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에 따른 첫 공영방송 이사 추천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방송사 내부·국회·학회 등 각 추천 주체들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요청한 26일까지 이사 후보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추천 절차가 완료되면 방미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임명(제청)을 의결하게 된다. 다만 방송사 내부 갈등 등으로 관련 절차가 지체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방미통위가 추천이 완료된 이사 후보자를 우선 선임할 수밖에 없어 공영방송 새 이사회가 불완전 출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6일 기준 KBS 임직원·시청자위원회 추천을 제외하면 각 이사 추천 주체들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 중이거나 공모를 마감한 뒤 심사나 투표를 앞두고 있다.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MBC에선 임직원 과반수 추천 방문진 이사 후보에 대한 임직원 투표가 17~19일 실시된다. 앞서 진행한 공모 결과 총 11명이 지원했으며 MBC 편성규약에 따라 구성된 ‘방문진 이사추천 준비위원회’는 사전 심사를 거쳐 △구자중 전 부산 MBC 대표이사 △김종규 전 춘천 MBC 대표이사 △김혜성 전 MBC 기자 △최병윤 전 울산 MBC 대표이사(이상 가나다 순) 등 후보자 4명을 선정했다. 임직원 투표 결과 투표권자 과반의 신임을 얻은 후보 중 상위 득표자 2인이 방미통위에 이사로 추천된다. 또 MBC 시청자위원회 추천 방문진 이사 지원자 공모도 같은 시기 진행되어 16일 새로 구성된 시청자위가 곧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EBS도 16일까지 임직원 및 시청자위원회 추천 이사 후보자 공모를 진행했다. EBS는 지원자에 대한 임직원 및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3일간 ‘의견수렴용 지원서’를 EBS 홈페이지에 게시한다는 계획이다.
순조롭게 내부 이사 추천 절차가 진행 중인 MBC, EBS와 달리 KBS는 노사 갈등으로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우선 임직원 과반수·시청자위원회 이사 추천 관련 규칙을 방송편성규약으로 정해야 하는 편성위원회 회의가 사측의 거부로 인해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종사자 측 편성위원들이 1일부터 4차례 회의 개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하면서 그 이유로 KBS노동조합이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노사협의회 근로자 측 의장)과 종사자 측 편성위원을 상대로 제기한 ‘편성위원회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들었다. 종사자 측 편성위원들의 법적 정당성이 인정된 후에야 편성위 회의를 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가처분 심문기일은 24일 열리는데, 가처분 결정 일자까지 고려한다면 방미통위에서 요청한 26일까지 이사 추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편성위 파행으로 인한 KBS 이사 추천 절차 지연은 방미통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방송법에 따른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시급히 법에 따라 정상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공영방송으로서의 법제적 지위가 가장 분명한 KBS에서 특히 편성위가 지체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들 간 이해관계, 사법 절차를 이유로 지체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KBS는 우리가 제시한 일정, 그리고 방송 법령과 규칙에 따라서 편성위 가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몫 공영방송 이사 추천이 과연 제때 이뤄지느냐도 변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15일, 18일을 마감으로 한 공영방송 이사 모집 공고를 냈다. 다만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은 7월로 전망되고 있고, 정당별 내부 갈등도 이어지고 있어 이사 추천이 빠른 시일 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KBS 4명, 방문진·EBS 각 3명을, 국민의힘은 3사에 각각 3명씩 이사를 추천해야 한다.
공영방송 새 거버넌스 구성을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는 방미통위로선 이사 추천 지연에 대한 방안을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국회 몫 이사 추천이 지연되는 상황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절반 이상이 채워진다면 새 이사회가 출범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방송 3법상 ‘이사 추천 14일 내 경과 사항’을 강조했다. 해당 조항은 공영방송 이사는 결격사유가 없는 한 추천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명돼야 하며, 그 기간이 경과하면 즉시 임명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 주체가 이사 추천을 완료하면 방미통위는 2주 안에 이사 선임을 의결해야 하는 건데, 이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진이 완전체가 아닌 상태로 출범할 가능성이 생긴다.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26일까지 (이사 후보) 추천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으나 방송사별, 추천 단체별 자율주의도 존중해야 하기에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은 당연히 있다고 본다”면서도 “추천이 이뤄지고 나면 14일 내 경과 사항이 있어 법을 지켜야 하는 문제도 있다. 행정 조치가 아닌 법에 의한 부분들이 있다는 걸 추천 단체들이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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