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학회 2026 봄철 정기학술대회 특별세션으로 열린 ‘무엇이 뉴스인가: 이용자들의 뉴스 개념 인식’ 세미나는 뉴스의 개념이 이용자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해체되고 재구성되고 있는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9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그랜드홀 2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모든 정보가 섞이고 스미는 혼종 미디어 체계가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경험 표집법(ESM·Experience Sampling Method)을 사용해 젠더·연령·지역·정치성향이 각각 다른 25명의 미디어 이용 행태를 연구했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기성 언론의 보도뿐만 아니라 유튜브 영상, SNS의 파편화된 정보도 자신의 맥락에 따라 뉴스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안 교수는 이를 ‘점선(點線)형 이용’이라고 명명하며 뉴스 소비가 일상의 짬과 쉼 사이에서 단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뉴스성에 대한 인식 방식에 따라 이용자를 정치 이슈에 능동적인 ‘이슈 이용자’, 재미·휴식 콘텐츠를 즐기는 ‘재미 이용자’, 일상생활 정보를 중시하는 ‘지식 이용자’로 구분했는데, 집단마다 뉴스에 대한 기대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슈 이용자는 유튜브 채널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자주 방문하고, 지식 이용자 집단은 유튜브 지식 채널과 레거시 미디어(신문·잡지·방송)를 종종 이용하는 특징을 보였다. 세 집단은 모두 흥미성(재미와 흥미)을 뉴스 판단의 중요한 척도로 삼고 있었다.
안 교수는 변화된 미디어 환경과 이용자 인식에 맞춰 종합적 뉴스 전략이 필요하다며 ‘혼종적 뉴스의 생산’과 ‘뉴스의 혼종적 편성’을 제안했다. 안 교수는 “점선형 미디어 이용 환경에선 재미와 흥미가 필수적”이라며 “이용자가 ‘뉴스’라고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이용자가 주로 머무는 각종 플랫폼(포털, SNS, 유튜브, 인공지능)의 특성에 맞춰 뉴스 콘텐츠를 변형하고 유연하게 편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국내 뉴스 생태계에서 이용자들의 뉴스 인식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용자 요구의 반영이 저널리즘의 규범적 기반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용자 선호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민주주의에서 저널리즘이 수행해야 할 핵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며 “흥미성 강화의 필요성을 논의할 때 저널리즘의 규범적 역할에 미칠 영향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기자의 시각에서 토론에 참여한 황경상 경향신문 기자는 “뉴스가 여러 콘텐츠 가운데 가장 손쉽게, 함부로, 대충 이용하는 장르 또는 영역이 됐다는 연구의 지적이 뼈아프다”고 했다. 황 기자는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독자를 겨냥해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는 연구의 지적은 되새겨봐야 한다”면서도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뉴스룸 환경, 경쟁자가 너무 많은 현실, AI 발달 등을 떠올리면 쉽지 않은 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성규 블루닷에이아이 대표는 이용자 인식 변화의 배경에 있는 기술적 환경과 AI 부상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AI 검색 시대는 훌쩍 다가왔다. 챗지피티의 국내 월 이용자 수는 2000만명을 넘겼고, 글로벌 차원에서 AI 검색을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유동하는 저널리즘 환경에서 뉴스의 정의는 고착화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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