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2인 방통위 주역 이진숙·김태규, 국회 입성 노린다
대구시장 출마 준비하던 이진숙 전 위원장, 대구 달성군에
김태규 전 부위원장, 입당 7개월만에 울산 남갑 단수공천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출신이 나란히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6·3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서게 됐다.
대구시장 출마를 노리던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대구 달성군에, 김태규 전 부위원장은 울산 남갑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으로 방통위가 폐지되기 전 마지막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각각 지냈다.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을 위해 그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받는 방통위의 (부)기관장 출신이 거의 동시에 정치권으로 직행한 것도 이례적인데, 나란히 여의도 입성까지 노릴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 것이다.
두 사람은 방통위 시절부터 논란의 행보를 이어왔다. 2024년 7월31일, 취임 당일 첫 회의에서 KBS 신임 이사 7명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6명을 각각 추천, 임명하기로 의결한 것부터가 그랬다. 공영방송 이사를 대통령이 지명해 임명한 위원장·부위원장 둘이, 그것도 100분여 만에 지원자 83명의 서류를 검토해 내린 결정이란 점도 그렇지만, 이사회 정원(KBS 11명·방문진 9명)을 다 채우지도 않고 관행에 따른 정부·여당 몫만큼만 추천·임명한 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 기이한 결정들은 이후 법원에서 뒤집혔다. 법원이 ‘2인 체제’ 방통위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당시 방통위 추천에 의한 대통령의 KBS 이사 임명은 효력이 정지됐고, 방문진도 문재인 정부 시기 임명된 기존 이사들이 여전히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역시 둘이서 강행 처리한 신동호 EBS 사장 임명도 최근 취소가 확정됐다.
이처럼 이동관-김홍일 체제를 거쳐 이진숙 체제 2인 방통위에서 내린 중요한 인사·정책 결정들이 법원에서 취소되거나 제동이 걸리면서 방통위는 ‘정상화’를 넘어 폐지 대상이 됐고, 결국 지난해 10월 방미통위 출범과 함께 이 위원장은 자동 면직됐다. 이에 즉각 헌법소원을 내며 강하게 반발하던 그는 넉 달 만에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되고도 선거운동을 포기하지 않더니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지역구를 이어받아 단수 공천을 받아냈다.
이 전 위원장이 공식 후보로 선거 본선을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자유한국당 시절 인재로 영입된 그는 이듬해 총선에서 당시 미래통합당 대구 동구갑 예비후보로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뛰었으나 공천을 받진 못했다.
정치권 입문 7년여 만에 첫 공천을 따낸 이 전 위원장과 달리 김태규 전 부위원장은 ‘쾌속 공천’이다.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사의를 밝힌 직후 울산에 변호사 사무실을 내면서 정치권 진출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실제 그해 7월1일자로 면직되자 두 달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다시 두 달 뒤엔 울산 남구갑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김 전 부위원장은 면직 당일 방통위 직원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띄워 “언젠가 여러분을 다시 만날 거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이 없다”고 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이겨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다면 그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배속돼 ‘옛 직장’을 피감기관으로 상대하게 될까. 이 전 위원장과 김 전 부위원장의 이번 재·보선 당선 여부만큼이나 이들이 당선 시 어떤 상임위에서 어떤 활동을 꾀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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