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 MBC 사장 임명… 국민추천위 거친 첫 사례

14일 임시주총서 최종 선임
이 사장 "정치권 행보 않을 것"

  • 페이스북
  • 트위치

이성주 신임 MBC 사장이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MBC는 14일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성주 내정자를 사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앞서 13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성주 iMBC 이사와 전동건 전 울산MBC 사장 등 사장 후보 2인을 공개 면접한 후, 투표에서 재적 이사 11명 중 7명 이상의 표를 얻은 이 후보자를 MBC 사장에 내정했다.

이성주 MBC 신임 사장이 앞서 12일 MBC 사장 후보 국민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방문진 제공

1995년 MBC 기자로 입사한 이성주 사장은 2013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 2020년 미디어기획국장을 지낸 후 2024년부터 iMBC 경영이사로 일해 왔다.


이 사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독립성 강화를 골자로 개정된 방송3법(방송법·방문진법·EBS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선출된 수장이다. 이사 수를 늘리고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개정 방문진법에 따라 새로 출범한 방문진 이사회는 7월 첫 회의부터 MBC 사장 선임 절차를 논의하며 속도를 냈다. MBC 사장의 경우 올 2월 임기가 이미 끝났으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방송3법 하위법령 제정이 늦어져 새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마저 지연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MBC 사장 선임은 4단계의 검증 절차를 거쳤다. 총 20명의 MBC 내·외부 인사가 지원했던 이번 MBC 사장 공모에서 방문진은 서류심사(8명으로 압축), 면접심사(4명 압축), 최종 공개면접 등을 진행했다. 이에 더해 150명의 시민이 4명의 MBC 사장 후보를 공개 평가해 최종 후보 2인을 선발하는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심사도 처음 시행됐다. 개정 방문진법은 사장 선출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의무화했다.


이 사장은 내정자로 선발된 13일 “기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얼마나 무거운 자리인지 알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방송3법 개정 후 첫 공영방송 사장으로 내정된 의미에 대해선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게 법 개정 취지였다. 그 취지에 따라 방문진 이사들이 선정됐고, 국민추천위원단이 가동됐다”며 “이렇게 뽑힌 사장이 훌륭한 사람이어야 하고 MBC를 위기에서 잘 대처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뽑힌 과정만큼이나 의미 있는 사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14일 신임 사장 관련 성명을 내어 “처음으로 국민 참여를 법적으로 보장한 절차 속에서 시민들이 숙의하며 던진 질문에 성실히 답변한 후보자들을 통해 MBC가 지켜야 할 공적 가치와 미래 경영 비전을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사장 선임 과정의 의미를 짚었다.


이 사장에 대해선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 MBC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을 때 ‘팩트가 확인되면 보도한다’는 원칙을 밝힌 점, ‘사장직을 마친 이후 결코 정치권으로의 행보를 보이지 않겠다’고 단언한 대목은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자세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역계열사 사장 러닝메이트 공모제 도입 등 일부 공약에 대해선 “‘지역사 통폐합’의 수순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논의의 첫 단계부터 반드시 노조와 협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선 현직 임원 프리미엄이 발휘되지 못했고, 당초 언급됐던 유력 후보들도 일찌감치 낙마하는 등 의외라는 내부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생중계로 전환된 국민추천위 회의, 방문진 최종면접을 지켜보며 구성원 대부분은 평가 결과에 사실상 이견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방문진 이사장 선출 과정부터 ‘정치적 후견주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 방문진이 정치권에서 사실상 내정한 인사를 연장자란 관례에 따라 이사장으로 호선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방문진은 이사장 후보들의 정견 발표와 투표를 거쳐 강형철 이사장을 선출한 바 있다.


다만 방송3법 시행부터 이사회 구성, 신임 사장 선임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우선 이번 사장 내정자 선발까지 방문진의 모든 절차와 결정은 국민의힘 추천 몫 이사 2인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오태규 이사의 결격 논란도 있었다.


사장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다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8일 성명을 내어 “국민추천위만 법제화됐을 뿐, 후보를 압축하는 핵심 권한은 여전히 방문진에 집중돼 있다. 방문진은 후보 압축 과정과 평가 결과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며 “MBC에서 만들어진 방식은 뒤이을 KBS·EBS 사장 선임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선정 결과만 공개하는 후보 압축을 관행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