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셔티브, 니즈, 거버넌스, 버추얼, R&D, 나대지, 태스크포스(TF), 론칭/런칭, 시그니처, 몰카.
기사에서 쉬운 표현으로 바꿔 써야 한다고 기자들이 직접 뽑은 단어들이다. 한국기자협회가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기자들은 이들 10개 단어부터 먼저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쓸 것을 제안했다.
기자협회는 8월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기자가 뽑은 쉬운 우리말 10선’ 투표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기자협회는 앞서 7월7일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언어인권지킴이 발대식’을 개최하며 언론사 내 언어 사용을 점검·개선해 쉬운 우리말 사용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쉬운 우리말 20선’ 선정은 그 활동의 하나로, 앞서 국어문화원연합회가 선정해 확정한 10선에 기자들이 직접 뽑은 10선을 더한 것이다.
설문조사는 새말 바꾸기 대상 단어로 선정된 20개 단어 중 꼭 바꿔야 할 단어 10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투표엔 2643명이 참여했고, 그중 409명이 선택한 단어가 최종 선정된 10선과 80% 이상의 일치율을 보였다.
최종 10선과 100% 일치한 응답자는 1명이었다. 행운의 주인공인 김상민 SBS 기자는 최종 10선을 모두 맞힌 유일한 정답자로 상금 300만원을 받게 됐다. 9개가 일치한 52명과 8개가 일치한 356명에게는 모바일 커피 쿠폰이 지급된다.
기자협회는 “이번에 투표로 선정된 상위 10선과 연합회가 선정한 10선을 합해 총 20개의 쉬운 우리말 단어들이 기사에 활용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새말 바꾸기 대상 단어로 ‘AI, 싱크홀, 딥페이크, 자동제세동기, 블랙아이스, 패스트트랙, 바우처, 인프라, 타운홀미팅, MOU’ 등을 선정했다.
“‘이해하기 쉬운 뉴스’ 고민해 온 덕을 봤네요”
[일문일답] 상금 300만원 주인공 김상민 SBS 기자
-소감은.
“일단 그냥 놀랍다. 9개부터는 사람이 많던데 10개는 이름이 하나밖에 없어서 놀랐다. 예상 못 했다.”
-비결은.
“굳이 말하자면… 사실 지난 4년 동안 법조, 정치 등 출입처 생활을 하다가 작년 12월부터 ‘8뉴스’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다. 기사를 직접 쓰는 게 아니라 뉴스를 만드는 부서에 있다 보니 보는 사람 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운가, 받아들이기 쉬운가 생각하게 되더라. 평소 그런 고민을 하던 차였기에 이번 행사도 비슷한 맥락에서 와닿았던 것 같다.”
-상금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
“올 연말에 결혼한다. 최근 이것저것 쓸 돈이 많은데, 잘 보태려고 한다.”
-‘쉬운 우리말 사용’을 위한 각오 한 마디.
“예전에는 기사에 외래어를 썼다고 외부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그때는 ‘이거보다 쉽게 어떻게 써?’ 하고 생각했다. 마침 이런 좋은 기회로 상금도 받게 된 걸 계기로 사람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말,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더 신경 쓰려고 한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