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비닐, 기업광고… 고유가 시대 언론사 경영도 타격

신문·잡지 잉크, 용지, 운송비 등
美·이란 전쟁 여파 직·간접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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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사들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가 경영 상황에 미칠 영향에 긴장하고 있다. 당장 언론 전반에 크게 위기가 가시화하진 않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에너지 수급 안정에 상당 시일이 걸릴 경우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신문·잡지 등 포장비닐 수급부터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운영비용 상승이나 기업광고 축소까지, 이미 상당 언론사가 직·간접적 영향을 체감하는 상태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고유가·고환율에 수입물가가 최대폭으로 상승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2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국가 경제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들도 포장비닐 수급이나 운영비용 상승, 기업광고 축소 등 직·간접 영향을 받으며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신문사들에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매일 신문을 찍어 독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신문사들은 잉크와 용지 가격, 운송비 등 요인의 변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A 신문사 관계자는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에만 맞춰 시행한 조치가 있지는 않다. 다만 신문업계 경영이 어렵다보니 비상 상황으로 생각하고 지속 대비해왔고 현재로선 그런 대책의 연장선에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아직 신문잉크나 제지 가격 상승 등 이슈가 본격 대두되진 않은 모습이다. 잉크의 경우 시장 1위 기업인 한국신문잉크의 주요 주주가 신문사들이어서 가격 억제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제지 가격은 제지업체들의 인상 요구 시 한국신문협회 등을 통해 대응해 왔는데 아직 공식 요구에 따른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B 경제지 관계자는 “항공편을 통해 제주도로 신문을 배송하고 있고 고정계약이라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화되면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고유가 자체보단 원자재 비용 상승이 현재와 잠재적 부담이 되고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방송사도 이 같은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국을 포함해 약 50대 취재차량을 운용하는 한 방송사는 유류비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환율 상승으로 해외지국 운영비도 증가하고, 전쟁 관련 해외취재 등 출장비 역시 상승했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홍보 예산 축소,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 증가에 따른 광고매출 감소가 전망되며 우려가 큰 상황이다. C 방송사 관계자는 “현대차 홍보 예산이 20% 삭감돼 전체 방송사의 협찬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며 “주요 광고주인 건강기능식품 업계도 해외수입 원료비 상승으로 업황이 악화돼 광고매출 감소 가능성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비닐 수급과 단가 상승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는 매체도 나오고 있다. 시사IN은 매주 발송되는 잡지의 독자 발송용 비닐봉투 가격이 상승하자 최근 경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전쟁 여파로 봉투 원료인 나프타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발주 단가가 오르면서 상승분에 대한 부담을 두고 포장업체에서 회사로 3월 말 통보가 이뤄진 터였다. 농민신문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발송 포장비닐 구매 계약 입찰 ‘긴급’ 공고를 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변진경 시사IN 편집국장은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우려에 대한 기사를 보며 가정생활에 영향이 있겠거니 했는데, 이런 식으로 국제 정세가 회사 경영에 직격탄으로 영향을 주거나 비닐봉투로 문제될 거란 생각은 미처 못 했다”며 “몇 차례 협상을 했고, 종이봉투 등으로 대체도 고민했지만 단가 차이가 커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앞서 인쇄비나 잉크·종이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비닐봉투까지 이중, 삼중고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이 마무리 돼도 에너지 수급 안정까진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며 언론사들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10일자 사보에서 “회사가 최고의 콘텐츠 생산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려면 불필요한 작은 지출은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점심시간 사무실 소등 및 PC 끄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사용, 종이·물 절약 등을 구성원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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