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시위 3주차, 2030 기자들 "일차원적 해석 경계"

['청년 분노' 조명에 "일정부분 공감"]
"선거 과정 공정성 의문이 기폭제, 사회 불공정 불만 함께 터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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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시작된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가 3주차를 맞는 현재, 언론에서는 그 원인을 기득권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로 해석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와 정책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소외감,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불공정이 분노를 확산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또래 기자들은 일정 부분 공감을 표하면서도, 언론 보도가 청년들의 분노를 일차원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10일 연세대에서 학생들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규탄하는 취지의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전국 18개 대학교가 동시 참여한 시국선언에서 학생들은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을 지적하고, 사실규명 및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뉴시스

11일 중앙일보에서 ‘앵그리 2030’ 기획 기사를 보도한 김남준 기자는 현장에서 느낀 분노가 기사를 쓰는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단순히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사실만으로 청년들이 이렇게까지 분노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면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투표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기폭제가 됐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던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불만이 함께 터져 나온 것이라고 판단해 급하게 기획 기사를 준비했다”고 했다.


실제 중앙일보가 올림픽공원 현장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무작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7명 중 98명이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불공정의 원인으로 ‘자산 격차’와 ‘정치 구조’ 등을 지목했으며, ‘정치권’과 ‘잘못된 사회구조’가 불공정을 심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10일 부산대 시국선언을 취재했던 김재량 부산일보 기자 역시 이러한 해석에 공감을 표했다. 김 기자는 “입시 과정에서의 불공정, 취업 과정에서의 성차별 등을 겪었고 이른바 ‘전세사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세대이기도 하다. 현재 청년들은 앞선 세대의 불공정으로 실제적인 피해를 당한 세대”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부실로 인해 기본권인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사실이 눈에 보이는 ‘불공정한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세대론’만으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들이 분노하는 대상이 각기 다름에도, 이를 한 가지 현상으로 묶어 단편적으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대학언론 기자 A씨는 “한 편에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가 있다면 다른 한 편에는 선관위의 관리 부실에 대한 분노가 있다. 그리고 선관위의 부실 운영이 음모론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한 것에 대한 분노도 존재한다”면서 “여러 가지 성격의 분노가 혼재되어 있는데 보도에서는 이런 모습이 복합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참정권 침해를 규탄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분노’로만 표현되고 있다는 점 역시 우려를 낳는다. 사실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이라는 정당한 요구보다는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에서 비롯된 정쟁 중심의 보도가 이어지면서다. 박준혁 연합뉴스TV 기자는 “대학생 시국선언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이념이나 정파적인 논리에는 선을 긋고, 국민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본질에 집중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정치적인 구호보다는 이들의 문제 인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송민수 채널PNU(부산대 학보사) 기자 또한 “저를 비롯한 많은 대학생이 시국선언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잠실 구호인 ‘재선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잠실 시위에서 보이는 과격한 모습과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 정쟁 위주의 보도보다는, ‘참정권 보장’과 ‘진상규명’이라는 합리적인 주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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