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장윤기 수사 의혹' 보도,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속 경찰 조직 신뢰성 문제 제기

[제43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후기

제431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에는 기자의 집요함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6월 지방선거로 정치 분야에 집중됐던 취재가 우리 사회 곳곳의 문제를 향해 확장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작이 쏟아졌다.

취재보도1부문의 수상작인 SBS의 <장윤기 사건 수사 은폐·축소 의혹> 보도는 초동수사 단계부터 피의자 장윤기 측과 일부 경찰이 모의한 정황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연속보도는 당초 ‘묻지마 살인’에 맞춰졌던 이 사건에 대한 초점을 치밀한 계획에 의한 ‘강간 살인’으로 옮겨놓았다. 나아가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논란 속에서 주목받던 경찰 조직의 신뢰성을 흔들 만큼 파급력이 컸다. 심사위원들은 향후 검찰 수사권 전면 국면에도 두고두고 소환될 만한 이 작품의 생명력에 주목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제주CBS의 <제주 유명 아파트 게이트 의혹> 보도는 소규모 아파트 미분양 사태의 이면을 들여다본 기자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지역 유력 시행사의 소규모 분양사기 의혹에서 시작해 제주 정치권과의 결탁 의혹을 무게감 있게 추적해 깊이를 더했다. 골프, 룸살롱 등 은밀한 로비 현장의 한복판을 생생하게 드러낸 취재력도 인상적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이 보도의 영향력이 제주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파이낸셜뉴스의 <대통령의 근저당 매도> 보도는 대다수 언론사들의 후속 취재를 이끌어낼 만큼 파급력이 컸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던 상황에서 확인된 국가 최고 권력자의 이례적인 부동산 거래 방식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일거수일투족이 지닌 무게감을 고려할 때 경제보도 수상작으로서 충분한 가치와 당위성을 입증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신문의 <외국 청춘에게 날아든 돌봄청구서> 보도는 마라톤을 연상케 했다. 한겨레21 표지 이야기로 소개된 이 보도는 정부가 부족한 돌봄 인력을 메우기 위해 도입한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제도의 허점을 긴 호흡으로 파헤쳤다. 유학생 유치부터 학위 과정, 자격 취득, 취업까지 전 과정을 짚어낸 보도는 초고령사회의 돌봄 과제를 타국의 청년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부끄러운 진실을 직시하게 했다. 심사 과정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매서운 비판과 함께, 이를 알고도 외면해 온 우리 사회의 부끄러움에 대한 깊은 공감과 자성이 이어졌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민선 9기 공약 공개 프로젝트>는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이름 아래 경기일보·광주일보·영남일보·충청투데이가 함께 공들인 작품이다. 선거가 끝나면 잊히기 십상인 전국 지방의원 공약을 한곳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직접 구축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재정과 인력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한 지역 언론이 권역을 넘어선 연대와 치밀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점 또한 심사위원회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창원의 <끝나지 않은 세금잔치 어촌뉴딜> 보도는 2019년 시작된 어촌뉴딜300 사업의 부실한 운영을 고발했다. 3회에 걸친 집중 보도는 지역당 최소 100억원 이상, 전국적으로 약 3조원이라는 혈세가 투입된 국가 사업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고발했다. 보도는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 치밀한 기획 없이 예산부터 집행하고 본 전형적인 ‘묻지마 사업’의 폐해를 입증했다. 해당 사업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막대한 혈세만 투입하는 ‘묻지마 사업’의 전형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했다. 국가 예산의 책임성을 일깨우고 지역 저널리즘의 진가를 보여준 수작이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인 서울신문 <野 문체위원, 정몽규에 “더 배려해야 하는데… 송구합니다”> 보도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치러진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국회 청문회의 실효성에 커다란 의문을 던졌다. 국민적 지탄 속에서도 철옹성처럼 견고한 거대 조직을 지탱해 온 안팎의 권력 관계를 단 한 장의 찰나로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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