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 갈등'에 길어지는 이사회 공백, 멀어지는 사장 선임

'종사자' 공방만 석 달째…KBS만 내부 몫 이사 선임 못해
언론노조 KBS본부 '근로자 과반' 달성 여부 두고도 2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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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종사자 측 편성위원 5명이 새로 선출되며 편성위원회 구성이 완료됐지만, 노조 간 갈등이 이어지며 상견례 형식의 첫 회의조차 언제 개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내부 임직원 및 시청자위원 몫 이사 추천 절차도 덩달아 지연되며 이사회 공백이 장기화되고, 새 이사회가 진행할 사장 선임 논의도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과반 노조 달성으로 근로자 대표가 됐음을 알린 지 1주일여 만인 23일, 이승철 KBS본부장은 KBS 취재·보도·제작·편성 부문 종사자 대표 자격으로 △강윤기(교양다큐1국/PD) △김승준(후반제작기술1/방송기술) △최광호(보도국/기자) △서병립(정책행정부/기자) △윤일영(라디오1/PD) 등 5명을 편성위원에 추천했다. 이들은 노사동수로 구성된 편성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되는데, 개정 방송법은 이사 추천 방식 등을 편성위에서 방송편성규약으로 정하도록 해 이들이 사장 선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KBS 제공

그런데 하루 전, KBS노동조합이 편성위원 선출을 보류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22일 성명을 내고 “(언론노조 KBS본부의) 과반수 노동조합 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인되기 전에, 일방적인 선언만으로 전체 근로자의 근로자위원 선출 권리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면서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종사자 대표 확정과 그에 기초한 후속 절차를 보류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선출 절차를 중지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편성위 구성을 위한 첫 단추인 노사협의회 근로자 측 의장을 선출하기 전에, KBS본부노조의 과반 노조 지위 획득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제4노조인 KBS같이노조 역시 23일 성명을 내고 “과반 노조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가 없다면, 앞으로 권한이 행사될 때마다 같은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 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에 행정적 판단을 요청하는 진정을 제출했다. 과반 노조 여부에 다툼이 있는 경우 어떠한 절차를 통해 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행정적 판단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확인 절차가 마련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KBS본부노조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현재 KBS본부의 총 조합원 수는 2337명이고, 사용자 측에 해당하는 조합원을 제외하더라도 2263명”이라면서 “사측을 통해 확인한 KBS 내부의 근로자 수는 4271명이다. KBS본부의 조합원 수는 과반 기준인 2136명에 비해 127명이나 초과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과반 노조는 조합원 숫자를 확인하면 될 일이지 협의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특정 노조의 가처분 신청을 이유로 법적 기구로 격상된 편성위원회가 개최조차 못하는 참담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새 사장 선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편성위원회를 막아서려는 행태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했다.

이처럼 과반 노조 지위 획득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진 건 복수노조가 있는 KBS에선 사실상 과반 노조 없이는 편성위원회 종사자 측 위원을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규칙에 따르면 편성위에 참여하는 종사자의 범위를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 의장이 정한다. 이때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은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에 따라 사내 과반 노조가 있을 경우 해당 노조가 위촉할 수 있다.

문제는 과반 노조가 없을 경우 근로자 과반수가 직접 무기명·비밀 투표를 통해 근로자 위원을 선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근로자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등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로 인해 KBS에서는 6월15일 직전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들의 임기가 끝난 후 새 위원 구성에 난항을 겪어왔고, 편성위 구성 논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앞서 방송3법에 따라 임직원·시청자위원 몫 이사 선출을 끝낸 MBC, EBS와 달리 KBS에서는 편성위 구성이 늦어지면서 이사 후보자 공모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KBS는 노조 간 갈등이 끝나야 편성위 개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KBS 관계자는 “KBS는 올해 2월 24일 이미 사장이 추천하는 편성위원 5인을 위촉하였고 방미통위에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면서 “KBS본부가 선언한 과반 노조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논란이 정리되는 대로 편성위원회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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