과 관련해서 “뉴스 및 콘텐츠를 바탕으로 관심사를 축적”한다. 고도화된 추천과 사용자 요청에 바로 반응하는 ‘MY 피드’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추천에 대한 지시사항은 따로 저장해 관심사를 지속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날 기사 페이지에 추가 질문이 가능한 ‘AI 버튼’ 배치가 언급되기도 했다. 개인화 추천으로 콘텐츠 소비를 유발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게 큰 틀이다.
이 대표는 “다음에서도 뉴스 소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도 있고, 어떤 구조적인 변화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AI를 적극 활용해 더 많은 사용자가 쓸 수 있도록, 턴 어라운드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미디어 파트너들이 다음으로선 중요하고 (이에) 뉴스 소비 역시 많이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새로 태어나는 다음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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