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일은 좋든 싫든 현장으로 향하는 데서 시작된다. 특히 여러 분야를 오가는 사진기자는 ‘뉴스’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게 된다. 사건의 시작과 끝, 혹은 그사이 흘러가는 시간을 기록한다. 그러다 보면 어떤 현장은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인다. 내게 세월호가 그렇다.
다시 4월이다. 노란 리본이 걸리는 시간, 그 12번째 봄을 맞는다. 하교 후 생존자 명단을 확인하며 숨죽여 울던 나는 이제 카메라와 펜을 든다. 나의 교복은 옷장 깊숙이 들어갔지만, 유가족의 노란 점퍼는 여전히 거리와 광장에 남아 있다.
현장에서 마주한 노란 점퍼는 쉽게 시선을 떼기 어렵다. 그 앞에서 때로 내가 하는 일은 무력하게 느껴진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나는 ‘지겹다’라는 말 한마디 덜어주지 못한 채 또 셔터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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