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정상화, 오직 방미통위만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감사원 '尹정부 YTN 지분매각 부당 개입' 확인에도 방미통위 침묵
언론노조 등 16일 과천청사 앞 기자회견…"대체 뭐가 더 필요한가"
“감사원도 확인했다! 방미통위 결단하라!”, “불법매각 드러났다! 유진퇴출 의결하라!”
감사원이 최근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대통령실이 YTN 지분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파장이 인 가운데 16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구 방통위)가 있는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인 언론인들이 이같이 외쳤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YTN지부 등이 감사 결과가 나온 뒤 방미통위의 유진그룹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감사원 감사로 윤석열 정권의 불법개입이 확인된 만큼 방미통위도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더는 감사원 감사나 경찰·공수처 수사,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 등을 기다려야 한다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YTN 지분 매각 과정의 위법행위를 적발해 책임자를 처벌하는 게 감사와 수사의 영역이라면, 내란 정권의 방송장악을 위해 위법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YTN 유진강점기를 종식시키고,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복원해야 하는 건 방미통위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전준형 YTN지부장은 이날 “국회는 유진그룹이 망가뜨린 YTN의 공정방송 제도를 회복하기 위해 방송법을 개정하는 입법 활동을 했다. 사장추천위원회와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의무화했다. 법원은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이 무효라며 YTN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취소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감사원은 YTN 지분매각 과정의 불법 행정을 감사해 그 내용을 공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과 공수처는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며 “오직 방미통위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미통위가 이렇게 책임과 권한을 회피한 채 YTN 사태를 방치한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러라고 방통위를 없애고 새롭게 출범시킨 조직이 아니다”라며 “방미통위 위원들에게 경고한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에게도 강력히 요구한다. YTN 사태를 책임질 의지가 없다면 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라. YTN 구성원들은 방미통위가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14일 감사원이 공개한 ‘공공기관 자산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는 2023년 당시 YTN 대주주이던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지분매각을 추진하며 합산 지분 30.95% 중 29.99%만 매각하는 공동매각협약을 체결했지만 정부 개입으로 번복된 사실이 담겼다. 방송법상 대기업의 방송사 지분 30% 초과 소유가 제한되므로 대기업 등의 입찰 참여를 막지 않고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지만, 결국 협약내용을 바꿔 입찰공고를 냈다.
이동관 당시 방통위원장은 두 기관 소관부처인 산업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YTN 지분 전량 매각 방침을 공문으로 전했고, 강경성 전 산업부 차관은 공기업 책임자들을 불러 이 같은 지시·요구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입 정황도 드러났다. 강 전 차관은 당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과 통화에서 “지분 전량 매각이 방통위의 확고한 입장이고, 방통위가 이와 관련한 공문을 산업부와 농림부에 보낼 예정”이란 말을 듣고 정부 방침으로 확신했다고 진술했다.
방미통위는 지난해 11월,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의 절차적 문제를 들어 유진이엔티의 YTN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취소한다는 1심 판결 뒤 후속조치를 논의해왔다. 다만 수개월 째 숙의만 이어지고 결단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감사 결과가 나오며 재차 방미통위의 의결을 촉구하는 맥락에서 이날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참석한 언론단체 관계자들은 ‘매각방식’과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절차를 아울러 당시 방통위가 월권 또는 부당 개입으로 YTN 민영화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미통위 전체회의에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통매각 지시에 대한 추가적 사실관계가 나오면 재량권 일탈 남용이라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것이 밝혀졌다. 방미통위에 묻고 싶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방미통위 위원들이 당시로 되돌아간다 생각해 보라. 공정한 심사자여야 할 방통위원장이 매각 과정에 개입하고 그 과정에서 유진은 특혜를 입었는데, 매각 과정을 승인했겠나. 더욱이 유진은 보도 공정성, 독립성과 관련해 기존의 단체협약을 준수하겠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그걸 알았다면 유진의 최다액출자자 자격을 승인했겠나”라고 했다.
김현식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는 “방통위는 인수자가 정해진 뒤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공익성, 실현 가능성, 사회적 신용과 재정 능력, 시청자 권익보호 등을 심사하면 될 일이었는데, 자신의 권한을 넘어 YTN 지분매각 방식 자체에 개입했다. 바로 이 점이 감사 결과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방송의 소유 구조를 감독하고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심사해야 할 방통위가 오히려 YTN 상용화를 위한 지분 매각 과정에 개입했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사업자의 범위까지 좁혔다. YTN의 공공성을,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켜야 할 기관이 불법 강제 매각을 견제하기는커녕 그 과정에 직접 가담한 것”이라며 “김종철 위원장과 방미통위에 강력히 촉구한다.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YTN 정상화를 위한 결단에 나서라”고 했다.
이날 다른 언론사 노조 등에서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대 발언을 했다. 김성관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과거 방통위의 잘못된 행정으로 YTN의 공공성이 훼손되었다면 그것을 지금 당장 바로잡는 것이 방미통위의 마땅한 책무다. 더 이상의 숙고는 신중함이 아니다. 결정을 미루는 이 순간에도 잘못된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며 “YTN이 자본과 권력의 소나기에서 벗어난 온전한 보도전문채널로 다시 우뚝 서는 그날까지 우리도 끝까지 연대하며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감사원 감사를 통해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의 부당한 개입까지 추가로 확인됐다. 진실이 부족한가. 법적 근거가 부족한가. 아니면 바로 잡을 의지가 부족한가”라며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을 바로잡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방미통위가 또다시 검토와 숙의만 반복한다면 과거 방통위와 무엇이 다른가. 솔직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YTN에는 자본을 들이밀었고, TBS엔 예산 중단이란 칼을 휘둘렀다. 방식은 달라도 공영방송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며 “저희 요구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이 부당하게 무너뜨린 공영방송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으라는 거다. YTN 구성원들이 땀과 눈물로 이어온 투쟁을 결코 헛되게 만들지 말라. TBS지부도 YTN지부와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