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전, 6월11일에 열린 헤럴드경제 기자협회 총회에선 특파원 부재가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헤경 기자협회는 이날 특파원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발표하고, 헤경이 왜 특파원을 파견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 기자는 “매년 기자협회 총회에서 특파원 문제를 논의했지만, 정식 안건으로 올라온 것은 처음이었다”면서 “기자들 사이에선 그만큼 특파원에 대한 갈망이 높다”고 했다.
헤경의 특파원 부재는 10년이 넘었다. 2014년 10월31일 베이징 특파원이 귀임하고 12년째 특파원 파견이 중단됐다. 특파원 파견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중흥그룹이 헤경을 인수한 이후인 2020년 7월 뉴욕특파원 모집 공고를 냈으나 자격을 충족하는 지원자가 없어 선발하지 못했고 이후 특파원 부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간 연차 B 기자는 “언론사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특파원이 10년 넘게 없는 것에 대한 자성이 젊은 기자들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주요 경제지 중에서 특파원을 파견 못한 언론사는 헤경이 유일하다. 헤경보다 늦게 창간한 파이낸셜뉴스는 뉴욕과 도쿄, 하노이에 특파원을 두고 있고, 아시아경제는 뉴욕 특파원에 더해 6개월 단기 특파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 실리콘밸리, 중국 베이징에 특파원을 두고 있는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근속 5년 이상 10년 이하 기자들을 대상으로 1년짜리 해외연수 제도를 신설했다.
특파원에 대한 목마름은 기자 설문조사로 드러난다. 헤경 기자협회가 5월18~31일 기자들 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파원 관련 설문조사에서 94.2%가 ‘특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파원 필요 이유로는 49%가 ‘기자 개인의 경험 축적, 역량 강화 및 동기부여’를, 38.8%가 ‘정부, 기업, 대사관 등 현지 취재원과 네트워크 구축’을 꼽았다. 특파원 역할을 묻는 질문엔 ‘현지 유력 인사 및 네트워크 관리’가 46.2%로 가장 많았고, ‘현장 르포 및 인터뷰, 기획기사 발굴’(30.8%), ‘국내외 주요 이슈에 대한 실시간 대응 및 모니터링’(19.2%) 순이었다.
기협 총회가 석 달이 지났지만, 특파원 파견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A 기자는 “‘특파원 1명 보내는 데 2~3억원이 든다. 국제 기사는 외신 보고 쓰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면서 “언론사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특파원을 비용 측면으로 보는 언론사가 ‘일류’로 나아갈 수 있겠나. ‘이류’, ‘삼류’에 머물고 만족하는 태도에 기자들이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C 기자는 “경영진이 특파원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했다.
회사 쪽은 특파원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럴드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기자들의 지속적인 요청 사항 및 회사의 매체력 확대 방안인 만큼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특파원과 관련해 도입 효과 및 타사 현황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헤럴드 내 비기자 직군 직원들에 대한 고려 및 공감대 형성도 필요한 만큼 이를 종합해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도입 시기 및 파견 시점에 대해선 확정적으로 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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