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사장 선출 미뤄야"… 이사회 "편성위 지연 해결하라"

KBS 사장-이사회, 새 사장 선출 정당성 두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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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가 새 사장 선출을 위한 규칙을 확정했다. 박장범 KBS 사장은 ‘15명 이사의 추천이 완료될 때까지 사장 선출 규칙 마련을 위한 안건 의결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7월31일 KBS 14기 첫 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KBS 제공

KBS 이사회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제28대 사장 임명제청을 위한 절차와 방법에 관한 건’을 상정,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절차에 따르면 KBS 이사회가 서류 평가를 통해 사장 지원자를 6명으로 압축,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국민추천위)에 추천하면 국민추천위는 이들 6명을 대상으로 정책발표회 및 토론을 진행한 후 3명의 사장 최종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장범 사장은 새 사장 선출과 관련한 안건 의결을 미룰 것을 이사회에 요구했다. 박 사장은 “사장 임명 제청은 KBS의 앞날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그 절차가 어떤 이유로든 다툼의 대상이 된다면 그 부담은 이사회뿐만 아니라 집행기관 그리고 KBS의 모든 구성원, 또한 시청자들까지 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KBS 이사회는 정원 15명 중 8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여서 법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다.

박 사장은 또한 “개정 방송법이 이사 추천 단체를 다양화한 것은 정치적 후견주의를 탈피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몫이 함께 모여 결정하도록 하는 입법의 뜻”이라면서 “KBS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절차의 정당성에 관하여 일말의 의문이 남겨져 있다면 그것을 먼저 해소하는 편이 KBS를 위하는 길”이라고 했다. 향후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사회에선 의결의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정재권 이사장은 “사장 임명 제청은 방송법이 정한 이사회의 의무”라면서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8명의 불완전한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법이 정한 15명의 과반인 8명 이사 전원의 만장일치로 의사결정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회는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재적위원 8명의 과반(5명) 의결만으로도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지만, 이사회는 향후 법적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정원 15명의 과반에 해당하는 8명의 동의를 얻어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남은 7명의 이사 중 5명을 추천해야 할 KBS 편성위원회가 사측의 지연 전략으로 인해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구창훈 이사는 “집행부의 표리부동함에 화가 난다”면서 “이사회 15인의 정당성을 갖춰달라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집행부가 편성위원회를 형식적으로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5인 체제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 15인을 만들지 못했으니 안건을 연기해달라고 한 점에 대해 집행부에 엄중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이사는 또한 “현재 책임자 측 편성위원들은 이사 추천을 제외한 나머지 편성규약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한이 없다”면서 “주요 편성규약의 제·개정에 대해서는 다음 집행부와 논의할 사항”이라고 비판했다. 김유진 이사 역시 “이사회는 이사회의 일을 할 테니 사장님은 사장님의 일을 하면 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25일 책임자 측 편성위원들이 종사자 측 위원에게 공유한 편성규약 개정안 초안. 편성규약 개정안에 ‘공사가 편성규약으로 정하고 공개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종사자 측 위원들은 “개정 방송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종사자 측 편성위원 제공

앞서 KBS에서는 책임자 측 위원들이 편성위원회를 무성의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5일 종사자 측 편성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사업자(책임자) 측 편성위는 개정 방송법이 의무적으로 담도록 규정한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나 임직원 이사 추천, 시청자위원 추천 등에는 껍데기뿐인 안을 내밀었다”면서 “사업자측의 행태가 박장범 사장의 국회 결산 참석, 이사회의 편성위 정상화 촉구를 무마하기 위한 미봉책에 지나지 않음을 다시금 깨닫는다”고 비판했다.

임재성 이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편성위 책임자 측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우성 부사장을 향해 “편성규약 개정안을 제시하면서 ‘편성규약으로 정한다’고 명시한 공백안을 냈다. 형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면서 “텅 비어있는 추상적인 편성규약 개정안을 내면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부사장은 “편성규약 초안에는 법적인 내용과 용어를 통일해 반영해야 한다. 우선 이런 내용을 담아 초안을 공유한 것”이라면서 “최종안에는 MBC나 EBS의 사례, 종사자 측 의견까지 공유해서 반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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