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반년 앞둔 시점에 찍힌 전주 한 식당의 CCTV에는 현직 도지사와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 현금이 오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관영 지사 측은 "대리비 명목으로 빌려준 것이고 다음 날 전액 돌려받았다"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카메라 너머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교차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굳게 닫힌 입을 여는 과정은 고단했습니다. 화면 속 참석자들의 신원을 특정해 끊임없이 전화를 돌렸습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뻔한 해명들이 이어졌지만, 취재 과정에서 쌓여가는 모순을 파고든 끝에 마침내 "돌려준 적 없다"는 한 참석자의 말을 들었을 때 그 쾌감은 잊지 못할 듯합니다.
나아가 취재 과정에서 김 지사 측근들이 식당 사장에게 선거 캠프 직책 등을 제안하며 영상 삭제를 요구한 정황까지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권력의 이면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떠한 회유와 부인도 끈질긴 사실 확인 앞에서는 힘을 잃었습니다. 금품 살포 논란 이후 당에서 제명됐다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던 김 지사는 결국 6·3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희의 보도가 전북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데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까' 늘 묻곤 했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 조금은 그 답을 알 것 같습니다. 화려한 기교보다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진실'을 좇아 묵묵히 의심하고 검증하는 것.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더 치열하게 현장을 뛰라는 격려로 알고, 제게 주어진 언론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