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정상화' 좌고우면·우왕좌왕 방미통위, '법 기술'에 막혀"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현업 9개 단체 공동 기자회견
방미통위에 "YTN 고사 막을 행정권 즉각 발동" 촉구
“치졸한 법 기술에 가로막혀 이도 저도 못하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방미통위를 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전준형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이 24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내란 세력의 법 기술에 가로막혀 무너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 취소 판결에 대한 후속조치를 수개월째 논의해 온 방미통위가 21일 유진이엔티 청문 실시 여부조차 제대로 논의도 못 하고 정족수 문제로 파행을 빚은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날 방미통위 전체회의에선 ‘유진이엔티에 대한 청문에 관한 건’이 의결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논의와 의결 모두 무산됐다. 김종철 위원장이 학자 시절 YTN 인수 관련 의견서를 낸 적이 있다는 이유로 7월 회의 때부터 심의를 회피해 온 데 이어 야당 추천인 이상근·최수영 위원이 취소 처분을 전제한 청문 개최에 반대해 퇴장하면서 회의엔 위원 3인만 남아 정족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방미통위법 제13조는 “위원회의 회의는 4명 이상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한다. 윤석열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족수 규정의 허점을 악용, 대통령 추천 2인 위원만으로 YTN 민영화 등 중대한 의사 결정을 강행했던 것을 막기 위해 방미통위법을 제정하면서 의사정족수를 확대했는데, 오히려 이에 가로막혀 2인 방통위의 위법적인 결정을 되돌리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에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현업 9개 단체는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방미통위가 ‘YTN 정상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기자협회를 비롯해 방송기자연합회, 언론노조,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인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편집기자협회,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9개 단체는 “위법하게 YTN을 삼킨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무너진 방송 행정을 정상화하고 ‘내란의 역사’를 청산하는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국민적 소망이 담긴 이 자정 절차는 치졸한 ‘법 기술’ 앞에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위법한 행정처분의 결과로 인한 피해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음에도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자신의 행정권을 동결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행정 오류를 스스로 바로잡지 않고 판결 뒤로 숨는 것이야말로 직무유기”라며 방미통위가 결자해지를 통해 신뢰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박종현 기자협회장은 이날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2024년 12월 불법 계엄 이후 계절이 여섯 차례 이상 바뀌었지만 언론 상황은 별로 변한 것이 없다. 책임 있는 자, 권한을 위임받은 자들이 실천하고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실천하지 않는 방미통위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지금은 숙고할 때가 아니라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윤기 PD연합회장도 “방미통위가 왜 좌고우면, 우왕좌왕하며 몇 달째 같은 논의를 몇 번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사이 YTN은 사장이 1년 넘게 공석이고, 사장추천위원회도 없이 내부 혼란은 가중되고, 회사의 중요한 결정은 방미통위 처분 이후로 미뤄지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대응도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지적하며 “방미통위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하루빨리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은 1년 전 내란 청산을 약속하며 출범한 이재명 정부를 향해 “YTN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내란 정권 방송장악의 첨병 노릇을 한 옛 방통위의 과거를 청산하고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공익성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방미통위인데, 작금의 방미통위는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부정하고 있다”며 “권한에 걸맞은 책임과 결단보다는 안일함과 보신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명심하라. 방미통위가 이렇게 흘려보내는 시간은 YTN 정상화를 가로막고 유진그룹의 YTN 장악을 더 공고히 하는 데 악용될 것”이라고 했다.
전준형 YTN지부장은 “YTN 정상화가 이재명 정부의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수호 의지에 대한 확실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지부장은 “YTN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일단 장악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위험천만한 전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재명 정부는 방송장악 청산과 언론개혁의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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