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방송독립 가늠자 'YTN 정상화'… 안하나 못하나

방미통위, 정족수 미달 사유로 상정 보류
언론계 "책임 회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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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 판결에 대한 후속조치를 수개월 논의해 온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해당 건 의결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표면적 이유는 ‘정족수’ 미달이지만 방미통위가 ‘법 기술’적 판단과 미온적 태도로 이런 여건을 자초했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언론계에 팽배하다. 이 가운데 앞선 1심의 항소심도 판결 9개월 만인 최근 첫 기일을 열었다. ‘YTN 정상화’에 대한 방미통위의 장고 속에 정부여당이 견지한 방송 독립성과 공공성 회복 등 기조 역시 본격 시험대에 오른 시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8월28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유진그룹 YTN 최다액출자자 자격 취소를 촉구하는 피케팅과 릴레이 108배를 진행했다. 7월29일 폭염 속에서 시작된 활동은 8월31일부턴 청와대 앞으로 옮겨 실시되고 있다. 1일 기준 YTN지부 쟁의는 468일째다. /언론노조 YTN지부 제공

전준형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은 8월28일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에 관한 방미통위 의견청취에서 “(YTN 최다액출자자 직권취소) 행정처분이 이행되지 않는 한 사추위 교섭도 제대로 이행되거나 복원되긴 지금 상황으로선 힘들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의견청취는 방송법 개정으로 사추위 구성이 의무화된 보도전문채널이 방미통위 시정명령 후에도 방송법 위반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처분 의결에 앞서 마련된 자리였다. ‘사추위’가 안건이었지만 결국 “과거 위법한 처분으로 변경된 YTN 최다액출자자”의 자격에 대한 방미통위 결단이 재차 촉구됐다.


전 지부장은 “1심에선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만 판단했고 최다액출자자 승인 과정의 불법성이나 절차·실체적 하자에 대한 최종 처분 주체는 방미통위가 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구성원과 노조는 심각한 탄압을 계속 받고 있고 방미통위 결단이 늦어지면 YTN 정상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만큼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을 강조 드리고 싶다”고 했다.


앞서 8월21일 방미통위가 YTN 최대주주인 유진이엔티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 취소를 위한 청문 안건을 ‘상정 보류’하며 언론계에선 거센 비판이 나왔다. 외적으론 현행법의 ‘4인 이상 출석 개의, 출석위원 과반수 의결’ 규정에 따른 ‘정족수’ 미달이 사유다. 방미통위는 대통령 추천 2인, 국회 교섭단체 여야 추천 각 2인, 3인 등 총 7인으로 이뤄지는 합의제 기구이고, 현재 6인이 구성(국민의힘 1인 미추천)됐는데 이날 회의에 3인만 남아 정족수 문제가 생겼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학자 시절 YTN 관련 의견서 제출을 이유로 심의를 회피해 왔고, 이날 야당 추천 위원 2인이 청문 개최를 반대하며 퇴장한 영향이다. 이대로라면 향후 국민의힘 추천이 있더라도 야당 추천 위원들이 보이콧을 하면 의결은 불가하다. 지난해 11월 YTN 최다액출자자를 유진이엔티로 변경한 승인처분을 취소한다는 법원 판결에 항소를 포기한 방미통위는 4월 정식 출범 직후부터 후속조치를 논의해 왔지만 최종 결정을 하기 어려운 구도가 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방미통위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미통위는 4월부터 법률자문단을 운영해왔고 7월 전체회의서 이 결과를 다루는 등 수개월 논의를 했지만 안건 상정은 미뤄왔다. ‘확정 판결을 보자’는 야당 추천 위원 2인 의견 외에 여권 추천 위원의 ‘추가 조사 필요성’ 언급에 언론계에선 법 기술적 판단과 미온적 태도라며 비판이 잇따랐다.


언론 현업 9개 단체는 8월24일 이 사안이 윤석열 정권 방송장악 시도를 이행한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의 “위법한 행정처분의 결과”란 점을 거론, “피해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음에도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자신의 행정권을 동결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행정 오류를 스스로 바로잡지 않고 판결 뒤로 숨는 것이야말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방미통위의 판단 지체 속에 8월28일 서울고등법원에선 항소심 첫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1심 법원은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의 적법성 여부만을 판단, 유진이엔티로 YTN 최다액출자자를 변경한 처분이 절차상 위법한 만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항소심은 별개이고 현 재판부 등 서울고등법원의 그간 ‘2인 방통위’ 의결에 대한 엇갈린 판단을 볼 때 2심 승소를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특히 첫 변론에서 유진 측은 소 당사자인 YTN 우리사주조합의 ‘원고 적격 여부’를 문제 삼았다. 청구 자격이 차순위 대주주에 있고 우리사주조합은 없다는 논지로, 재판 결론을 최대한 빨리 내려는 쟁점 제기로 해석된다. 1심에선 언론노조 YTN지부 자격은 인정하지 않고, 우리사주조합 청구만 수용한 바 있다. 10월30일 2차 변론에선 양측이 이를 쟁점으로 다투되 향후 ‘2인 체제’ 의결의 절차적 위법, 심사 과정 전반을 아우른 실체적 위법 여부를 두고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그간 행보의 연장선에선 재판이 진행될수록 방미통위 결단이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방미통위의 책임 방기에서 나아가 이재명 정부 등 여권의 방송 공공성·독립성에 대한 약속 이행 여부가 골든타임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8월19일 성명에서 “방송미디어 정책을 책임지는 독립적 합의제 기구가 수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내세웠던 내란세력 방송장악 청산과 언론개혁 약속마저 퇴색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에도 묻는다. YTN 문제를 방미통위에 맡겨놓고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방미통위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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