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의원은 뭘 약속했더라"… 공약 추적단 다시 뭉쳤다
경기일보·광주일보·영남일보·충청투데이 등 4개사 한번 더 연합
지방의원 공약 이행률 검증한 '공약 추적 기획' 7월부터 2기 활동
“우리 지역 의원들은 어떤 공약을 내놨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경기일보, 광주일보, 영남일보, 충청투데이 등 전국 4개 지역 언론의 기자들이 다시 손을 잡았다. 지난해 민선 8기 지방의원들의 공약 이행률을 검증했던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이 7월부터 2기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는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9기 지방의원들의 공약을 전수 분석한 데 더해, 주민들이 한눈에 이를 살필 수 있는 웹사이트까지 구축했다.
공약 추적단의 2기 활동은 시민의 알 권리를 언론이 보장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기 취재 당시 지방의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의원들의 공약을 제대로 게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개선은 더디기만 했다. 이에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금유진 경기일보 기자는 “단순히 문제 제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솔루션 저널리즘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그렇다면 우리가 나서 공약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적단 2기 활동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기사의 방향과 내용 협의는 물론, 각 언론사 웹사이트에 적용할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일하기 위해 수 차례 회의가 이어졌다. 경기도 수원과 대전, 대구, 광주 등 멀리 떨어져 있는 기자들이 대전과 대구에서 만나 두 차례 오프라인 회의를 열기도 했다.
큰 줄기가 정해진 뒤, 공약을 수집해 정리하는 데도 한 달이 넘게 걸렸다. 회사별로 모아야 할 공약이 1만여 개에 달했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취재와 마감이 끝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약집을 내려받아 의원별 공약을 생활, 복지, 경제, 건설, 교육 등 세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특히 ‘무투표 당선자’의 공약을 수집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현행 선거법상 이들은 공약집을 내는 등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거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공식적인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기자들은 의원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약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해야 했다. 서민지 영남일보 기자는 “대구·경북 지역 공약 9000여 개를 혼자 정리하느라 한 달 동안 주말 없이 작업했다”면서 “그래도 무투표 당선자에 연락하는 것은 인턴기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했다.
지역별 정치 상황에 따라 의원들의 참여율에도 차이를 보였다. 이른바 여야 ‘격전지’로 분류되는 경기도에서는 무투표 당선자 96명 중 92명(95.8%)이 공약을 전달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는 80명 중 공약을 공유한 비율이 60% 정도로 비교적 적었다.
정병호 광주일보 기자는 “공약을 알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반응도 있었고, 바쁘다는 이유로 결국 공약을 보내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면서 “다른 지역과 다르게 ‘민주당 텃밭’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직 의원들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고, 지적하고 이끄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집된 공약은 7월6일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배너를 클릭하면 각 광역의회와 기초자치단체 의원별 공약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경기일보(경기·인천 1만5000여 개), 영남일보(대구·경북 9000여 개), 충청투데이(대전·세종·충남·충북 1만여 개)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광주일보는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카테고리 수정 작업을 거쳐 이달 초 2000여 개 공약이 담긴 사이트를 공개한다.
홈페이지가 열린 뒤 주민들 반응도 뜨겁다. 조사무엘 충청투데이 기자는 “1기 활동 당시 기사를 보고 지방의원들의 공약을 확인하려고 했더니, 절차가 복잡해 어렵다는 피드백을 들었었다”면서 “이번에는 저희 홈페이지만 들어와도 한눈에 공약을 볼 수 있어서 ‘너무 편리하다,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어 뿌듯했다”고 전했다.
지방의회 차원의 반응도 이어졌다. 금유진 기자는 “연재 마지막 기사가 나간 뒤 경기도의회와 인천시의회 의장들이 공약을 잘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서명을 보내주셨다”면서 “이번 보도가 지역민에 대한 약속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향후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3기 활동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민지 기자는 “이번에 공약을 조사하면서 다음 기수 활동을 위한 데이터를 쌓았다고 본다”면서 “4년 뒤 의원들 임기가 끝날 때쯤 어떤 식으로 공약을 이행했는지 살피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역시 “지방의원의 임기가 끝날 때쯤 공약 이행률을 확인하고, 이를 투표에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세워지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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