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법의 출발, 공론장이 완성해야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개정 정보통신망법(망법)이 7일부터 시행된다. 이른바 ‘가짜뉴스 처벌법’으로, 온라인에서 허위조작정보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5·18 탱크데이’ 사태를 비롯해 지방선거 이후 폭증한 부정선거론, 혐오와 음모론을 앞세운 각종 거짓말이 디지털 공간을 뒤덮고 있는 현실에서 법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방식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입법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우려는 여전하다.


우선 심의 대상이 법에 명시된 범위를 넘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개정 망법 제44조의7은 ‘불법정보’에 한해서만 심의를 거쳐 삭제나 차단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허위조작정보’를 심의 대상에서 제외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근거다. 그럼에도 방미통위법 제22조 제3호가 방미심위의 직무를 ‘망법 제44조의7에 따른 사항의 심의’로 넓게 정의하고 있어, 이 조항을 근거로 허위조작정보까지 심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심의 대상에 포함된 ‘혐오·증오 선동’ 조항의 모호함도 법안 발의 때부터 줄곧 지적돼 온 문제다. 개정 망법은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여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했지만, 개념이 추상적인 데다 경계가 흐릿하다. 어디까지가 ‘증오’이고 어떤 수준에서 ‘존엄성 훼손’이 성립하는지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 법적 기준이 불분명할수록 판단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 위축이 과잉 규제로 이어질 여지도 크다.


이런 여건에서 사전검열 논란도 빠지지 않는다. 정부는 허위조작정보 여부 판단을 민간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에 맡겼다며 사전검열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방미통위가 사업자의 조치와 운영 전반을 조사할 권한을 갖는 이상, 그 설명이 현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업자로서는 조금이라도 문제 소지가 있다 싶으면 선제적으로 삭제·차단 등을 할 수 있다. 형식은 자율이지만 실질은 위축이라는 비판이 여기서도 나온다.


허위조작정보와 혐오 선동, 음모론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이미 넓게 형성돼 있다. 대응 방안 마련 또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그 해법이 표현의 자유와 배치되는 또 다른 논란을 낳지 않으려면, 제도 운용 과정에서 더욱 정교한 기준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헌법학자 출신인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도 입법 과정의 잡음과 문제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6월29일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는 전체회의에서 “논란 속에서 입법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결단”이었다며 “초유의 길을 가는 특수 상황을 고려할 때 법령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공론장에서 성숙하게 수렴돼 법령 재개정을 비롯해 추가적인 정비로 이어지길 고대하겠다”고 했다. 의례적인 수사가 아니라 시행 이후의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길 바란다.


처음부터 완전무결한 법은 없다. 법은 시행 이후 운용과 논의 속에서 완성된 모습을 갖춰간다. 모호한 조항들이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되는지, 자율규제가 실질적 자율로 작동하는지, 방미심위의 심의가 입법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지 시민사회와 언론과 국회가 계속 따져 물어야 한다. 불완전한 법을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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