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곳 중 21곳. 판결문을 역추적해 찾아낸 청소년 방임 가구 중 문을 열어준 집의 수입니다. 나머지 26곳은 끝내 닿지 못했습니다. 대표 사례로 정한 가정에서 취재팀은 오래 머물렀습니다. KTX마일리지가 쌓이는 동안 취재원과 취재팀의 라포르도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80시간째 보온 중인 밥솥을 보여줬고, 물이 넘치는 반지하까지 취재팀을 들였습니다.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가족에 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역사회와 중앙 부처가 놓친 청소년들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했고, 청소년 방임의 실태를 알릴 수 있었습니다.
이에 주무 부처인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는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보도에 나온 취재원을 후원하고 싶다는 독자, 재능 기부하겠다는 독자의 연락이 이어졌습니다. 닫혀 있던 문 안의 사연이 밖으로 나오자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제도가 바뀌는 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보도에 나오지 못한 가정에는 독자들의 손길이 닿지 않았고, 만나지 못한 26곳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판결문 밖의 청소년들은 세어지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사각의 사각’에 있습니다. 이들을 끌어내는 것은 우리의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립된 가정에서 일어나는 청소년 방임은 발견하기 어렵고, 이웃의 손길이 방임된 청소년과 그 부모를 제도권까지 이어 줄 수 있습니다. 이번 보도로 모두의 시선이 사각의 사각까지 닿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탐사보도팀에 힘을 실어주신 이천종 편집국장, 팀의 중심을 잡고 후배들을 이끌어주신 백준무 팀장, 당근과 채찍으로 팀원들을 독려해준 이예림 기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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