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에이브 곽'은 누구인가

2개월새 20매 안팎 칼럼 일평균 1.82건꼴
취재 시작하자 AI 활용 사실 뒤늦게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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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에는 필명 ‘에이브 곽’으로 활동하는 칼럼니스트가 있다. 7월1일 하루에만 ‘에이브 곽’ 이름으로 3편의 칼럼이 실렸다. 칼럼 한 편당 원고지 20매 안팎에 이르는 장문이다. ‘에이브 곽’은 아주경제 디지털에 5월3일부터 등장했다. 7월4일 현재 113편의 칼럼을 실었는데, 대략 하루에 1.82건꼴이다.


‘에이브 곽’이 쓴 칼럼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 많게는 3~4편이 올라오기도 한다. 정치, 전쟁, 증시, 반도체, 축구, 책 리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하나같이 장문이다. 아시아의 종교를 소개하는 ‘아시아의 영성(Spiritual Asia)’ 시리즈는 31편이 올라왔는데, 아주경제 관계사인 영어통신사 ‘아주프레스(AJP)’는 이 시리즈를 영어로 번역해 싣고 있다.

아주경제는 곽영길 회장이 AI를 활용해 썼다는 칼럼을 네이버 뉴스로 올리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에 ‘에이브 곽’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들 목록.

기자협회보 취재를 종합하면 ‘에이브 곽’은 아주경제 발행인인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의 필명이다. 아주경제 기자들 사이에선 곽 회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칼럼을 쓰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주경제 A 기자는 “‘에이브 곽’뿐 아니라 ‘아브라함 곽’도 있다”며 “회장이 AI를 사용해서 쓰고 있는 건 다들 알고 있었다”고 했다. 곽 회장은 1월부터 ‘아브라함 곽’으로 칼럼을 쓰다가 5월 들어 ‘에이브 곽’으로 바꿨다. 곽 회장의 필명 칼럼은 네이버 뉴스로도 노출되고 있다.


A 기자는 “줄바꿈도 제대로 안 된 허접한 칼럼들이 계속 뿌려지고 있다”면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다.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 칼럼들에 대해 구성원들끼리 ‘이게 맞나’는 얘기를 다들 하고 있다”고 했다. 아주경제는 곽 회장이 AI를 활용해 쓴 칼럼이라는 걸 알면서도 따로 AI 사용을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I 사용 사실을 명확히 알리는 게 기본인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한국일보 등 몇몇 언론사들은 AI를 취재와 콘텐츠 제작에 사용한 경우 활용 사실을 투명하게 알리는 ‘AI 활용 준칙’을 갖고 있다.


취재가 시작되자 아주경제는 ‘에이브 곽’ 칼럼 하단에 “이 기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작성됐으며 편집자의 검토를 거쳤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문구는 6일에 새로 생겼다.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제목만 보면 누구든지 사람이 쓴 칼럼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AI 도움을 받아 썼다면 제목에 AI 칼럼이라고 표기하는 게 맞다”면서 “AI가 쓴 칼럼인데 기자의 바이라인을 달았다면 어떻게 봐도 이용자 기만”이라고 했다.


아주경제엔 필명으로 활동하는 또 다른 칼럼니스트 ‘앙트레 임’도 있다. 올해 1월 ‘기원상 컬럼’으로 시작해 ‘기원상의 기업진단’, ‘기원상의 산업진단’, ‘기원상의 6·3 지방선거 읽기’ 등 여러 문패를 달았다. ‘기원상’은 아주경제의 사시 ‘기본, 원칙, 상식’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앙트레 임’의 칼럼은 ‘에이브 곽’과 마찬가지로 장문의 분량에 여러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그런데 칼럼 문패 제목이 ‘기원상 칼럼’, ‘기원상 컬럼’으로 들쭉날쭉하고 어떤 칼럼들은 행갈이도 없이 텍스트만 나열돼 있다. ‘앙트레 임’은 임규진 아주경제 사장의 필명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경제 편집국 관계자는 “회장께서 AI 활용을 적극 장려한다. ‘기사 쓰는 데 3시간이 걸렸다면 30분 안에 끝내고 나머지 시간에 사람을 만나서 취재하라’는 차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회장님의 칼럼은) AI 활용을 기자들에게 장려하기 위해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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