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사전투표율, 샤이 보수… 출구조사 무용론 대두

서울·경남 등 개표 결과와 빗나가
지상파 3사, 선거 다음날 사과방송
출구조사 방식 문제제기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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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일인 3일 서울 서초구 서래초등학교에 차려진 방배본동제2투표소에서 출구조사원들이 설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방송의 꽃’ 개표방송, 그 개표방송 중에서도 핵심으로 불리는 출구조사가 무용론에 휩싸였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 간 오차가 크게 나타나서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선거 다음 날 관련 보도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유권자들에 사과했지만 출구조사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출구조사는 그간 지방선거의 경우 어느 정도 정확성을 담보해 왔다.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꾸리고 처음 출구조사를 시행한 게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부터인데, 이후 네 번의 지방선거를 치르는 동안 광역단체장 당선인 예측이 빗나간 적은 단 두 번밖에 없었다. 2014년과 2022년 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예측에 실패했고 두 번 모두 ‘경합’으로 분류됐는데, 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적중률은 100%에 가까웠다. 출구조사와 실제 득표율 간 차이도 당시 1%p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는 달랐다. 경합으로 분류하지도 않은 서울과 경남에서 당선자 예측이 빗나가는가 하면 경기지사와 전북지사의 경우 실제와 예상 득표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벗어나며 정밀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중 접전 지역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모두 결과 예측에 실패하면서 출구조사의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여도관 방송협회 기획심의부장은 “사전투표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데다 사전투표와 본 투표 간 성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점점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사전투표자들의 여론을 예측하기 위해 출구조사와 별도로 전화조사를 실시하는데, 사전투표가 끝난 후 짧은 기간 내에 대규모로 돌리는 방식이다. 보통 격전지에 조사 비율을 많이 반영하는데, 그런 지역은 다른 곳에서도 여론조사를 많이 돌리기 때문에 유권자들 피로도가 상당히 높고 그로 인해 제대로 조사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화조사의 한계점은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애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전화조사를 한다 해도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직접적으로 물을 수 없는 점 역시 한계로 거론되고 있다. 전화면접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진보 지지층과 자신의 표심을 숨기는 ‘샤이 보수’ 등으로 진보가 과대 표집되고 있다는 지적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앞서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도 지상파 3사는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를 과대 예측, 국민의힘을 과소 예측했다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치러진 21대 대선에서도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과반 득표를 예측했다가 실제와 다른 결과에 체면을 구겼다.


이런 한계는 선거 전후로 시행된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는데, 대규모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JTBC 예측조사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확한 당선자 예측에 실패했다. JTBC 지방선거방송기획단 관계자는 “언론사들 사전 여론조사 때부터 격전지들에서 응답 회피와 특정 지지층의 과대 표집 현상이 이전보다 두드러졌다”며 “특히 서울과 경기 평택을 두 곳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 불거진 이슈들 때문에 판세가 급변한 측면이 있다. 이렇다 보니 JTBC가 고심 끝에 정해놓은 조사 방식과 규모가 바닥 표심의 변화까지 읽어내기에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샤이 보수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들이 출구조사에서도 응답을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MBC는 출구조사 관련 기사에서 “본 투표 당일 보수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결집한 반면 출구조사엔 응답을 피하는 현상도 예측이 틀린 원인으로 꼽힌다”며 “출구조사 대상자의 20~30%가량이 응답을 거부했는데, 이 무응답자들 대부분이 이른바 샤이 보수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SBS도 관련 기사에서 “야당 지지 유권자들이 조사에 적극 응하지 않았고, 본 투표 현장 출구조사에서도 응답을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또 출구조사는 그간 진행된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보정, 보완하는데 앞선 출구조사 자체도 보수 지지자들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보정에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KEP는 일단 이달 안에 평가회의를 열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도관 부장은 “회의에서 이번 출구조사의 문제점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방법론 개선 등을 논의해 다음 선거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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