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할 것 같아서 하려던 걸 제대로 못 하지 말고, 차라리 과감히 실수해 버려.” 지난달 전국에서 단 하나뿐인 주니어 여자야구단을 만나러 갔던 날 경기장에서 우연히 들은 말입니다. 야구가 좋아 모인 소녀들이지만 올해 첫 경기를 앞두고 어딘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평소라면 자신 있게 했을 플레이도, 실수를 걱정하며 스스로를 작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때 감독이 건넨 한마디였습니다. 잠깐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쉽게 잊히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뒤 선수들의 움직임은 달라졌습니다.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는 동작이 눈에 띄게 가벼워졌고 자신감도 되찾았습니다. 문득 실수를 감수하고서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해내는 그들의 용기가 부러웠습니다. 언제부턴가 실수하지 않기 위한 선택에 익숙해진 제 모습과는 다른 태도였습니다.
야구를 즐기는 소녀들을 보며 가끔은 서툴더라도 원하는 대로 밀어붙여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날 한 선수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배트를 힘껏 휘둘렀습니다.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다 과감했던 그 스윙은 제게도 작은 용기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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