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석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이 상임위원으로 호선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위반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1·2차 회의에서 상임위원 후보로 거론되던 김 의원이 3차 회의를 앞두고 상임위원 호선 안건을 앞당길 것을 요구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회의 진행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8일 최선영·조승호 방미심위 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공직 신분인 피호선자가 자신의 선출을 유리하게 하고자 절차에 개입한 행위는 의결의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한 것으로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안건 순서 변경 요구 경위와 이를 수용한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상임위원 호선 안건의 절차적 정당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두 위원은 3월23일 제3차 전체 회의 당시 상임위원 호선이 우선 상정돼 첫 번째로 의결된 데에 대해 위원들의 동의 절차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상임위원 호선 안건은 의결 사항 ‘다’로, 본래 세 번째로 상정될 예정이었다. 다만 개회 직후 김민정 부위원장은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비공개 진행을 결정한 ‘다’ 안건을 먼저 진행한다”고 설명했고, 그 직후 방청석에 앉아 있던 기자들이 퇴장한 상태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최선영·조승호 위원에 따르면 안건 순서 변경은 김우석 위원이 3월20일 요청해 이뤄졌다. 김 위원은 전략기획팀장과의 통화에서 “(상임위원 호선 안건이) 보류 안건이니 첫 번째 안건으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략기획팀장은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민정 부위원장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 김 부위원장은 안건 순서 변경 경위를 질문한 최선영 위원에게 ‘일부 위원의 요청이 있었다, 전체 위원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위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안건 순서 변경을 주도한 당사자가 1·2차 회의에서 상임위원 후보로 계속 거론되었던 피호선자인 김우석 위원 본인”이라면서 “사적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걸린 자신의 호선 안건에서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회의 일정 변경에 적극 개입한 것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두 차례 호선이 불발됐던 김우석 위원은 이날 표결 끝에 찬성 6표, 반대 3표로 방미심위 상임위원에 호선됐다. 위원 간 합의를 통해 호선하는 상임위원을 투표로 결정한 것은 두 차례 회의 이후 있었던 세 번째 논의에서도 심의위원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서였다. 당시 방미심위에서는 김우석 위원의 상임위원 자격을 두고 문제 제기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선영·조승호 위원은 “호선 방식과 적격 여부를 둘러싼 위원 간의 이견이 1·2차 회의에서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정성 있는 숙의 없이 안건 순서까지 변경하여 표결을 강행한 것은, 합의제 기구의 의사결정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위원들은 “상임위원을 서둘러 선출한다고 위원회가 정상화되는 것이 아니”며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의결은 위원회의 신뢰를 떨어뜨려 정상화의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했다.
위원들은 방미심위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 △김우석 위원의 안건 순서 변경 요구 경위와 김민정 위원장 직무대행이 이를 수용한 사유 공개 △최선영 위원의 신상 발언과 관련 회의 내용을 공개 회의록으로 전환 △제3차 전체 회의에서 이루어진 상임위원 호선 안건 의결의 절차적 정당성 재검토 △유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회의 전체 일정의 변경’, ‘회의 당일 안건 추가’, ‘안건 순서 변경’ 등 회의일정 변경 시 위원 동의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 규칙 제정 등을 요구했다.
앞서 3월23일과 24일 각각 사퇴 의사를 밝혔던 조승호, 최선영 위원은 요구사항이 수용될 경우 사퇴 의사를 철회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김민정 부위원장과 고광헌 위원장 내정자는 “비공개회의와 관련한 내용은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우석 상임위원과는 다섯 차례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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