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자유 순위 47위, 14계단 올랐지만…

국경없는기자회 '2026 세계 언론자유 지수' 발표… 3년 만에 40위권 재진입
세계 언론자유 평균점수, 조사 이래 최저… 한국도 '허위정보 대응' 조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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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론자유 지수 순위가 지난해 61위에서 올해 47위로 14계단 뛰어올랐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2년 연속 60위권이던 것이 3년 만에 40위권으로 올라선 것이다.

국경없는기자회가 30일 발표한 2026 세계 언론자유 지수. 색이 붉을수록 언론자유 점수가 낮은 국가다. /국경없는기자회(RSF) 제공

국경없는기자회(RSF)는 30일 ‘2026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했다. 한국은 2024년(62위)과 2025년(61위) 연속으로 60위권에 머물렀던 순위가 다시 40위권으로 반등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2018년부터 윤석열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23년까지 한국은 줄곧 40위권을 유지해 왔다. 보수 정부 시절에 순위가 하락했다 민주당 정부가 집권하면 오르는, 반복되는 양상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의 순위는 30~40위권으로 비교적 안정되다가 이명박 정부(2009년·69위), 박근혜 정부(2016년·70위) 땐 급락한 바 있다.

다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우리나 일본(62위)처럼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도 법적 조항이 언론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에서는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정부 조치들이 언론 자유 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는 허위정보 대응과 보도권 보호 사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긴장의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2002년부터 매년 180개국을 대상으로 저널리즘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경제·법·사회·안전 등 5가지 지표 평가를 통해 각 나라와 지역의 언론자유 수준을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로 25년째 계속된 이번 조사에선 평가 대상 모든 국가의 종합 평균 점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국가 및 지역의 절반 이상(52.2%)에서 언론자유 상황이 ‘어려움(difficult)’ 또는 ‘매우 심각(very serious)’으로 분류됐다. 첫 조사가 시행된 2002년(13.7%) 대비 약 4배에 달한다. 2002년 당시엔 세계 인구의 20%가 언론 자유 상태가 ‘양호(good)’한 국가에 거주했으나, 24년이 지난 지금은 그 수가 1%도 안 된다.

국경없는기자회는 “2001년 이후, 점점 더 제한적인 법적 수단들—특히 국가 안보 정책과 관련된 것들—의 확대는 민주주의 국가들에서조차 정보에 대한 권리를 꾸준히 침식해 왔다”면서 “지난 1년 사이 언론자유 지수의 법적 지표가 가장 크게 하락했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저널리즘이 점점 더 ‘범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세계 언론자유 지수 조사가 첫 시행된 2002년부터 한국의 순위 변동 추이를 구글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로 제작한 그래프. 보수 정부 시기에 하락하다 민주당 정부가 집권하면 다시 오르는 패턴이 반복된다.

미국이 바로 그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 재집권하면서 언론자유 지수 순위가 전년 대비 2계단 하락한 57위를 기록했던 미국은 올해 64위까지 떨어지며 3년 연속 ‘문제 있음(problematic)’ 등급으로 분류됐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 기자들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을 체계적인 정책으로 전환해 미국의 순위를 64위로 떨어뜨렸다”면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를 취재하다 추방된 엘살바도르 출신 언론인 마리오 게바라 구금 사건, 글로벌 미디어국(USAGM)의 대규모 인력 감축과 미국의소리(VOA) 등의 폐쇄 및 중단 등을 언급했다.

한국의 언론자유 점수 및 순위. /국경없는기자회(RSF) 제공

한편 올해 조사에서도 노르웨이는 1위에 오르며 10년 연속 1위 자리를 꿰찼다. 중국은 178위, 북한은 179위였다. 분쟁 중인 이스라엘은 116위, 이란은 17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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