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시정명령에 YTN 노조 "이사회·사측, 생존 볼모 도박"

노사 책임 공방… 사측 "노조가 협상 자체 회피"
'거버넌스위 자격' 쟁점, 사추위 교착상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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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사장추천위원회 미구성을 이유로 YTN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7월까지 미이행 시 광고 중단 등 후속 처분을 예고하면서 YTN 내부에서 이사회와 사측이 유진그룹의 이익을 위해 YTN 생존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추위 구성을 위해선 노사 합의가 필요하지만 유진그룹이 임명한 인사들로 채워진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가 협상 주체로 적절한지 등을 두고 양쪽은 교착 상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5일 사추위 구성 미이행에 대한 방미통위의 의결에 대해 “이사회와 사측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앵무새처럼 노조를 탓하는 것 외에는 어떤 책임있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YTN의 생존을 판돈으로 걸고 도박이라도 하려는 셈인가”라며 성명을 냈다. 이날 방미통위는 YTN에 대해 7월31일까지 사추위 구성안 마련 등이 되지 않으면 광고 중단 등 강력 제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시정명령을 내렸는데, 이사회와 사측이 회사를 “생존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까지 몰아갔다는 게 성명 취지다.

YTN 사옥.

YTN지부는 유진그룹이 최대주주가 된 후 기존 존재했던 사추위 제도를 무시한 채 사장 선임을 해왔고, 이후 노사합의를 통한 사추위 구성이 법제화된 방송법 통과 후엔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국회 입법권에 저항하고 있다며 이 사태의 책임이 사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사 협상의 사측 주체로 거버넌스위가 내세워진 데 문제의식이 크다. 유진그룹이 진보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새로 구성해 3월 출범한 이사회 산하 위원회가 이 같은 역할을 맡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YTN지부는 “노조는 새 방송법에 따른 사추위 구성 협상에서도 기존 사추위를 토대로 다양한 시청자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오로지 유진그룹이 사추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방안만을 고집했다”면서 “YTN 경영진은 오히려 최대주주에 사추위 협상 권한을 넘겨주며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미 법원에서 최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유진그룹과는 결코 YTN의 미래가 달린 사추위 협상을 할 수 없다. 이사회와 정재훈 사장 대행은 도대체 어느 조직을 위해 존재하는가. 유진그룹의 이익을 위해 YTN의 생존까지 볼모로 잡는 작태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3일 YTN지부는 하루 전 노사 양측 대표자를 불러 진행된 방미통위의 의견청취 절차 이후 낸 성명에서 사측의 협상 권한이 거버넌스위로 위임된 데 대해 “노사 간 협상을 노조와 최대주주 간 협상 구도로 바꾸려는 시도”라며 “특히 이사회가 노조의 반발에도 굳이 직접 교섭 권한을 행사하려는 데에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향후 사추위를 거쳐 사장이 선임되더라도, 이사회가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사장 대신 직접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례와 명분 만들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미통위는 1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보도전문채널의 사추위 구성과 관련해 시정명령 등을 의결했다. /방미통위 제공

오랜 기간 성과를 내지 못했던 YTN 사추위 구성이 최근엔 거버넌스위의 협상 주체 자격 적절성을 이유로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YTN은 12일 거버넌스위가 사추위 구성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 아래 3월3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출범했고, 5월 중순까지 6차례에 걸쳐 노조에 교섭재개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하고 있다며 노조를 비판한 공지를 냈다.

YTN은 “거버넌스위는 회사의 최고 업무결정기관인 이사회의 위임을 받았고, 대표이사 직무대행도 참여하고 있다. 이런 거버넌스위는 방송법상 사측을 대표하는 사추위 구성 협상 주체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은 상식에 속한다”며 “자격 시비를 통해 노조가 협상 자체를 최대한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노조는 거버넌스위의 적법성을 확인해달라며 방미통위에 직권조사까지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사추위 협상은 한 달 넘게 공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는 11일 또 다시 방미통위의 직권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협상을 할 수 없다고 사측에 밝혀왔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거버넌스위의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방미통위의 판단이 나온 뒤에도 협상에 나설지 여부는 그때 가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이라고 했다.

현재 YTN에서 벌어진 이 같은 노사 충돌의 근원엔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YTN 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한 데 있다. 지난해 법원은 이 절차가 위법하다고 판결했고 언론계에선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자격을 방미통위가 시급히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는 상태다. YTN지부는 15일 성명에서 “오늘의 사태는 애초 방통위가 위법한 의결로 자격 미달인 유진그룹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강행하며서 시작됐다”며 “YTN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비정상적인 YTN의 유진 체제를 방치하면서 시정명령 등의 행정권한만 행사하는 건 책임회피와 다름 없다. (중략) 좌고우면하지 말고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 취소를 결단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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