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15일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를 꾸리지 않아 방송법을 위반한 YTN과 연합뉴스TV에 대해 7월 말까지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두 방송사는 방미통위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으나 속내는 복잡하다. 노사 동수 사추위 구성에 합의한 연합뉴스TV는 1대 주주 연합뉴스가 이견을 나타내면서 후속 절차가 중단됐고, YTN은 사추위 구성을 위한 교섭 테이블이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방송법은 보도전문채널 사업자에게 노동조합과 합의해 사추위를 설치·운영하고, 사추위가 복수로 추천한 후보 중에서 이사회가 사장을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두 방송사는 법 시행 후 9개월이 되도록 사추위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방미통위가 두 방송사에 7월31일까지 위반 사항을 시정할 것을 명령한 이유다. 앞서 방미통위는 4월17일 두 방송사에 시정명령 처분을 예고했고, 5월12일엔 두 방송사의 이해관계자를 불러 의견을 들었다.
연합뉴스TV는 4월27일 노사 동수로 사추위를 구성하고 시청자위원 1인 참여, 사장 후보를 3배수로 추천하기로 합의했으나 해당 내용을 반영한 정관 개정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회사 추천 사추위원 배분 관련한 주주 간 이견 때문이다. 연합뉴스TV는 1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안건을 논의했으나 의결에 실패했다. 연합뉴스가 ‘회사 추천 사추위원 전원을 연합뉴스가 정하고, 그 내용을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다른 주주 측 사외이사들은 반발했다.
연합뉴스TV 안팎에서는 지분율이 28%에 불과한 1대 주주가 회사 추천 사추위원 전원을 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도 15일 전체회의에서 “연합뉴스가 과반 주주도 아닌 30% 정도의 지분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방송법이 정하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연합뉴스TV 주주 구성은 연합뉴스 28.0%, 을지학원과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26.6%, 화성개발 8.2%, 기타 37.0% 등이다. 연합뉴스TV는 26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임시주총 소집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YTN은 3월 이후 사추위 구성을 위한 노사 교섭이 중단됐고, 시정명령 결정 이후에도 교섭 재개와 관련해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방미통위는 YTN에 대해 7월 말까지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는 경우 방송법 18조에 따른 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고 의결했다. 방송법 18조는 허가·승인 취소 및 유효기간 단축, 업무 정지, 광고 중단 등을 규정한다. 방미통위가 YTN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예고한 상황이라 노사가 교섭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YTN은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에 협상 테이블을 열자고 제안했다. 회사 쪽은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에 사추위 구성안 협상을 맡겼다. YTN지부는 유진그룹이 임명한 인사들로 채워진 거버넌스위원회를 협상 주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대주주 대표이사가 포함된 거버넌스위원회의 적법성을 확인해달라며 방미통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했다. YTN지부는 15일 성명에서 “법원에서 최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유진그룹과는 YTN 미래가 달린 사추위 협상을 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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