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오보’와 관련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KBS 기자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기각됐다. 2020년 8월 소송이 제기된 지 약 6년 만에 나온 1심 판결이다. 앞서 형사재판(명예훼손)이 무죄로 확정된 데 이어 민사재판에서도 기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15부(부장판사 윤찬영)는 9일 한 의원이 KBS 기자 6명에게 제기한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취재원인 신성식(전 검사장)을 상대로 취재를 하고 그 발언에 관해 확인작업을 한 끝에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고 보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익목적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설명했다.
재판에서 이긴 KBS 기자들은 “당시 법조팀이 사실 관계를 밝히기 위해 취재한 노력들이 법원에서 인정받아 다행”이라면서도 “발생 후 판결이 나오기까지 6년의 시간이 흘렀다. 정치인 이 과도한 손해배상 소송이나 고소·고발 등을 통해 공익을 위한 언론의 취재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의원은 검사장 시절이던 2020년 8월 KBS의 ‘검언유착 오보’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KBS 기자와 간부 등 6명을 상대로 총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다만 KBS 법인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소송 비용과 배상금에 세금이 들어갈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소송 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서 KBS는 그해 7월18일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이 전 기자의 구속에 결정적인 ‘스모킹건’이 된 건 두 사람의 대화 녹취였다고 보도했다. 이 전 기자가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하고, 한 검사장은 이를 돕겠다고 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해당 녹취에 그런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KBS는 보도 다음 날 사과방송을 하고, 해당 기사를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한동훈 당시 검사장은 보도 직후 KBS 기자들과 간부, 그리고 제보자로 지목된 신성식 전 검사장을 고소하고 손해배상도 제기했다. 검찰은 2년여의 수사 끝에 2023년 1월 신 전 검사장과 KBS 법조팀장이었던 A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가 “보도 내용 일부는 허위이나, 허위에 대한 인식 또는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판결한 데 이어, 올 6월23일 항소심 재판부 역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며 “허위성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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