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 미국 이란 전쟁이 터지고 나서 증시가 요동친 가운데 꾸준히 상승해 눈길을 끄는 주식이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다. 2월 초 60달러대에 머물던 뉴욕타임스 주가는 전쟁 발발 후 꾸준히 상승해 4월2일 현재 85.69달러(13만145원)까지 올랐다.
혹자들은 뉴욕타임스가 전쟁주로 분류돼 주가가 상승했다고 봤다. 사람들이 전쟁 보도를 많이 보면서 뉴스 소비가 늘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미국 증권 전문가들은 다르게 봤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뉴욕타임스의 인공지능(AI) 도입 등 강력한 디지털 전략에서 주가 상승의 동인을 찾았다. 구독자만 놓고 보면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매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뉴욕타임스의 전체 구독자 1278만 명 가운데 디지털 구독자는 1221만 명이다. 디지털 구독자는 지난해에만 140만 명이 늘었다. 이에 힘입어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디지털 매출이 20억 달러(약 3조 원)를 넘어섰다. 반면 종이신문 구독자는 매년 줄어 지난해 57만 명에 머물렀다.
디지털 덕분에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실적이 나쁘지 않다. 디지털 광고가 증가해 매출이 전년보다 약 9% 오른 28억2500만 달러(약 4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5억5000만 달러(약 8305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의 70%는 디지털 광고와 디지털 구독 등으로 올렸다.
지난해까지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략은 끼워팔기였다. 기사와 함께 요리, 여행, 게임 등 다양한 정보를 포함시켜 디지털 구독자의 이탈을 막았다. 그런데 올해부터 전략이 달라졌다. 올해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략은 단연 AI 강화다.
내부에서는 기자들의 취재를 돕는 보조도구로 AI를 활용하고, 외부로는 독자들을 위한 AI 서비스를 확대한다. 기사의 초안을 작성하거나 제목을 제시하는 등 일반적인 AI 기능은 국내 언론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뉴욕타임스는 AI 최적화 작업인 GEO 강화에 나섰다. GEO란 생성형 AI가 답변할 때 뉴욕타임스 기사를 우선 노출하고 출처를 명기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뉴욕타임스는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독자들의 AI 이용을 유도하면서 외부 AI의 무단 기사 인용을 막고 있다.
더불어 AI를 이용한 맞춤형 동영상 뉴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뉴욕타임스는 구글과 손을 잡았다. 2023년 구글과 맺은 1억 달러 규모의 상호 협력 계약에 AI 지원이 들어 있다. 1851년 창간 이래 축적된 기사와 보도사진 등 각종 자료를 구글과 함께 디지털로 전환한 뒤 독자들에게 AI 챗봇을 이용한 맞춤형 멀티미디어 뉴스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많은 비용과 기술이 필요한 AI 강화 작업을 구글과 적극적 제휴로 해결한 것이다.
이처럼 뉴욕타임스는 독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AI 맞춤형 서비스로 내년까지 디지털 구독자를 1500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뉴욕타임스의 AI 전환 전략을 주목해 목표 주가를 94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구조가 다른 만큼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략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지만 AI 전환(AX) 전략만큼은 국내 언론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기 힘든 국내 환경에서 GEO 강화와 빅테크와 적절한 협력 등 AI 전환이 언론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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