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경영권 매각 추진… 10일 워크아웃 개시여부 결정

경영권 외에도 100% 자회사·부동산 매각 등으로 총 664억 확보 계획

  • 페이스북
  • 트위치

중앙그룹 전반 경영 위기의 여파로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중앙일보가 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실제 매각 시 홍정도 부회장 등 사주 일가는 중앙일보의 경영권을 상실한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책이 포함된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10일 채권단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중앙일보 구성원들로선 각종 고강도 비용절감 대책과 자회사·부동산 매각 등의 잠재적 영향에 노출된 상태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최근 “자구안으로 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을 비롯한 비용 절감, 매출 확대 방안, 부동산 매각 방안 등을 제안했다”며 “결정은 주채권단이 하는 것이므로 모든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6월30일 다른 채권은행 등에 ‘중앙일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채권자 소집통지 참고 자료’를 보냈고, 이후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나온 공식 답변이다.


6월19일 그룹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중앙일보가 채권단에 재무개선 자구책을 설명한 해당 문건에서 ‘경영권 매각’이 언급됐다.


중앙일보는 자료에서 “안정적인 사업 영위와 재무건전성 회복을 통한 성공적인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대주주 경영권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규 대주주가 기존 부채를 인수하고 자본을 확충하게 되면, 이를 재원으로 차입금 일부를 상환하여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 “복수의 잠재 인수자와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국내 대표 보수매체로 꼽히는 중앙일보 주인이 처음으로 바뀔 수 있게 된 것이다. 매각 진행 시 창간 이래 ‘홍씨 집안’ 소유였던 상당 지분 처분이 불가피해서다. 중앙일보 최대주주는 중앙홀딩스(64.73%)이고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15.63%), CJ올리브네트웍스(9.24%), 중앙화동재단(8.77%) 등이 지분을 보유했다.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는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55.8%),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37.2%),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7%) 등 특수관계자 지분 100%다.


경영권을 잃더라도 중앙일보의 ‘워크아웃 개시’가 필요한 상황이 배경에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중앙일보 총 차입금 및 사채 규모는 4054억원인데 1년 내 갚을 빚이 2234억원(55%)이다. 중앙홀딩스(480억원), 중앙일보엠앤피(200억원), 중앙일보에스(105억원) 등에 자금을 대여했고 중앙일보엠앤피(1098억원), 중앙일보에스(313억원), 미디어프린팅넷(114억원)의 차입 지급보증도 하고 있다. 그룹 전반 위기 속에서 사주 일가로서도 중앙일보 유동성 해소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흑자 기조를 유지해 온 매체의 경영권 매각이 오너 입장에서 달가울 리 없지만 이대론 동반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를 막기 위해선 그룹과 분리한 워크아웃 조치가 요구되는데, 개시 여부를 결정할 채권단에게 경영권 매각은 매력적인 협상카드다. 워크아웃 미승인 시 중앙일보는 법원 회생절차 등 여타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채권단으로선 채권회수 여부가 불투명해지는데, 신규 자본유치를 전제한 경영권 매각은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이다. 사주 일가로선 경영권을 상실해도 기업가치가 유지되면 보유지분 가치 하락은 최소화할 여지가 커진다.


경영권 매각 외에도 문건엔 여러 재무개선 대책이 적시됐다. 100% 자회사(200억원)·토지(330억원)·부동산(134억원) 매각 등으로 664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규채용 중단, 일 50만부인 신문 발행 축소, 투자 보류 등 인건비·재료비 절감으로 77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개선효과도 제시했다. 매출 확대 방안으론 안정적인 신문사업 유지와 함께 중앙일보가 강세를 보인 신규 사업도 거론했다.


지난해 인수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매체 ‘타운보드’가 대표적이다. 2029년까지 10만대 이상(현 8만5000대)으로 확대해 매출을 830억원으로 늘리고 핵심 수익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10년 전부터 주력한 옥외광고도 추가 사이니지 구축으로 성장세를 잇겠다고 밝혔다. ‘더중앙플러스’ 등 디지털 유료 서비스 구독자를 2026년 현재 7만명에서 2029년까지 2배 늘리겠다고도 했다.


중앙그룹 주요 4개 계열사에 대해 법원이 최근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가운데 중앙일보의 운명은 채권자들의 손에 맡겨졌다. 금융채권자협의회는 10일 서면결의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와 채권행사 유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되려면 금융채권액 기준 75% 이상 채권자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하를 떠나 내부 구성원들로선 혼돈의 시기가 불가피하다. 다만 ‘경영권 매각’이 공식 언급됐음에도 앞서 중앙일보 워크아웃 추진이 발표됐을 때와 비교해 분위기는 조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일보 A 기자는 “상당수는 이미 알고 있었다”며 “기획도 나오고 똑같이 열심히 일하고 동요하는 느낌은 아니다. 이상하다 싶을 만큼 표면적으론 달라진 게 없다. 조직 특성인 동시에 기자들이 일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서인 듯싶다”고 했다. B 기자는 “방법이 매각뿐이니 수순이라 봤다”며 “매각이 악재라 보지 않는다. 시니어들은 모르겠지만 그저 실무를 열심히 해온 젊은 기자들은 상황을 자초한 오너에 불만이 크고 빨리 헤어져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조치가 예정되며 갈등만 남았는데 차라리 빨리 정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